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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조혈모세포이식의 최신동향: 표적지향 줄기세포 공격(targeted stem-cell attack)
의학약학 양병찬 (2019-12-02 09:19)

조혈모세포이식의 최신동향: 표적지향 줄기세포 공격
© Cell(참고 1)

과학자들은 「인체의 조혈모세포를 정조준하여 파괴하는 방법」, 일명 표적지향 줄기세포 공격(targeted stem-cell attack)을 테스트하고 있다.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초기연구에서, 이러한 접근방법은 조혈모세포이식(blood stem-cell transplant)—주로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강력하지만 위험한 방법—을 안전하게 만듦으로써 그 용도를 확장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이번 연구는 '조혈모세포이식이 일부 자가면역질환과 유전병을 치료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는 증거가 누적되는 가운데 발표된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조혈모세포(혈액줄기세포)는 골수에서 발견되는 세포로, 혈액의 다양한 세포적 구성요소(cellular component)를 만들어낸다. 다음 주 플로리다주 올란도에서 개최되는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이번 연구는(참고 2) 상이한 유형의 조혈모세포가 만드는 단백질에 대한 이해에 기반한다.

조혈모세포이식은 '결함있는 조혈모세포'—혈액암은 물론 유전병과 자가면역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를 공여자나 환자 자신에게서 채취한 건강한 조혈모세포로 대체하는 치료법이다. 새로운 표적지향접근법의 밑바탕에 깔린 아이디어는, 특정 혈액줄기세포를 파괴함으로써 기존 치료법의 부작용(골수세포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함) 없이 이식될 세포에게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현재 의사들은 전신방사선조사(full-body radiation)나 독성치료법(DNA를 손상시키는 화학요법)을 이용하여 기존의 조혈모세포를 살해함으로써, 이식될 세포가 골수에 정착할 길을 열어주는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 절차는 조혈모세포뿐만 아니라 골수에 존재하는 다른 세포들까지도 살해할 수 있는데, 이는 불임을 초래하거나, (만년에 발생할) 암을 파종하거나, 면역계를 심각하게 억제함으로써 장기간 입원을 요구할 수 있다.

"기존의 조혈모세포이식은 환자에게 매우 위험하다"라고 하버드 대학교의 데이비드 스캐든(줄기세포생물학)은 말했다. "전체적인 역학관계가 바뀔 때까지, 그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줄기세포 호텔

"조혈모세포이식을 생각하는 한 가지 방법은, 골수를 '줄기세포 호텔'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런데 호텔 주인이 일부 고객을 쫓아내고 싶어 한다고 상상해 보자"라고 캘리포니아 먼로파크에 있는 바이오업체 포티세븐(Forty Seven)의 연구담당 부사장 젠스-피터 볼크머는 말했다(참고 3). "현행 치료법에서는 호텔 전체를 폭파해 버린다. 그러면 모든 줄기세포들이 사망하는데, 그중에는 환자를 감염에서 보호하는 데 필요한 필수 구성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접근방법은, 호텔 주인에게 특정한 고객들만 내보낼 수 있도록 해준다. 즉, 모든 줄기세포들을 한방에 날려버리지 않고, 골수 속에 있는 특정 세포의 부분집합만 겨냥하는 것이다"라고 폴크머는 말했다.

이번 혈액학회 모임에서, 포티세븐은 원숭이의 두 가지 항체 조합(調合)을 테스트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한 항체는 혈액줄기세포에서 발견되는 c-Kit(stem cell growth factor receptor)라는 분자의 활성을 차단하고, 다른 항체는 혈액줄기세포에서 발견되는 CD47(“don’t eat me” signal)이라는 단백질을 억제한다. CD47을 억제하면, 면역세포(대식세포)들로 하여금 '抗c-Kit 항체'가 겨냥하는 줄기세포들을 소탕하게 함으로써 효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 실험에서, 두 가지 항체의 조합은 골수 속의 혈액줄기세포 수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방법이 오래된 세포들을 충분히 제거함으로써 이식될 세포들의 정착을 허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조혈모세포이식의 최신동향: 표적지향 줄기세포 공격

© FortySeven

또 다른 바이오업체인 마젠타 테라퓨틱스(Magenta Therapeutics;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소재)는 미국국립보건원(US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연구팀과 손을 잡고, 다른 항체의 효능을 테스트했다(참고 4). 그 항체는 c-Kit와 결합한 다음 독소를 분비하여 (c-Kit를 만든) 혈액줄기세포를 살해한다. 생쥐들과 한 마리의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서, 이 항체는 (이식된 세포들이 번성하기에) 충분한 골수 줄기세포를 살해하지만, 다른 세포들(예: 면역세포)은 파괴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스탠퍼드 대학교의 주디스 시즈루(조혈모세포이식 전문의; 참고 5)는, 면역계를 망가뜨리는 유전적 장애를 보유한 아기들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접근방법을 테스트했다. 그녀는 포티세븐 및 암젠(Amgen)과 손을 잡고, c-Kit를 겨냥하는 세 번째 항체를 연구했다. 그 결과, 여섯 명의 아기 중 네 아기에서 이식된 줄기세포(이 경우에는 건강한 공여자의 줄기세포)가 골수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대

"이번 연구들은 줄기세포이식의 잠재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되어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소재 SVB 리링크(SVB Leerink)의 애널리스트 마니 포루하는 말했다.

일부 유전자요법—이를테면, 최근 유럽에서 ADA-SCID라는 심각한 유전성 면역장애 치료제로 승인받은 치료법—은 표적지향 줄기세포 공격을 추구한다. 그들은 환자의 혈액줄기세포를 채취하여, 그것을 유전적으로 변형함으로써 장애를 제거한 다음 환자에게 재주입한다. 마젠타와 포티세븐은 유전자요법을 개발하는 연구자들과 별도의 공동연구를 통해, 베타지중해성빈혈(β-thalassaemia)과 겸상적혈구빈혈증(sickle-cell disease) 등의 혈액장애를 치료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1형당뇨병(참고 6), 전신피부경화증(systemic scleroderma; 참고 7), 그밖의 면역계장애 환자들 중 일부에서, 골수 속의 성숙한 면역세포들을 제거하고 자신의 혈액줄기세포룰 주입할 경우 장기적인 완화(remission)를 기대할 수 있다"는 데이터가 누적되고 있다. "그런 치료법은 자신의 조직을 공격하는 세포들을 제거함으로써 면역계를 리셋하는 것으로 여겨진다"라고 듀크 대학교의 키스 설리번(줄기세포이식 전문의)은 말했다.

"시즈루와 다른 연구자들이 발표한 초기 데이터는 흥미롭다. 나는 이 분야의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라고 설리번은 말했다. "기차는 출발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인가'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cell.com/molecular-therapy-family/molecular-therapy/fulltext/S1525-0016(16)45444-4
2. https://ash.confex.com/ash/2019/webprogram/Paper131490.html
3. https://www.fortyseveninc.com/science
4. https://www.magentatx.com/
5. https://profiles.stanford.edu/judith-shizuru
6. https://doi.org/10.1038%2Fbmt.2015.294
7. https://doi.org/10.1056%2FNEJMoa1703327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36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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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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