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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그것을 알려주마: 의료용 마스크의 진실
의학약학 양병찬 (2019-10-04 09:26)

의료용 마스크가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노출을 막는데 효과적이라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사람들을 방심하게 만들어서 외부활동이 늘어날 수도 있다. 특정한 작업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사용하는—인증을 거친—제품들은 있지만, 일상적인 대기오염을 피하기 위한 방법은 아직 없다. 최우선적 고려사항은 뭐니 뭐니 해도 원천봉쇄, 즉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기질(質) 개선이다.

그것을 알려주마: 의료용 마스크의 진실
@ BBC News

아시아 전역에서, 의료용 마스크를 착용한 거리의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출할 때마다 널따란 거즈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린다.

중국의 경우, 그런 습관은 2003년부터 시작되었다. 그 당시 보건당국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의 확산을 지연시키기 위해 의료용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오늘날 많은 중국인들은 감기 및 인플루엔자의 발병이나 전염 위험을 줄일 요량으로 각양각색의 마스크를 일상적으로 착용하며, 우리도 같은 목적으로 그렇게 한다.

그러나 마스크를 또 다른 이유—공기 오염—때문에 사용하는 사람들이 증가일로에 있다. 설사 천(cloth)이 커다란 먼지·꽃가루·모래를 걸러낼 수 있더라도, 폐·동맥·정맥에 도달하는 미세입자를 차단할 수는 없다. 그런 입자들 중에는 자동차와 산업에서 뿜어내는 독성 증기(toxic vapour)는 물론, 직경 2.5µm 미만의 미세먼지(PM2.5)와 0.1µm 미만의 초미세입자(ultrafine particle)도 포함된다. PM2.5는 전 세계에서 연간 400만 건 이상의 사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할 방법을 필요로 한다. 그들은 더러운 공기가 건강에 미치는 위험을 잘 알고 있으며, 소셜미디어는 스모그가 많은 날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의 사진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 미국심장협회(AHA: American Heart Association), 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와 같은 공중보건단체들은, 공기오염에 대항하기 위한 마스크나 휴대용 정화장치(purifier)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의료용 마스크가 공기오염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사람들이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임상시험은 거의 수행되지 않았다. 사실, 개인적인 위험을 예측하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오염된 공기에의 노출이나 건강 상태가 사람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스크 착용이 심지어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음을 우려한다. 왜냐하면 마스크는 사람들을 방심시켜 그릇된 안전감(false sense of security)을 증가시킴으로써, 공기가 더러운 야외에서 더 오랫동안 머물도록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 대조적으로, 더러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전문직들(건축, 도로포장, 교통)이 사용해야 하는 특화된 마스크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한다. 그런 마스크들은 특별한 환경에서 사용하도록 공인되어 있으며, 방독면이나 기타 '먼지 흡입 제한장치'를 포함한다. 그러나 거리에서 매일 착용하는 데 적합한 것은 하나도 없다.

정부와 과학자들은 대중과 보건종사자들을 교육하여, 오염된 공기의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을 바로잡아야 한다. 연구자들은 특정 환경에서 유용한 방어수단을 확립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해법은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것밖에 없다. 그날이 올 때까지, 메시지는 동일하다: "오염 수준이 높을 때는 가능한 한 실내에 많이 머물러라."

그릇된 안전감

의료진과 환자들은 비말(액체방울)을 통해 전염되는 감염증에 걸리거나 전염시킬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일회용 천 마스크를 착용한다. 그와 똑같은 이유로, 일반인들 중 일부는 재채기나 기침 할 때 바이러스를 퍼뜨릴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전형적으로, 의료용 마스크는 세 겹의 빽빽한 면(cotton)이나 그와 유사한 재질로 만들어진다. 의료용 마스크는 사람들이 숨을 내쉴 때 방출되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적재한) 커다란 비말을 포함한다. 그런 비말은 전형적으로 꽃가루나 먼지만 한 크기(몇 µm ~ 100µm)를 갖고 있다. 그러나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입자와 독성가스(예: 이산화질소, 오존, 휘발성 유기물)의 경우, 의료용 마스크는커녕 '최고의 천 마스크'로도 방어할 수 없다.

또한 고품질 마스크는 코와 턱을 완전히 덮기 위해 주름을 채용하고 있다. 그런 것들은 다른 마스크보다 특정 얼굴형태에 적합하지만, 특정 부위(이를테면 턱수염)에 밀착될 수 없다. 의사들은 그런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도록 훈련받았지만(참고 1), 일반인들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공기와 오염물질들은 얼굴과 마스크 사이의 틈새로 흘러들어가, 코와 입에 도달할 수 있다.

일반인들에게 조언을 제공할 때는 행동도 중요하다. 모든 종류의 마스크는 장기간 착용하기에 불편하다(참고 2). 그것은 호흡을 곤란하게 할 수 있으며, 특히 더운 날에는 더욱 그렇다. 이산화탄소가 축적되어 나른함을 초래할 수도 있다(참고 3). 말을 하거나 먹거나 마실 때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 해야 한다. 필터가 축축해지면 성능이 저하된다. 사람들은 간혹 돈을 절약하기 위해 며칠 동안 동일한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하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중고 마스크는 사용하지 않으니만 못하다. 빨아서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 부질없는 짓이다.

