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줄기세포요법은 예상 밖의 방법으로 손상된 심장을 복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내용인즉, 면역계를 이용하여 망가진 심장을 수리한다는 것이다.

© Medindia(참고 1)
생물학자들은 줄기세포요법이 심장기능을 개선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한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줄기세포가 면역반응을 촉진하여 심장기능을 향상시키는 메커니즘을 발견하고,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그 과정을 흉내 내는 방법도 알아냈다.
손상된 심장에 대한 줄기세포요법은 동물실험에서 얼마간의 단기적인 효과를 거뒀지만(참고 2), 임상시험에서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과학자들은 "생쥐에서 나타난 효과는 '박동하는 심근세포(cardiomyocyte)로 분화한 줄기세포' 덕분"이라는 이론을 사상최초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후속연구들(신시내티 소아병원의 심혈관생물학자인 제프리 몰켄틴의 연구 포함)은 줄기세포에서 그런 전환이 일어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몰켄틴이 이끄는 연구팀은 11월 27일 《Nature》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3), "두 가지 흔한 줄기세포요법이 대식세포라는 면역세포를 자극하고, 대식세포가 손상된 심장부위의 연결조직(connective tissue)이 수리되도록 도와줌으로써 심장기능을 개선한다"고 보고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지모산(zymosan)이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하여 이러한 복구 메커니즘을 모방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지모산은 효모의 세포벽 성분에서 얻어지는 회백색의 미세한 분말로서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십억 달러의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인간 줄기세포요법의 미래에 유의미한 시사점을 던진다. 심장병은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7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특급킬러로 악명이 높으며, 어떤 나라의 클리닉에서는 이미 심장병을 위한 줄기세포요법을 제공하고 있는다. 그러나 심장병을 위한 줄기세포요법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증거(참고 4)는 빈약한 실정이다(참고 5). 또한 많은 과학자들은 "그 치료법에 사용되는 세포들이 진정한 줄기세포일까?'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다. 왜냐하면 그 세포들은 자기재생(self-renewal)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치료법을 제공하는 업체와 클리닉들은 '줄기세포요법'이라는 용어를 아직도 널리 사용하고 있다.
의외의 결과
몰켄틴이 이끄는 연구팀은, 신장 줄기세포요법에서 사용되는 두 가지 종류의 세포를 (일시적인 산소 박탈을 통해 심장마비 상태를 시뮬레이션한) 생쥐 세포의 손상된 부분에 주입했다. [그중 하나는 골수에서 추출된 단핵세포(mononuclear cell)로, 줄기세포 임상시험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세포 중 하나다. 다른 하나는 심장 중간엽세포(cardiac mesenchymal cell)다.] 그 결과 세포를 주입받은 생쥐들의 심장기능은 플라시보를 주입받은 생쥐들보다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줄기세포요법을 받은 생쥐들의 심장기능은 (면역반응을 촉발하는) 지모산이라는 화학물질을 투여 받은 생쥐들과 대동소이했다. 사실, 지모 산의 효과는 줄기세포요법보다 더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줄기세포요법의 효과가 면역반응에서 유래한다는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죽은 세포의 파편들을 일부 생쥐에게 주입해 봤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그 역시 생쥐의 심장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지어, 더 이상 살아있는 세포를 주입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다른 실험에서, 일부 생쥐의 대식세포 활성을 억제해 봤다. 그랬더니 '줄기세포를 주입받은 세포'에서도 '지모 산을 주입받은 세포'에서도 심장기능 복구 과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재생능력이 아니라, 면역반응?
"이번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면역계가 촉발한 염증이 복구 구조를 추동한다는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라고 독일 하노버 의대의 토마스 톱(심장학)은 말했다.
몰켄틴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는 다른 질병을 위해 사용되는 줄기세포요법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한다. 즉, 줄기세포요법의 모든 혜택은 '세포 자체의 재생능력'이 아니라 '국소적·급성 면역반응'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의 코리 라빈(심부전 심장학, 면역학)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골관절염에서부터 신경퇴행질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줄기세포요법을 추구하는 연구자들에게 도전을 제기할 거라고 한다. "그들은 '치료법의 위력'보다는 '면역세포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그는 말했다.
일부 과학자들은, 진정한 줄기세포가 심혈관질환을 치료하는 데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워싱턴 대학교 시애틀 캠퍼스의 연구자들은 "인간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심근세포가, 심부전에 걸린 원숭이의 심근을 재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참고 6).
줄기세포요법의 초점이 바뀔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아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다. "만약 화학적 대안(代案)이 있다면, 실행가능성이 훨씬 높은 치료법이 될 것이다"라고 라빈은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medindia.net/news/healthinfocus/cardiac-stem-cells-can-repair-injured-heart-191714-1.htm
2. https://www.nature.com/articles/news.2007.356
3. https://doi.org/10.1038%2Fs41586-019-1802-2
4.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847-3
5. https://doi.org/10.1001%2Fjamacardio.2018.4435
6. https://www.nature.com/articles/nbt.4162?_ga=2.175297505.27374334.1541289600-1510888612.1541289600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36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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