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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쓰이는 생물학 이야기] 신경 쓰이는 R&D - 이공계 석-박사 연구원의 직업적 안정성 문제
오피니언 이원석 (칼 베르니케) (2019-09-06 09:56)

요즘 들어 연재글 업로드도 적어졌고, 주제도 소위 “생물학 이야기”에서 많이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이대로 가면 제목을 바꿔야 할 지 고민이 된다) 필자의 평소 흥미가 직접적인 연구의 결과물 보다는 그러한 연구를 기획하고 지원하고 보조하고 관리하고 평가하는 주제로 바뀌어 버린 바람에 그렇게 되었는데, 그로 인하여 (사실은 요즘 갑자기 바빠져서…) 연재 자체가 많이 뜸해졌다. (‘안물안궁’일지라도) 이에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얼마 전, 한국의 기초과학 학회 연합인 ‘기초연구연합회’에서 주최한 ‘국가 R&D 정책 포럼’에 토론 패널로 참석하였다. 주제는 이공계 박사급 연구원 지원 및 육성을 통하 R&D 경쟁력 제고였다. 여기서 나온 이야기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박사급 고급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 문제였다고 할 수 있겠다. (교육부나 과기정통부에서 나온 과장님들은 업무영역 문제나 인문사회분야와의 형평성 얘기를 많이 했고, 학장급 교수님 여러분들은 포닥이나 연구교수급 연구원을 저장(…)할 만한 새로운 시스템의 연구소 신설을 얘기하기도 했지만…ㅂㄷㅂㄷ)

학위과정을 마치고 석-박사 학위를 받은 고학력자들이 취업 시장에 처음 뛰어들게 되는데, 그 중 특히 생물학 박사의 경우는 소위 포닥(postdoc)이라는 박사후연구원 연수과정을 거치지 않고서 정규직 취업이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즉 4년제대학 졸업 즈음의 기업 인턴쉽이나 의대 졸업생들의 인턴-레지던트 과정과 비교될 만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박사후연구원 뿐 아니라 석사급 연구원, 랩 매니저, 테크니션 등의 연구직 및 연구보조직은 대개 정규직 취직 이전에 잠시 거쳐가는 임시직 성격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정규직으로의 채용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지 않으며, 대부분 연간 갱신되는 계약직이기에 모든 부분에서 절대적으로 PI (연구책임자; 교수 또는 책임연구원 등) 개인의 선호도 또는 개별 연구실의 연구비 사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대학원생과 포닥을 포함한 연구원의 채용, 급여, 복지 등 “모든 처우가 순전히 지도교수의 인격에 달려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도적 뒷받침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게다가 정부의 고급인력 취업 현황 조사를 찾아봐도 박사후연구원의 경우는 제대로 집계조차 되지 않아 세부 전공 등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 따라서 앞서 말한 “교수의 인격”에 문제가 있을 경우, 소위 “갑질”을 억제하거나 회피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학원생이나 주니어급 포닥 중에, 할 일 마침 여부와 상관없이 주말 아침에 출근 안했거나 저녁 8시 이전에 퇴근했다고 교수한테 갈굼당한 적 있는 사람 손~ 그리고 연휴 전날에 교수가 일 잔뜩 시켜놓고 연휴 끝나자마자 일 다 했냐고 결과 내놓으라고 푸쉬당한 적 있는 사람도 손~) 말하자면, 포닥을 포함한 고학력 비정규직 연구원은 연구 진행 과정상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음에도, 연구책임자 개인에게 고용된 것이나 마찬가지의 위치이기에 직업적 안정성을 기대하거나 직장 내 자기발전을 도모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분야별 배출되는 박사학위자 및 산업계에서 요구되는 박사학위자 비율
그림. 분야별 배출되는 박사학위자 및 산업계에서 요구되는 박사학위자 비율1.

게다가 석-박사 학위자들에게는 진로의 다양성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필자가 전공한 생명과학 분야의 경우, 박사 졸업생을 수용할 산업의 규모에 비해 매해 배출되는 졸업생 숫자가 너무 많고, 또 기업에서는 원하는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박사들이 충분치 않으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이 필요한 박사학위자들의 고용이 기피되고 있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매년 배출되는 전체 박사의 약 25%가 바이오 전공인 반면 이를 흡수할 산업계는 약 50% 이상이 ICT 분야이며, 이러한 불균형은 상당히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고 있다1. 결국 장기적으로는 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 분야별 전공별 정원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산업 구조상 전체 바이오 박사 중 약 20%만 산업계에서 흡수 가능하면, 나머지 80%의 바이오 박사들을 모두 학계에서 (정규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여러 진로 옵션 중에 박사학위자들이 (이것만 알고 있거나) 가장 선호하는 테뉴어 트랙 대학교수나 국공립 연구소의 책임연구원 등의 자리는 전체 박사학위자 열 명 중 한 두 명 정도나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자리이며, 그 대안으로 나머지 약 80-90%의 박사들이 갈 만한 일자리는 국공립이나 기업 연구소의 연구원 이외에는 다른 진로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다. (관련글: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04143)

