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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포닥 지원의 기본 중의 기본] 포닥 지원을 위한 워밍업
종합 imagineyd (2019-11-08 09:34)

포닥 지원을 위한 워밍업


시작에 앞서-

박사 후 연구과정에 있는 연구자들을 지칭하는 말이 다양하게 있으나 이 연재에서는 편의를 위해 한국어로 포닥이라고 적겠습니다. 포닥 내에서도 다양한 level 이 존재하나, 여기서 중점으로 두는 대상은, 박사 학위를 마치고 시작하는 첫번째 포닥 지원 준비사항을 주로 나눌 예정입니다.

주로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 모든 상황에 맞지 않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실용적인 정보들을 제공 하는데 초점을 두고 대략적으로 포닥 처음 지원 시부터 최종 오퍼를 수락할 때까지의 알아야 할 사항들 및 고려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유럽에서의 경험을 나눌 예정입니다.

포닥 구직의 온도차

이 연재를 시작한 계기는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인상적이었던 어느 오후에 대화였습니다. 제가 나름 어렵게, 오랜 시간이 걸려서 바르셀로나에서 포닥을 시작한지 몇달 안되었을 때, 같은 연구실에서 박사 과정 학생들과 커피를 마시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 학생이, “이 세상에서 가장 찾기 쉬운 직업이 포닥이라고 생각해” 라는 말을 할 때, 저의 지난 노력들에 대한 보상 때문인지 반대 의견을 계속 내었으나 그 날 다수는 이에 동의하였고 나중에야 정말 대부분의 연구실 내 학생들이 빠르게 그리고 원하는 곳에 잘 찾아서 가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외국으로 포닥을 지원하는 후배나 지인들의 경우 더 많은 노력에도 빨리 찾지 못하거나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막막해하는 경우들을 자주 접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포닥을 지원하고 준비하는데 유럽 혹은 미국의 다른 랩들과 한국에서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역할 모델 및 조언을 구할 상대가 적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대부분의 연구실의 경우 (적어도 저의 경험상으로는), 구성원의 대다수를 학생이 차치하고 포닥의 경우, 외국으로 나가기 전에 잠시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포닥이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혹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지원을 해야 하고, 이에 따른 시행착오와 실수들을 만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포닥 지원 준비는 언제부터 해야 하는가?

대부분의 경우, 졸업이 다가오게 되면 이때부터 포닥을 할지 혹은 어느 분야에서 포닥을 할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됩니다. 거기다, 정신없이 졸업 준비를 하다 보면 포닥지원은 다른 일들 뒤로 자주 밀리게 됩니다. 졸업 후에도 남을 일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면 길게는 1년의 시간들이 금방 지나게 되는 상황을 자주 보게 됩니다. 현실적으로 정말 힘들겠지만, 포닥 지원 준비를 적어도 졸업 전 몇 개월 전부터 꼭 시작하기를 조언 드립니다.