실외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은 특화된 장비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과 훈련을 받는다. 그런 장비들은 미국 국립 직업안전 및 건강연구소(US National Institute for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에서 개발한 표준에 부합한다. 단순한 면 마스크는 작업장과 공사장에서 먼지와 석면(asbestos)을 차단하며, 화학물질과 가스를 더욱 철저히 걸러내는 흡착물질을 포함한 마스크도 있다. 일부 마스크는 비말방지 안면 가리개(splash-proof face guard)와 자체적인 공기공급 장치를 내장하고 있다. 그러나 미세먼지에 관한 한, 제아무리 날고 기는 마스크라도 '작은 천 조각'에 불과하다.

빈약한 증거

의료용 마스크는 임상적 맥락에서 잘 연구되었으며, 감염의 전파를 막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그게 오염된 공기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참고 4, 참고 5). 모든 마스크의 성능은 본질적으로 정량화하기가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입자의 크기와 원천, 마스크의 유형, 착용자의 안면 형태와 행동.

일부 연구팀은 마스크 재질의 여과속성(filtration property)을 연구한 적이 있지만, 현실적 조건에서 마스크 착용의 효과를 검토한 연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런 연구들은 대부분 중국의 베이징·상하이와 미국에서 수행되었는데, 전형적으로 겨우 몇 시간 동안 사람들을 추적했으며, 대부분 심장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했다(참고 6, 참고 7, 참고 8, 참고 9). 그러나 호흡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것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몇 가지 추세가 보고되긴 했지만, 그중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예컨대, 한 연구에서는 "오염된 환경에서 마스크를 정기적으로 착용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혈압이 낮고 심박수가 규칙적이다"라고 보고했다(참고 6). 또한 "건강한 성인들은 이미 심장질환을 보유한 사람들보다 마스크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린다"고 보고한 연구들도 있다(참고 6, 참고 7). 그러나 반응의 방향(direction)과 크기(magnitude)에서부터 타이밍(timing)과 유형(type)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엇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오염의 수준이 신속하게 변화한다는 점도, 마스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번잡한 교차로나 터널은 한적한 거리보다 가스와 초미세입자의 농도가 100배 높을 수 있다. 그리고 사람의 나이, 성별, 건강상태, 약물복용, 활동패턴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예컨대 날씬하고 활동적인 사람들은 종종 실외에서 운동하는 데 시간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오염된 공기에의 노출이 증가한다. 남성은 전형적으로 실외오염에 더 많이 노출되며, 여성은 실내오염에 더 많이 노출된다.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할 때 보이는 행동을 정량화한, 엄밀한 연구는 전무하다.

당면과제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용해야 하는 시기, 이유, 방법을 알 필요가 있다.

전문가와 보건당국은 '단기적인 마스크 착용이 유리한 상황(시기나 장소)'에 대해 조언하기 위해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이를테면 '먼지바람(또는 황사)이 기승을 부릴 때'나, '사막의 먼지가 공기오염의 주요 원인인 아프리카 특정 도시'가 그런 상황에 해당된다. 연구자들은 공기오염에 대항하는 마스크 사용의 효율성에 대한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임상시험들은 더 많은 샘플을 이용하여, 마스크 착용이 고위험군 환자에게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추적해야 한다.

WHO와 다른 공중보건단체들은 대중에게 자신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더욱 양호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의료용 마스크 사용에 관한 조언의 내용은 '공기오염 예방'이 아니라 '감염 예방'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담배연기와 같은 실내오염물질을 피할 수만 있다면, 오염 수준이 높을 때는 실내에 머무는 게 가장 안전하다. 실외에 머무는 사람들의 경우, 걷거나 운동할 때 교통량이 많은 곳을 피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번잡한 거리에서 멀리 떨어진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운전자들은 자동차의 창문을 닫아야 한다. 오염이 심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탈 게 아니라, 자전거를 아예 타지 않는 게 더 좋다. 장시간 실외에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예: 공사장 근로자)에게는 전문적 품질의 마스크와 훈련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최우선적 고려사항은 뭐니 뭐니 해도 원천봉쇄, 즉 공기오염을 막는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93%2Fcid%2Fcix681
2. https://doi.org/10.1080%2F15459624.2012.635133
3. https://doi.org/10.1186%2Fs13036-016-0025-4
4. https://doi.org/10.1111%2Fj.1750-2659.2011.00307.x
5. https://doi.org/10.1164%2Frccm.201805-0823LE
6. https://doi.org/10.1186%2F1743-8977-6-8
7. https://doi.org/10.1289%2Fehp.1103898
8. https://doi.org/10.1289%2FEHP73
9. https://doi.org/10.1186%2Fs12989-014-0045-5

※ 출처: Nature 574, 29-30 (2019)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9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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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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