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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일하 교수 (2)
"내 연구를 쫓아가는 것이 실험실 안정화에 지름길"

인터뷰 내용
 - 연구실 인재상
 - 연구 중에 힘들었던 때와 극복 방법
 - 신임 교수들에게 조언
 - 젊은 과학자상
 - 연구비 지원에서 소외되는 과학자 그룹

일시: 2007년 9월 20일, 오후 3:00

장소: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일하 교수 약력

연구실 동영상

연구실 인재상

"우리 실험실은 유전학 기반이기 때문에 유전학적인 기술은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누가 들어오더라도 금방 익숙하게 배울 수 있도록 학생들이 완벽하게 시스템을 갖춰 놨다. 그래서 단백질을 분리하고 분석하는 생화학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이 들어온다면 더 환영한다. 생화학적인 기술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분이면 우리 실험실의 유전학적인 기술과 잘 어울려 좋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구 중에 힘들었던 때와 극복 방법

"나와 비교되는 비슷한 동료가 한창 왕성한 연구성과를 내는데, 나만 결과가 안 나올 때면 진짜 힘들어진다. 이런 어려움은 예전이나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스트레스가 된다. 그러나 답 또한 없다.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이다. 내 일을 꾸준히 하면서 성과가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성과가 나오면 잘 나가는 동료와 내가 비슷해지는 것이다."

신임 교수들에게 조언

"처음 이곳에 와서 실험실이 안정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가장 큰 이유는 내 연구를 쫓기보다는 연구비를 쫓아 연구를 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연구비 조건이 과제가 중복되면 안 되고 여러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자꾸만 일을 벌여나가야만 되었다. 벌인 일들 중에는 내가 꼭 하고 싶지 않은 일, 연구비를 받기 위해서 만들어놓은 과제들도 생기게 되었다. 이런 것까지 다 하려다 보니 에너지가 분산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집중을 못하게 되었다. 결국에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기까지 나의 발목을 오랫동안 붙잡는 일이 되었다.

지금의 신임 교수들이 나처럼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연구비가 아닌 내가 지금 마음에 품고 있는 질문을 쫓아가는 것이 실험실을 안정화시키는 가장 빠른 길인 것 같다. "

젊은 과학자상

"연구를 하려면 일단 끈기가 있어야 한다. 하나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풀기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기본적으로 끈기가 있어야 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개발하려고 보면 내가 생각한 것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풀어놓은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된다. 그럴 때는 앞으로 5~10년 뒤에 어떤 일이 가장 프론티어 선상에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보고 자기 실험을 그 프론티어에 어떻게 맞출 것인지 생각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학생들한테도 항상 강조한다. 한 10년 뒤에는 이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를 놓고 얘기를 많이 한다. 멀리보고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

DNA 구조를 밝힌 왓슨과 크릭 두 박사 중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크릭 박사를 존경한다. 왓슨은 노벨상을 받고 행정 쪽으로 돌아섰지만 크릭 박사는 연구자로 남아서 다음 단계에 우리가 풀어야할 과제가 무엇인지 제시하고 과학자들이 옮겨가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문제가 풀리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프런티어를 제시했다. 본인이 실제로 실험을 하면서 전체 과학자들을 리드해 나가는 그런 모습이 우리가 닮아야할 과학자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

연구비 지원에서 소외되는 과학자 그룹

"지금 우리나라 연구비 배분 시스템을 보면서 몇 가지 내가 생각하는 문제점을 짚어보겠다. 우리 과학계에 너무 빨리 조로현상이 왔다. 나이든 과학자들이 연구비에서 너무 쉽게 배제되어 버리는 것이다. 과거에는 연세 드신 분들이 거의 연구비를 좌지우지했었는데, 지금은 젊은 연구자들에게 너무 편중되고 아직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역

량이 되는 분들까지도 배제해 버리는 것 같다. 심지어 어떤 선배과학자는 지금 활발하게 논문이 나오고 있는데도 과제를 신청하면 이제 쉬어도 되지 않느냐라는 얘길 듣는다. 아직 연구를 왕성하게 하고 있고 하고 싶어 하는 선배과학자가 연구비에서 배제되지 않는 시스템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같은 맥락에서 신임교수들이 연구비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야 할 것이다. 물론 학술진흥재단이나 과학재단에 신진과학자를 위한 과제가 있긴 하지만 과제 자체가 너무 작다. 그래서 내가 했던 시행착오를 후배 과학자들도 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관련 사이트: 식물발달유전학연구실

기자: 장영옥
촬영/사진: 조점희
동영상 편집: 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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