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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당장의 대가 바라지 않고, 서로 선물 주고받는 앵무새들
생명과학 양병찬 (2020-01-14)

회색앵무(African gray parrot)는 인간, 오랑우탄, 그 밖의 몇 종(種)에서만 관찰된, 통찰력 있는 관용을 베푼다.

당장의 대가 바라지 않고, 서로 선물 주고받는 앵무새들
《Current Biology》

보시(布施)란 널리 베푼다는 뜻의 말로서, 자비의 마음으로 다른 이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베풀어 주는 것을 뜻한다. 대승불교에서 보살의 실천 덕목인 육바라밀 가운데 제1의 덕목으로 친다.

당장의 대가를 바라지 않고 남을 돕는다는 것은 인간다움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인류는 친족을 보호하고 타인에게 피난처를 제공하기 위해 정교한 의식(儀式)과 종교적 율법을 발전시켰다. 인간을 제외하면, 오랑우탄이나 보노보와 같은 몇 가지 종(種)만이 타자를 기꺼이 돕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과학자들은 이타적인 비포유동물(altruistic nonmammals)을 최초로 발견했다고 보고했으니, 거룩한 그들의 이름은 회색앵무(African gray parrot)다.

선행연구에서는 몇 가지 새들이 까칠한 피조물이라고 제안했다. 예컨대 까마귀—지능이 높기로 소문이 났음—는 다른 까마귀가 견과류 보상을 받도록 돕는 법이 일절 없는데(참고 l), 이번 연구에서 앵무새들이 보여준 관용과 전혀 딴판이다. "비록 소수의 새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 연구는 괄목할 만하다"라고 텍사스 대학교의 조류생태학자이자 앵무새 전문가인 칼 버그는 논평했다.

똑똑한 것으로 정평이 난 두 종—회색앵무, 푸른머리마코앵무(blue-headed macaw)—이 동료를 돕는지 알아보기 위해, 막스 클랑크 조류연구소(Max-Planck-Institut für Ornithologie) 부설 비교인지연구기지(Forschungsstation für Vergleichende Kognition)의 동물 인지과학자(animal cognition scientist)들은 네 쌍의 회색앵무와 세 쌍의 푸른머리마코앵무를 연구했다. 먼저, 그들은 새장 속의 앵무새들에게 "연구자에게 '토큰 하나'를 내면 '견과류 하나'를 받는다"는 규칙을 가르쳤다.

역시 영리한 새답게, 두 종 모두 '어려운 규칙'을 쉽게 깨쳤다. 그러나 다음 단계의 '고난도 테스트'를 통과한 것은 회색앵무뿐이었다. 그 테스트의 규칙은—사실, 웬만한 인간들에게도 어려운 건데—"한 마리에게만 토큰을 주되, 토큰을 받은 앵무새는 연구자나 견과류에 접근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앵무새는 조그만 창문을 통해 옆방의 앵무새에게 토큰을 패스할 수 있고, 토큰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앵무새는 그걸 연구자에게 제출하고 견과류를 냉큼 받아먹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죽 쒀서 개 주는 꼴이었다. 토큰은 자기 건대, 엉뚱하게 옆방의 앵무새에게 좋은 일을 시키니 말이다.

두 종 모두, '토큰이 없는 새'는 종종 이웃 앵무새의 주의를 끌기 위해 나지막한 신음 소리를 냈다. 그러나 푸른머리마코앵무는 껑충 뛰어 뒤로 물러서며, 이웃의 신음 소리를 외면했다. 그와 대조적으로, 회색앵무는 '설사 나에게 돌아오는 게 없더라도, 저 앵무새에게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듯했다. 단 한 번의 테스트에서, 8마리 중 무려 6마리가 이웃 앵무새에게 자기 토큰을 넘겨줬으니 말이다. 연구진이 역할을 바꿨더니, '새로운 도우미(이전의 수혜자)'는 자신의 토큰을 '새로운 수혜자(이전의 도우미)'에게 패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회색앵무들이 호혜성(reciprocity)을 어느 정도 이해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정리하여 1월 9일 《Current Biology》에 발표했다(참고 2).

더욱 놀라운 것은, 회색앵무는 이웃이 '절친'이나 '친척'이 아니더라도 토큰을 내줬다는 것이다. 물론 절친이거나 친척인 경우에는 더 흔쾌히 토큰을 넘겨줬다. (그에 반해, 일부 마코앵무의 경우에는 '나 하나 먹고살기 바쁘니, 이웃 따위는 필요 없다'는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다. 게다가 밥통을 공유시켰더니, 지배적인 새가 부리로 밥통을 물고 멀리 가버렸다.)

"두 종의 반응이 다른 것은, 그들의 사회조직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회색앵무의 경우에는 '수시로 변화하는 커다란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데 반해, 마코앵무의 경우에는 '작은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라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그러나 버그에 따르면, 두 종의 자연적 행동에 대해 알려진 게 별로 없으므로 속단할 수 없다고 한다. (두 종은 모두 야생에서 멸종위기에 처했다.) 더욱이, 회색앵무가 먹이를 공유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그들 중 일부가 친구일 뿐만 아니라 (유전자를 공유하는) 형제자매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들에게는 '서로 돕는 것'이 결국 '자기 자신을 돕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건 야생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그는 이번 연구를 가리켜 "회색앵무에 있어서, 이타성과 호혜성에 대한 상당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psyg.2015.00885/full
2. http://www.cell.com/current-biology/fulltext/S0960-9822(19)31469-1

※ 출처: Science www.sciencemag.org/news/2020/01/these-parrots-are-first-birds-observed-showing-kindness-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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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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