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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종양의 발병과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성
의학약학 양병찬 (2019-02-14 09:29)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냐 여성이냐에 따라, 암을 초래하는 변이의 종류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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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0개의 종양과 28가지 암에 걸친 유전체분석 결과, 한 사람의 생물학적 성(biological sex)이 암초래변이(cancer-causing mutation)의 종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생물학적 남성에서 발견되는 암초래변이는 생물학적 여성에서 발견되는 암초래변이와 - 종양에 숨어있는 변이의 '개수'는 물론 '종류'까지 -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여성의 간종양은 불일치복구 시스템(mismatch repair)의 결함에 의해 초래되는 변이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고, 남성의 경우에는 암의 종류에 무관하게 이중가닥절단(DSBs: double-strand breaks) 복구와 관련된 DNA 변화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편향은, 종양이 성별로 다르게 발병·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핵심적인 생물학적 차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단, 이번 연구에서 조직 샘플을 제공한 사람의 '젠더'는 고려되지 않았다. '젠더'와 '섹스'는 다르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출판전 서버인 《bioRxiv》에 업로드되었다(참고 1).

"암 환자의 성(性)이 중요한 것은, 생활방식의 차이 때문만이 아니라는 설(說)이 힘을 얻고 있다"라고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케네스 뷔토(유전학)는 말했다. "예컨대 폐암과 간암은, 흡연이나 음주의 차이를 보정한 후에도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흔한데, 그러한 편향의 원천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다."

"암 연구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이러한 편향에 관한 연구가 매우 빈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까지 정식으로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남녀간에는 극적인 차이가 없다'는 통념이 지배해 왔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변이지도 작성

2014년 미 국립보건원(NIH)은 연구자들에게 "전임상 연구에서 성차(性差)를 고려하라(이를테면, 암컷 동물이나 여성의 세포주를 포함하라)"고 권고하기 시작했다(참고 2). 그 이후 일부 연구자들은 "특정 암(예: 일부 뇌종양(참고 3), 진행성 흑색종(참고 4))의 경우, 단백질코딩 유전자의 변이 빈도에 성편향이 존재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종양 유전체의 성차에 관한 연구 중에서, (비록 동료심사를 거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bioRxiv》에 업로드된 연구만큼 광범위한 것은 없었다. 연구진은 단백질 코딩 유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예: 유전자의 on/off 시기를 제어)을 수행하는 DNA에 나타난 변이까지 광범위하게 분석했다. 또한 연구진은 다양한 암에 걸쳐 남녀의 유전체를 비교 검토함으로써, DNA 변이의 추가적인 패턴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는 부분적으로 샘플 수의 증가에 기인한다.)

UCLA의 폴 부트로스(유전학)가 이끄는 연구진은 국제암지놈컨소시엄(International Cancer Genome Consortium)에서 수집된 전유전체 시퀀스를 분석했다. (1) 그들은 암을 추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174개 변이의 빈도차를 분석한 결과, 그중 일부의 성차가 두드러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나아가, 유전체의 DNA 분절(segment)에서 결실(deletion)이나 중복(duplication)을 광범위하게 분석한 결과, 4,285개의 성편향 유전자(sex-biased gene)가 15개 염색체에 분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2) 또한 종양의 발달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변이에서도 차이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일부 암이 남녀별로 상이한 진화경로를 밟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3)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DNA 변이의 특이한 패턴을 살펴봤는데, 일부 암의 경우 그러한 패턴은 종양의 원천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흡연은 DNA에 특이한 서명(signature)을 남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결과를 종합하여, 연구진은 한쪽 성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8가지 변이 패턴을 제시했다. 예컨대, 여성 샘플의 97%는 모든 암에서 불일치복구 결함의 전형적 특징인 DNA 서명(DNA signature)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에 반해 남성 샘플의 경우에는 89%만이 그러한 패턴을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암의 경우에는 이러한 차이가 극단적으로 나타나, 여성은 88%, 남성은 58%가 그러한 서명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의 차이

"이러한 편향은, 변이를 초래하는 과정에 근본적인 생물학적 차이가 존재함을 시사한다"라고 부트로스는 말했다. "우리는 그러한 편향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우리는 변이의 '종류'가 아니라 '개수'의 차이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여성들은 남성보다 흡연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시험은 물론 전임상시험에서도 성차를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부트로스는 말했다.

"연구자들이 성차를 꾸준히 분석할 경우, 궁극적으로 뷔트로스와 동료들이 발견한 차이의 원천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뷔토는 말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진은 《bioRxiv》에 업로드한 논문에서 "간종양의 유전자활성에서 성차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참고 5).

"남성의 간암은 여성보다 약 세 배 흔하며, 일부 국가의 경우에는 차이가 더 많이 벌어진다. 그 원인을 더 잘 이해하면, 예방 및 치료 전략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고 뷔토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Li, C. H. et al. Preprint at bioRxiv (2019); https://doi.org/10.1101/528968
2. https://www.nature.com/news/policy-nih-to-balance-sex-in-cell-and-animal-studies-1.15195
3. https://doi.org/10.1007%2Fs00018-015-1930-2
4. https://doi.org/10.1093%2Fjnci%2Fdjv221
5. Natri, H. M., Sayres, M. W. & Buetow, K. Preprint at bioRxiv (2018); https://doi.org/10.1101/507939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0562-7

 

 

오늘도 우리 몸은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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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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