시기가 중요한 두가지 큰 이유는,  (1) fellowship/grant 신청 가능 여부와 (2) 포닥 경력 발생에 따른 연봉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포닥 생활에서 fellowship 의 중요성은 다시 언급할 예정입니다만, 많은 fellowship의 경우 지원 조건이 정확히 정해져 있습니다. 즉, 박사 졸업 후 짧게는 6개월 혹은 1년 내에만 지원 가능 같은 fellowship 들이  많습니다. 또한, 이 첫 fellowship 을 잘 시작하면 middle/senior level 에서 지원 가능한 fellowship 들이 좀 더 높은 확률로  선정될 수 있은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지게 됩니다 (이는, 앞으로 PI 지원시에도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래서, 해외 포닥 시작이 졸업에서 멀어질 수록 지원 가능한  fellowship 이 적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해 두셔야 합니다 (fellowship  지원이 안될 경우, PI입장에서는 뽑기를 주저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한, 포닥 기간을 계산하여 월급 책정이 됨으로, 더 많은 월급을 주어야 하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경우, 지금 하는 일을 마무리 하면 혹은 더 좋은 논문이 나오면 기회가 많아질 것을 예상하고 포닥 지원을 미루기도 합니다. 하지만, 논문의 수와 질이 포닥을 뽑는데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지원자가PI의 관심 분야와 얼마나 잘 맞는지, 더 나아가 얼마나 주도적이고 기존의 구성원들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등을 큰 관심으로 두기도 합니다. 적어도 자기의 이름으로 첫번째 저자가 있고, 자신의 박사학위 과정을 하나의 스토리로 들려줄 수 있다면 지원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2012년 2월에 졸업을 하였고 그 해 4월에 포닥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원을 시작한 시기는 2011년 봄이었습니다.  물론 저의 특수적인 상황도 있었으나, 5-6군데의 인터뷰와 12월에 최종 오퍼 후 비자 진행 기간까지 고려한다면 대략 1년의 시간이 걸렸던 긴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지원 전에는, 당연히 인터뷰 연락은 바로 오겠지 혹은 몇 달이면 충분하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였으나 마냥 기다리고 또 계속 지원해야하는 기나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졸업이 아직 여유가 있다면 아직은 사전 조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도 되지만, 졸업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가는 상황이라면 당장 시작하기를 강권 드립니다!

포닥 지원을 위한 워밍업: 다각도로 지원할 목록 준비하기

그렇다면, 포닥을 지원하기 전 단계에서 워밍업으로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아직 시간이 많다면 이 기간을 즐기면서 탄탄히 하시면 좋을 것 같고, 지원을 시작하셨더라도 준비 운동처럼 이 단계를 계속 단단히 하시면 좋습니다. 제가 추천 드리는 것은 가고 싶은 연구실/연구소 혹은 나라에 대한 목록 구축과 이를 바탕으로 SNS 특히 twitter following 입니다.

제 경우, 처음에 가고 싶다고 정해놓은 실험실이 대략 10개 내외 다 미국이었습니다. 6년이라는 짧지 않은 박사과정을 보냈음에도 막상 지원하려고 보니, 소위 말하는 big guy 연구실 외에는 딱히 떠오르지 않았고 미국 외의 나라에서는 지식이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주변에서 조언 받기도 쉽지 않기에, 유명한 연구실에 들어가면 되지 않겠는가 했던 막연하고 비 전략적인 판단 때문에, 첫번째로 지원했던 10여 곳에서 단 하나의 답장도 받지 못했을 때 어떻게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할지 판단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드리는 조언은,

가고 싶은 우선순위를 기준으로 3개 정도의 그룹으로 연구실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즉, (1) 꼭 가고싶은/지원을 해보고 싶은 연구실과 (2) 포닥 생활을 해도 될 것 같다, (3) 큰 관심은 없었으나 최근에 관심이 생겼거나 모집 공고가 나는 곳들 정도의 그룹들 입니다. 다수의 후보군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지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판단하고 지원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첫번째 그룹에 리스트가 작성되었다면 포닥 지원을 시작하시고, 추후에 상시적으로 두번째 및 세번째 그룹에 대한 정보를 추가하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처음으로 지원하는 매우 유명한 연구실의 경우, 항상 지원자들이 많고 자기 grant 를 들고 오는 경우도 많기에 기회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가 있습니다. 또한, 해외에 나와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우리가 몰랐던 매우 우수한 연구소들이 곳곳에 존재하고 있기에 굳이 첫번째 우선순위에 집착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재밌게 읽었던 논문의 연구실 혹은 연구소 등도 한번 자세히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big guy 연구실에서 독립한지 얼마 안 된 PI를 찾아본다는지와 같은 다양한 방법이 가능할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 제가 추천 드리는 방법은 연구실이 아니 연구소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아직까지도 미국에 비하면 많은 분들의 관심이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영국 혹은 독일 외에는 아예 고려하시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유럽만의 연구 스타일 혹은 철학을 바탕으로 (단, 제가 미국에서의 경험은 없어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매우 뛰어난 연구를 진행하는 곳들이 많으며 성과도 높은 편입니다. 이를 위해서, 인터넷에 나라별로 연구소 순위를 찾아본 후 관련 분야에 상위에 있는 연구소들을 한번 둘러보시길 권합니다. 예를 들어, Google 에서 ‘Germany + Biology + Research + Rank’ 위와 같은 keyword 로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Nature index 등도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포닥 지원을 위한 워밍업

