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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듀오 CAR T세포(duoCAR T cell)로 HIV를 무찌른다
의학약학 양병찬 (2019-08-08 09:50)

듀오 CAR T세포(duoCAR T cell)로 HIV를 무찌른다

Scanning electromicrograph of an HIV-infected T cell. 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s can both prevent HIV(yellow) from infecting CD4 T cell(blue) and eliminate infected ones. @ NIAID/NIH

HIV를 통제하는 약물은 놀라울 정도로 잘 작동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잘 듣는 것도 아니며 부작용도 감수해야 한다. 엘리트 컨트롤러(elite controller; 참고 1)로 알려진, 극소수의 환자들이 오랫동안 연구자들을 매혹시킨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엘리트 컨트롤러들의 면역계는 약 없이도 혼자 힘으로 HIV를 수십 년 동안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제 생쥐실험의 결과에 고무된 한 연구팀이 "HIV 감염자들에게 'HIV를 겨냥하는 맞춤형 면역세포'를 제공함으로써, 임상에서 엘리트 컨트롤러를 창조한다"는 전략을 제안했다.

새로운 면역전략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최근 점점 더 인기를 끌고 있는 암치료법, 즉 '키메라 항원수용체(CARs: chimeric antigen receptor)라는 표면 단백질을 T 세포에 장착하는 방법'에 기반하고 있다. CAR T세포(표면에 CARs를 발현하는 T세포)는 종양세포 표면의 표지자를 인식하여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데, 이러한 CAR T세포들은 - 항암능력이 증명되기 전에 - HIV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큰 낭패를 본 적이 있다. "이 분야의 연구자들은 암에서 배운 것을 HIV에 적용함으로써, 그 동안의 실패를 만회하고 싶어 한다"라고 UCSF의 HIV/AIDS 임상의인 스티븐 딕스는 말했다. 딕스는 1990년대 말, 'CAR T세포가 HIV를 무찌를 수 있는지' 여부를 처음 테스트했던 인물이다.

피츠버그 대학교, 렌티젠(Lentigen: 메릴랜드주 게이더스버그 소재 바이오텍 업체),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이번 연구는, 딕스가 테스트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교한 CAR 접근방법을 사용한다. "새로운 접근방법은 전망이 밝으며, 종전에 시도되었던 방법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소의 한스-피터 키엠은 말했다. 키엠은 백혈병과 림프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CAR T세포의 효능을 테스트했던 인물이다.

이번 주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린 연구(참고 2)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팀은 (HIV의 표면단백질 중 상이한 부분을 겨냥하는) 2가지 CAR를 코딩하는 유전자를 포함하도록 T 세포를 조작했다. in vitro 연구에서, 이 '듀오 CAR T세포'는 다양한 HIV 변이체에 감염된 백혈구들을 살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팀은 인간화된 면역계(humanized immune system)를 보유한 생쥐의 비장(spleen)에 'CAR T세포'와 'HIV에 감염된 인간세포'를 동시에 주입했다. (설치류는 통상적으로 AIDS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없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생쥐의 비장을 수확한 결과, 6마리 중 5마리에서 HIV DNA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바이러스 수준이 평균 97.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잇따른 후속실험에서 다양한 CAR T세포를 테스트함으로써, 최선의 요소조합(best combination of component)을 선정했다. 그들의 바람은, 이러한 CAR T세포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엘리트 컨트롤러로 거듭나게 하고, 궁극적으로 HIV 감염을 치료해 주는 것이다.

"듀오 CAR T세포는 과거의 노력을 좌절시켰던 유사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생쥐실험을 수행한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해리스 골드스타인(면역학)은 말했다. "HIV는 표면단백질의 영역들을 쉽게 바꿈으로써, 조작된 킬러세포의 인식을 회피할 수 있다. 이중수용체 접근방법(dual receptor approach)은 단백질의 여러 영역에 동시에 결합함으로써, HIV의 변이를 훨씬 더 어렵게 만든다."

듀오 CAR T세포(duoCAR T cell)의 작용 메커니즘

유전자변형을 통해 HIV 표면단백질(gp120)의 독특한 부분을 인식하는 수용체 2개(CAR-1, CAR-2)를 발현하게 된 킬러 T세포(duoCAR T cell)는, HIV에 감염된 T세포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겨냥하여 파괴한다. 그중 하나는, 구멍을 형성하는 단백질(퍼포린)과 효소(그랜자임 B)를 분비하는 것이다.

 

듀오 CAR T세포(duoCAR T cell)의 작용 메커니즘

 

CAR를 코딩하는 유전자를 킬러 T세포(이들은 CD8이라는 표면단백질로 구별된다)에 삽입하는 것 외에, 연구팀은 CD4 T세포도 변형시켰다. (CD4 세포는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것이 파괴되는 것은 AIDS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그 결과 CAR를 운반하도록 조작된 CD4 세포는 HIV에 강한 저항성을 띠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이유는 아마도 CAR T 결합체가 복잡한 감염과정(HIV는 먼저 CD4 수용체에 결합한 다음, 제2의 수용체에 결합한다)을 교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위험편익분석(risk benefit analysis)

그러나, 생쥐나 시험관에서 작동하는 치료법이 인간에서는 작동하지 않을 수 있으며, CAR T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위험할 수도 있다. "CAR T세포가 '암 없는 환자'에게 적당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라고 키엠은 말했다. "CAR T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려면, 독성이 있는 화학요법을 이용하여 환자의 T세포 중 일부를 살해하여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더욱이 일부 암환자의 경우, CAR T세포가 면역계에 과급(過給)을 걺으로써 장기(臟器)를 파괴할 수 있다."

"내년에 소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CAR T세포를 테스트하되, 사전에 최소한의 화학요법을 실시할 예정이다"라고 딕스는 말했다. 그는 항레트로바이러스제(ARV: antiretrovirals)로 감염을 통제하고 있는 HIV 감염자들을 모집하여, 약물투여를 중단하게 한 후 CAR T세포가 HIV를 억제할 수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CAR T세포는 암에서 큰 성과를 거뒀으므로, 사용 범위를 HIV 치료로 확장하는 것은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대안이 별로 없는 암환자는 CAR T세포의 위험을 부담할 수 있지만, ARV로 잘 버티고 있는 HIV 감염자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다"라고 딕스는 말했다. 그러나 CAR T세포의 장점은, 만약 잘 작동한다면 ARV를 오랫동안(어쩌면 영원히) 투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패할 경우에는 ARV로 언제든지 복귀할 수 있다. "유망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HIV 환자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을 납득시키면, 모험을 걸 의향이 있는 환자들을 섭외하는 것은 가능하다"라고 딕스는 힘주어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169061
2. http://stm.sciencemag.org/content/11/504/eaav5685

※ 출처: Science www.sciencemag.org/news/2019/08/can-immune-strategy-used-treat-cancer-also-wipe-out-hiv-infec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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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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