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시냅스 생성에 관한 메커니즘 연구
KAIST 생명과학과 김은준 교수
- 시냅스생성 창의연구단의 연구 주제
- 신경전달 방법의 종류
- 현재 집중하고 있는 연구 내용
- 실험적인 접근 방법과 연구 모델
- 대표적인 연구성과
- 연구결과의 임상 응용 가능성
- 신경생물학 전공 선택의 계기
- 연구 방향과 계획
일시: 2007년 3월 12일, 오후 1:00
장소: KAIST 생명과학과
시냅스생성 창의연구단의 연구 주제
"우리 연구실은 시냅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분자기전을 연구하고 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이 일어나는 장소이고, 전시냅스(presynapse)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유리되고 후시냅스(postsynapse)에서 신경전달물질 수용체가 반응해서 신경전달이 일어난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로 시냅스에는 신경전달 유리에 관련되는 단백질뿐 아니라 다른 많은 단백질들이 함께 존재한다.
현재 적어도 500여 종의 단백질이 알려져 있고 그 외에도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렇게 많은 단백질들이 어떻게 모여서 시냅스를 만들고 신경전달 반응을 하고, 상황에 따라 신경전달 효율이 변화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지 아직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 연구실은 이런 복잡한 기전을 이해하려고 한다."
신경전달의 종류
"신경전달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흥분성 신경전달과 억제성 신경전달이 있다. 흥분성 신경전달은 신경전달이 일어났을 때 후시냅스(postsynapse)가 흥분하게 되고, 반대로 후시냅스가 억제되는 상황이면 억제성 신경전달이다. 흥분성 신경전달 물질은 glutamic acid(glutamate)이고 억제성 신경전달 물질은 GABA가 대표적이다. 아세틸콜린, 도파민, 세로토닌 이런 물질은 대체로 흥분성 신경전달과 억제성 신경전달을 조절하는 물질들이다."
현재 집중하고 있는 연구 내용
"시냅스 생성이라는 큰 주제 아래 여러 가지 시냅스 생성에 관련된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다.
전시냅스에 존재하는 신경전달 물질 유리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이 최근 알려졌다. 신경전달의 유리조절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을 연구하는 것이 첫 번째 소주제이다.
두 번째, axon(축삭)과 dendrite(수상돌기)가 시냅스를 만들려면 먼저 만나서 상대방을 인식하고 초기 시냅스를 만들고 성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Axon과 dendrite가 알아보는 과정에는 cell adhesion molecule들이 관여한다. Cell adhesion molecule들은 세포막 표면에 있는 막단백질인데 보통 다른 세포를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어떤 cell adhesion molecule이 시냅스 형성에 관여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세 번째, 후시냅스에서 신경전달 수용체가 활성화 된 뒤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신호전달들이 서로 어떻게 조화롭게 일어나는지 연구하고 있다.
네 번째, 흥분성 시냅스 주변을 살펴보면 dendrite 부위에 가시처럼 불룩 솟아오른 dendritic spine들이 있는데 하나하나 모양들이 사람 머리 모양을 하고 있다. Dendritic spine은 f-actin이라는 물질들의 polymerization(중합)으로 만들어지는데 아직 메커니즘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는 두 번째 메커니즘인 전시냅스와 후시냅스 사이의 adhesion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두 시냅스가 어떻게 서로를 만나고 인지해서 시냅스를 만들고 잘 접착해서 유지하는가이다."
실험적인 접근 방법과 연구 모델
"시작은 분자세포생물학적인 방법이었다. 처음에는 후시냅스에서 가장 중요한 단백질인 PSD-95에 관한 연구를 했었다. 이 단백질은 후시냅스에서 알려진 수백 가지 단백질 중에서 3번째로 양이 많은 단백질이고 여러 가지 protein-protein interaction에 관여하는 도메인을 많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adaptor protein 또는 scaffolding protein이라고 한다.
PSD-95가 어떻게 시냅스를 만드는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기 때문에 PSD-95와 결합하는 단백질을 찾기 위해 우리 그룹은 굉장히 큰 규모로 스크리닝을 시작했고, PSD-95에 결합하는 100여 가지의 단백질들을 찾았다. 이 중에서 가장 개념적으로 흥미가 있고 우리 분야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cell adhesion에 관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다른 실험 기법으로는 신경세포를 배양해서 그 안에 유전자를 과발현하거나 발현 억제를 해서 신경세포와 시냅스, 신호전달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보고 있다.
그리고 in-vivo에서 이런 단백질들의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 knock out mouse를 통한 분석을 하고 있다. 해부학적으로 시냅스에 문제가 있는지, 전기생리학적으로 신경전달이 잘 일어나는지, 행동학 측면에서 시냅스가 잘못되면 학습과 기억에 어떤 현상을 보이는지 연구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구성과
"작년에 시냅스 adhesion에 관여하는 분자인 NGL과 SALM을 찾아서 발표했다. 10여 년 전에 시냅스를 형성하는데 관여하는 핵심 분자인 neuroligin이 발견된 이후에는 눈에 띄는 cell adhesion molecule이 발견되지 않았다. 뇌 안에는 다양한 신경세포와 시냅스가 존재하는데 이 시냅스의 특이성을 결정하는 adhesion molecule이 neuroligin 한 종류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 추가로 adhesion molecule을 찾았고 앞으로 이 분자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가설들을 테스트하는 많은 일들이 남아있다."
