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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Nature 사설) 과학자는 정부의 시녀가 아니다. 소신을 당당히 밝혀라
오피니언 양병찬 (2019-08-09 09:45)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정치가들에게 울분을 느끼고 있다. 과학자들은 1950년대에 핵전쟁 위험을 경고했던 선배 과학자들에게서 영감을 얻어야 한다.

과학자는 정부의 시녀가 아니다. 소신을 당당히 밝혀라

현재 영국의 보리스 존슨 내각에서 국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고브는, 한때 과학자와 기타 전문가들이 제기한 '브렉시트의 위험'에 대한 경고를 일축한 적이 있다. 2016년 영국이 EU로부터의 탈퇴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기 직전, 고브는 이렇게 말했다. "영국 국민은 충분한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으니, 과학자들은 입 다물라."

그로부터 3년 후, 수많은 민주사회에서 과학자와 정치가 들 간의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과학자는 국민에게 불신을 받거나 대중과 다소 괴리되어 있다'는 기존 인식을 바꿀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때마침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과학자에 대한 신뢰가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참고 1).

그런 필요성은 시급하다. 지난주 말, 브라질의 제어 볼소나로 대통령은 "볼소나로가 집권하는 동안 아마존의 삼림벌채가 가속화되었다"는 내용의 국립공간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Space Research)의 보고서(참고 2)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데이어, 국립공간연구소장을 해임했다. 미국의 경우, 연방감시기관 중 하나인 회계감사원(GAO: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은 지난달 "환경보호청(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과학자문위원회 위원을 '과학자'에서 '산업계 대표자'로 교체함으로써 윤리규정을 위반했다"고 결론지었다. 헝가리의 경우, 정부가 지난달 헝가리 과학아카데미에 소속된 40개 연구소를 공식적으로 장악했다. 인도의 경우, 올해 초 100여 명의 경제학자들이 나렌드라 모디 수상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공식 통계에 대한 정치력 영향력 행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드로안 행정부는, 테러와 관련된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평화를 요구하는 청원서에 서명한 700명의 과학자들을 해고했다. 수백 명이 기소되고, 그중 많은 사람들이 투옥되었다.

일부 과학계의 경우, 행동방안을 강구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수십 년 동안 많은 정부들이 과학자들을 자문역으로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예컨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긴축경제 속에서 연구기금 확보에 대한 우려사항을 경청한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의 그런 태도가 바뀌고 있으므로, 과학자들은 지금까지와 다른 방법으로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1950년대의 과학자들은 제 목소리를 올바로 냈다.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 때문에 핵기술이 안전장치 없이 팽창할 위기에 처했을 때,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철학자 버트란드 러셀은 대량살상무기의 위험을 경고하는 선언문을 작성했다. 그 선언문은 1957년 1차 「과학과 국제정세에 대한 퍼그워시 회의(Pugwash Conference on Science and World Affairs)」로 이어져, 많은 나라와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대표하는 과학자들이 참여하여 핵무기의 위험을 논의했다.

그 이후 더 많은 공식적·비공식적 모임이 잇따랐다. 퍼그워시 운동(Pugwash movement)은 비확산(non-proliferation)을 실행하거나 지지하는 연구자들에게 글로벌 발언권을 부여하여, 초강대국 간의 의사소통 경로로 작용했다. 퍼그워시는 궁극적으로 국제핵확산금지조약(international nuclear non-proliferation agreement)에 기여하여, 1995년 노벨평화상으로 절정에 달했다.

오늘날 울분을 느끼는 과학자들은 1950년대와 다를 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므로 퍼그워시 스타일의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오늘날의 압력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포함성(inclusivity)의 중요성을 이해함으로써 강화되어야 한다. 포함성의 요체는 광범위한 참여로, 과학과 공학뿐만 아니라 다양한 배경과 분야의 연구자들을 포괄하는 것이다.

그러나 퍼그워시와 유사한 핵심사항이 있으니,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과학의 가치를 강조하고, 정부와 과학계 간의 의사소통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퍼그워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의 발언권을 강화하려는 노력에 필수적인 것은, 전 세계 과학자들이 정쟁(政爭)에서 벗어나 "과학을 바로 세우려는 노력의 이슈는 '좌우 대립'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번영'"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389-8
2.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353-6

※ 출처: Nature 572, 153 (2019)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379-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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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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