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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숙주는 천산갑?
의학약학 양병찬 (2020-02-10)

천산갑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시퀀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99%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산갑은 전통 중의학에서 약재로 사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숙주는 천산갑?

© National Geographic

중국 광저우(廣州)의 연구자들은 유전자분석에 기반하여, 천산갑(pangolin)—긴 주둥이로 개미를 잡아먹는 포유동물로, 전통 중의학에서 종종 사용된다—이 3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감염시키며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참고 1)의 동물원천이라고 제안했다.

과학자들은 이 제안의 설득력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출판되지 않았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관찰이다. 비록 더 많은 세부사항을 확인할 필요가 있지만, '천산갑이 2019-nCoV과 매우 가까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데이터들이 속속 제시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설득력이 높다"라고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에드워드 홈즈(진화바이러스학)는 말했다.

'nCoV-2019의 동물원천이 무엇인가?'는 연구자들이 답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핵심적 의문(참고 2, 한글번역) 중 하나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포유류와 조류에서 유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과학자들은 다른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시퀀스와의 유사성에 기반하여 'nCoV-2019이 원래 박쥐에서 유래한다'고 이미 제안했다. 그러나 그 바이러스는 또 다른 동물에 의해 인간에게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을 초래한 코로나바이러스는 박쥐에서 사향고양이를 거쳐 인간으로 점프했다(참고 3).

이제 광저우 소재 화난농업대학(华南农业大学)은, "선융이(沈永义)와 샤오리화(肖立华)라는 두 명의 연구자들이 (동물과 인간에게서 채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유전자비교에 기반하여, 천산갑이 nCoV-2019의 잠재적 원천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참고 4). 연구자들은 2월 7일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천산갑에서 채취된 바이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시퀀스가 99% 일치한다고 밝혔다.

유망한 후보

연구자들은 선행연구에서, "천산갑의 가능한 사망원인은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지적한 바 있다(참고 5). 그리고, nCoV-2019과 '천산갑에서 채취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사한 분자구조를 지닌 수용체를 이용하여 세포를 감염시킨다고 보고했다.

"이번 발표 전에도, 천산갑은 바이러스의 중간숙주(intermediate host)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므로 연구자들이 시퀀스의 근접성을 발견한 것은 매우 흥미롭다"라고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의 데이비드 로버트슨(계산바이러스학)은 말했다.

천산갑은 보호받는 종(種)이지만 불법거래가 만연하고 있으며, 일부 종은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고기와 비늘 때문에 거래되며, 전통 중의학에서 약재(피부질환, 월경장애,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된다. 중국의 법에서는 "천산갑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간숙주는 천산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작년 12월 우한(武漢)에서 나타났으며, (상당수의 최초 감염자들이 일했던) 해산물 및 야생동물 시장에서 인간에게 점프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천산갑은 시장에서 판매된 항목 리스트에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천산갑 거래의 불법화가 그 누락을 설명할 수 있다.

지난달, 베이징의 과학자들은 뱀을 nCoV-2019의 원천으로 지목했지만(참고 6), 그 가설은 다른 연구자들에 의해 기각되었다.

沈과 肖는 《Nature》의 논평 요청에 즉답을 피했지만, 화난농업대학의 류아홍(刘雅红)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연구결과는 코로나바이러스 통제노력을 돕기 위해 조만간 저널에 출판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저널에 발표되는 논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를 보유한 천산갑이 어디에서 발견되었는지'에 대한 디테일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캐나다 맥마스터 대학교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아린제이 바너지는 "또 한 가지 핵심사항은 '문제의 바이러스가 천산갑의 어떤 부위—이를테면 혈액샘플 또는 직장면봉(rectal swab)—에서 발견되었는가'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디테일은 '신종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점프한 과정'과 '미래에 그런 전염을 예방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번 연구결과를 100퍼센트 신뢰한다"라고 스크립스 연구소의 크리스티안 안데르센(면역학, 계산생물학)은 말했다. 안데르센에 따르면, 그는 공개된 천산갑 바이러스의 시퀀스를 분석하여 nCoV-2019과 유사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한다. "나는 곧 발표될 논문과 데이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154-w
2.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166-6 (한글번역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3380&SOURCE=6)
3.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7-07766-9
4. https://scau.edu.cn/2020/0207/c1300a219015/page.htm
5. https://doi.org/10.3390%2Fv11110979
6.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180-8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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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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