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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이미 승인된 무좀약, 난치성 낭성섬유증 환자에게 새 희망
의학약학 양병찬 (2019-03-14 09:37)

People with cystic fibrosis are missing a protein in the lining of the lung that releases bicarbonate, a key infection-fighting agent. The drug amphotericin can form channels to release bicarbonate(red) in lung tissue, restoring the airway surface liquid's antibiotic properties
People with cystic fibrosis are missing a protein in the lining of the lung that releases bicarbonate, a key infection-fighting agent. The drug amphotericin can form channels to release bicarbonate(red) in lung tissue, restoring the airway surface liquid's antibiotic properties. Credit: Rebecca Schultz, Carle Illinois College of Medicine. / @ Medical Express (참고 1)

낭성섬유증(cystic fibrosis) 환자들은 열 명 중 한 명꼴로 현행 치료법이 듣지 않아, 숨가쁨과 폐렴 및 기타 감염증의 파상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곤 한다. 3월 13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이미 항진균제(antifungal drug)로 승인받은 약물이 낭성섬유증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한다. 동물과 인간세포를 이용한 연구에서, 그 약물은 낭성섬유증에 걸린 돼지는 물론 인간 세포의 건강을 회복시킨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경이로운 발전이다"라고 존스홉킨스 의대의 낭성섬유증 전문가 게리 커팅은 논평했다. "이런 유형의 약물은 혁명적 치료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낭성섬유증 환자에게 실행 가능한 옵션(viable option)을 제공할 수 있다."

낭성섬유증은 CFTR(cystic fibrosis transmembrane conductance regulator)이라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 변이에서 비롯된다. 이 단백질은 기도(氣道: 폐에 출입하는 공기의 통로)의 내벽을 구성하는 상피세포(epithelial cell)에 세공(pore)을 형성하여, 상피세포에 중탄산염(bicarbonate)을 축적시킨다. 기도에 생긴 세공(細孔)은 통상적으로 상피세포들로 하여금 폐 점막(粘膜)에 중탄산나트륨을 투입함으로써, 폐조직을 감염시키는 세균과 싸우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낭성섬유증 환자의 경우 이 세공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반복적이고 때로 치명적인 폐감염으로 고통을 받는다.

그 동안 일련의 혁명적인 신약들이 개발되어, CFTR 경로의 기능이 최소한 부분적으로 회복되도록 도와주었다. 예컨대 한 치료법은 CFTR 단백질이 적절히 형성되도록 도와주고, 다른 치료법들은 세포의 세공에 유입되는 중탄산나트륨의 양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어떤 낭성섬유증 환자들의 변이된 CFTR은 이런 약물들에 반응하지 않으며, 어떤 환자들은 CFTR 유전자가 아예 없다. "CFTR을 생성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라고 커팅은 말했다.

그러나 상황이 조만간 바뀔 것 같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 캠퍼스의 마틴 버크(화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암포테리신 B(Am B: amphotericin B)라는 항진균제를 면밀히 연구해 왔다. Am B는 세포막에서 스테롤(sterols)이라는 분자를 추출하는데, 이것이 진균의 세포를 죽일 수 있다. 왜냐하면 스테롤(즉, 에르고스테롤)은 세포막의 안정성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Am B는 인간의 세포에 독성을 끼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세포막에서 인간의 스테롤(즉, 콜레스테롤)을 끄집어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농도에서는, 「Am B - 스테롤 복합체」가 제2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그 내용인즉 세포막에 세공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Am B - 스테롤 복합체」가 폐 상피세포에도 세공을 형성함으로써 낭성섬유증 환자의 폐로 하여금 중탄산나트륨을 방출하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버크가 이끄는 연구진은 낭성섬유증 환자에게서 공여 받은 폐조직을 대상으로 Am B의 효능을 테스트했다. (이 환자들은 다양한 CFTR 유전자 변이를 포함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CFTR를 생성하지 못하는 변이도 포함되어 있다.) 먼저, 실험실에서 배양된 상피세포에서, Am B는 세공을 형성했고, 이 세공들이 중탄산나트륨을 방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낭성섬유증에 걸린 돼지에서, 폐에 전달되도록 변형된 Am B 버전은 낭성섬유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Am B로 치료받은 돼지의 폐점막은 감염과 싸우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3월 13일 《Nature》에 발표했다(참고 2).

이미 승인된 무좀약, 난치성 낭성섬유증 환자에게 새 희망
@ Nature

Am B가 생성한 세공은 진짜 세공과 100% 동일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중탄산나트률 이외의 분자들도 통과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돼지을 이용한 연구에서는 그로 인한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는 이번 연구결과에 놀랍도록 흥분하고 있다"라고 낭성섬유증 환자인 에밀리 크라머-골링코프는 말했다. 그녀는 펜실베이니아 메리온 스테이션에 있는 에밀리 앙투라지(Emily’s Entourage)라는 비영리 연구재단의 공동 설립자로, 버크의 연구를 지원했다. "내 친구들 중 상당수가 최근 개발된 CFTR 약물에 반응하는 것을 보고, 나는 뛸 듯이 기뻐했었다. 그러나 정작 나는 비반응성 CFTR 변이(nonresponsive CFTR mutation)를 가진 10%에 속해, 늘 난파선을 타고 있는 듯한 심정이었다."

이번 연구는 크라머-골링포프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초기 데이터는 훌륭해 보인다. 만약 인간에게도 적용된다면, Am B는 환자들에게 신속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FDA의 승인을 받은 약물이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많은 사람들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medicalxpress.com/news/2019-03-potential-cystic-fibrosis-treatment-molecular.html
2. http://www.nature.com/articles/s41586-019-1018-5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3/antifungal-drug-could-help-cystic-fibrosis-patients-whom-common-treatments-don-t-work

 

오늘도 우리 몸은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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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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