스태프 과학자는 매우 다양한 직종을 한 데 묶어 부르는 것이다. 실험실 도우미, 사무 비서, 연구실 매니저, 기술자(research technician), 고급기술자(research technologist), 연구보조원(research assistant), 연구조교(research associate) 등, 필요한 학력이나 기술 등이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이를 공공연구기관에서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 연구원의 승진 체계로 만들 경우 학교의 석/박사 대학원생 – 포닥 – 연구교수 – 전임교수 또는 연구소의 연구원-주임연구원-전임연구원-선임연구원-책임연구원-수석연구원-연구소장 트랙 이외의 새로운 연구직 트랙 신설도 가능할 듯도 하다.

이러한 새로운 직종의 신설이 성공하려면 우선적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박사급 스태프 과학자일지라도, 전적으로 교수의 인격에 모든 처우나 복지 직업적 안정성 등을 의존하지 않으며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임시직이 아닌 직업 과학자로서의 의식이 확립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적으로 피고용인으로서의 위치가 보호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정규직에 준하는 위치의 전임 스태프 과학자 직종을 신설 및 육성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기관 내에서 스태프 과학자에 대한 인건비를 교수 개인이 아니라 상급 기관에서 별도로 책정할 필요가 있다. 단, 적절한 승진 및 인사고과 평가 시스템, 공정한 선발 시스템, 분야에 따른 필요 인원의 적절한 산출 등은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 제안된 적 있는 포닥 펠로우쉽 기간 연장이나 박사급 계약직 과학자를 수용할 연구소 신설 등은 사실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본다. 그냥 이후의 정규직 일자리 탐색을 위한 유예기간이나 계약직 정원 숫자만 늘려준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은가. 결국 직업으로서의 스태프 과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는 직업적 안정성 뿐 아니라 승진 및 자기발전의 가능성 또한 열려 있어야 그 직종으로의 고급인력 유인이 가능하지 않을까. (관련글: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05189)

아울러 석-박사과정생 또는 석-박사학위자들의 기업 인턴쉽 기회와 같은, 졸업 이후의 산업 현장을 경험할 기회가 필요하다. 인턴은 4년제 대학생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석사 이상의 고학력자들에게도 다양한 진로 옵션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의 바이오 기업의 경우는 요즘 어떤지 모르겠지만 J&J나 Merck 등의 해외 계열 제약사에서는 그러한 박사인턴쉽이 있다. (반면에 공학, 특히 ICT 분야 기업의 경우 이런 박사인턴쉽 자리가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테뉴어 트랙으로 나아갈 생각이 (거의) 없는 학생 및 포닥과 고급 인력을 원하는 기업 그리고 제자 및 피고용인들의 진로에 관심이 있는 교수 등 연구책임자간에 서로 윈-윈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대학의 본분은 기초 연구라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기초 연구와 산업 현장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곳 또한 대학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에게는 적어도 내가 연구한 기초 연구가 어떻게 응용되어 제품화까지 이르게 되는지를 경험해 볼 권리는 있지 않을까.

소위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회 문제가 된 지 꽤 오래 되었다. 전반적인 취업난으로 인한 소위 ‘스펙 인플레’에 더하여, 최소요구학력에 박사학위가 필요치 않은 직무에도 박사 지원자들이 넘쳐나는 ‘학력 인플레’가 가중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예를 들어 기업의 박사 인턴쉽 등 보다 다양한 진로에 대한 기회와 정보 제공, 그리고 스탭과학자 육성 및 지원책 등 박사급 연구직에 대한 처우 및 직업적 안정성 개선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분야별 박사학위자 과잉 배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학은 기업이나 공공 연구기관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보다 지나치게 많은 대학원생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전임 스태프 연구원을 중심으로 하는 구조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국가 R&D 경쟁력의 핵심은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의 유치 및 유지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급 두뇌의 유입 유도나 유출 방지를 위해 각종 유인책들이 제시되고는 있다지만, 그 이전에 최소한의 직업적 안정성 및 소득이 보장되는 일자리가 충분히 제공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한다.

참고:
1.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2019). 2030년을 향한 중장기 이공계 청년 연구인력 성장지원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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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칼 베르니케)
신경생물학 전공으로 필명이 말하듯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는 경향이 있으나 주제는 대체로 생물학, 특히 신경생물학에 편향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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