이 순위가 절대적일 수는 없으나,  연구소 규모가 크지 않고 전반적인 순위가 높지 않을 경우, 영어가 공식 언어가 아닐 확률이 높고, 외국인에 대한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예를  들어, 비자나 세금 처리 문제, 가족 관련 문제)  대한 경험이 전무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추천 드리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각 나라별로 상위의 연구소의 경우, 공식 언어가 영어이며 외국인 연구자를 유치하는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좀 더 편한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대략적인 리스트들이 구성되었다면, 관심있는 연구소 및 연구실의 twitter 를 following 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최근에는 연구실 관련 많은 소식들을 social media 를 통해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twitter 를 통해 공적인 정보들을 많이 공유됩니다. 연구실 내에서 논문으로 출간되지 않았더라도 진행하고 있는 일들이나 학회 참여/발표 소식, 포닥 및 학생 채용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연구소에서는 얼만큼 자주 노출되고 접근 가능한지에 (visible)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정보를 twitter 에서 얻으실수 있습니다. 특히, 포닥 fellowship 중에서, 연구소 전체에서 뽑은 후 연구실을 추후에 선택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런 정보를 얻는데 매우 적합합니다.

포닥 지원을 위한 워밍업

여기서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현재 공고가 나는 연구실을 나의 적합도와 맞추어 보는 방법입니다. 이의 경우, 지원자의 선호도 나 관심도는 떨어질 수 있으나 당장 포닥을 뽑을 수 있는 grant 가 확보된 상태임으로 포닥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번거롭지만, nature jobs/science jobs 를 통해서 알람을 설정해 두시며 분야별 혹은 나라별로 어떤 포닥 공고가 열리는지 소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포닥 지원 워밍업을 마무리 하면서

누군가는 첫번째 지원으로 바로 인터뷰 후 오퍼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지만, 많은 경우 수십 번의 지원에도 답장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접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 중요한 마음가짐은 포닥을 갈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언젠가는 혹은 어딘가는 연구할 곳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연구 성과가 좋은 지원자라고 하여도, 연구실에 자리나 grant 가 확보되지 않았거나 이번에 뽑고 싶은 분야가 맞지 않는다면 뽑지 않게 됩니다. 즉, 원인이 지원자의 실적뿐이 아닌 다양한 요소들이 영향을 주기에 바꿀 수 없는 지원자의 연구 성과를 탓하며 포기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오퍼를 받고 최종적으로 결정 전까지 가장 최선의 연구실을 찾기 위해서, 이번 편에서 조언 드린 워밍업 단계, 즉 연구실 목록 작성을 항상 추가/수정해 나가시길 다시 한번 당부드립니다.

다음 편에서는, 포닥 지원 전에 준비하면 좋을 사항들 및 지원 시 필요한 서류 작성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참고하면 좋은 자료들:

1: 나라에 관계없는 현재 과학관련 직업을 찾을 수 있는 대표적 site 입니다. 관심 분야 및 나라들을 설정하시면 email 을 주기적으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www.nature.com/naturecareers
https://jobs.sciencecareers.org/

2: Nature index
연구소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수치는 절대 아닙니다만, 한번에 다양한 나라의 연구소들을 아는데 적절한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https://www.natureindex.com/supplements/nature-index-2019-biomedical-sciences/tables/npo-ngo

  추천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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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잎 (National Cancer Research Center; CNIO, Mad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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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회원작성글 함흥냉면  (2019-11-08 10:17)
좋네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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