연구결과의 임상 응용 가능성
"우리 연구는 워낙 기초적인 연구이기 때문에 응용까지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정신발달이상이나 성장 후에도 올 수 있는 정신이상의 원인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원래 기초연구가 앞서가고 임상연구와 응용연구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Neuroligin의 경우도 발견 된 것은 10여 년 전이지만, 이것이 잘못되었을 때 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정신박약이나 자폐증이 밝혀진 것은 최근 몇 년 전이다.
특히 우리가 발표한 NGL은 netrin-G와 결합하는데 netrin-G에 이상이 생기면 정신박약 생기고 SNP analysis를 통해서 본 결과 정신분열과 상당히 연관성이 높다고 최근에 보고 되었다. 아직 임상보고는 없지만 앞으로 5~10년 뒤면 NGL과 SALM이 여러 가지 정신질환이나 뇌질환과 연관되는 보고가 나오지 않을까 희망한다."
신경생물학 전공 선택의 계기
"학부 전공은 약학이었고, 당시 약학을 배우면서 약물의 1/3 정도가 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이고 그 약물들의 작용기작과 신경계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신경계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후 KAIST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유학을 준비하면서 전공 선택을 고민할 때, 당시 존경하는 동경대학의 한 교수님이 앞으로 20년 뒤면 상대적으로 더 유망한 전공이 신경과학과 발생학일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신경생물학을 전공하게 되었다."
연구 방향과 계획
"현재 우리 연구실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synaptic adhesion인데 이것은 상당히 세포생물학적인 성격이 강한 연구이다. 그렇지만 시냅스를 연구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시냅스를 통한 신경전달의 이해이고 신경전달은 상황에 따라 효율이 증가되기도 하고 감소되기도 한다. 이것이 시냅스의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우리 분야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되고 있는 연구주제가 바로 시냅스 가소성 메커니즘이다.
우리도 synaptic adhesion 이외 시냅스 가소성에 관한 연구를 더 할 생각이다. 최근에 우리가 스크리닝으로 찾은 분자들 중에서 시냅스 가소성에 연관된 재미있는 분자들이 몇 개 있다. 아직은 초기 연구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는 dendritic spine을 만드는 영역 연구인데, 이것이 재미있는 것은 dendritic spine이 무너져서 시냅스가 사라지면 바로 정신지체(mental retardation)가 된다는 보고가 최근 있다. 여기에 관여하는 후보물질도 가지고 있다. 앞으로 dendritic spine의 생성이나 분해에 관한 분자적인 메커니즘을 더 연구하게 될 것이다."
< 인터뷰 내용 > 일시: 2007년 3월 12일, 오후 1:00 |
우리 실험실은?
"우리 연구실에는 post-doc.이 6명, 박사과정 4명, 석사과정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보기에 우리 실험실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지금보다 더 혈기왕성하던 예전에는 일일이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챙기고, 주말이나 늦은 시간까지도 실험실에 있는지 없는지 신경을 쓰는 편이었는데, 그런 면에서 지금은 내가 포기를 많이 했고 또 반면에 학생들이 알아서 잘 하는 것 같다. 항상 능동적으로 아이디어를 내주고 능동적으로 토론을 많이 해달라고 주문을 하는데 고맙게도 학생들이 잘 해주는 것 같다. 이 점은 고맙게 생각한다."
대학원생 인재상
"기술이란 것은 항상 바뀌기 마련이다. 현재 우리 실험실에서 일반적으로 쓰이는 기술이 사실 2~3년 전만해도 존재하지 않던 기술이다. 지금도 좀더 효과적인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그래서 실험적인 기술을 좀더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학생이면 좋겠다."
외국 학회 초청 강연
"Gordon research conference에 초청되긴 했지만 굉장히 분에 넘치는 일인 것 같다. 이 학계라는 곳이 대단한 전문가들이 많다보니 어찌 보면 굉장히 냉혹한 곳이기도 하다. 논문을 투고하면 그들은 이 논문의 좋은 점과 불확실한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그룹이 있으면, 그런 그룹에 대해서 자기들이 생각하는 초청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만나서 얘기하고 기회를 주는 process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속에서 우리가 연구했던 내용을 발표하고 인정을 받게 되면 어느 정도 단계를 올라갈 수 있겠지만 아직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이번에 우리 나름의 좋은 결과를 가지고 가서 열띤 토론을 해볼 생각이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요즘 젊은 사람들 너무 진지하고 열심히 잘 해서 사실 부럽기도 하다. 나도 젊었을 때는 과학만 잘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연구책임자(PI)로서 연구실을 이끌어가면서 생각해보니까, 우리 연구실 학생들도 나중에는 PI가 되어야 할 것이고 이들이 어떤 소양을 갖춰야 될까 고민을 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논문을 읽어야 한다. 이렇게 꾸준히 자기 연구 분야 정보를 모으는 성실함이 우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기존의 알려진 내용을 뛰어넘는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비를 받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논리적으로 설득하고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연구비를 받더라도 연구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동기를 주고 리드할 수 있는 리더쉽이 있어야 하고, 학생이 100명이면 100명마다 성격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각 개인마다 나름대로 조절할 수 있는 섬세함도 있어야 할 것이다. 역시 논문낼 때 다른 리뷰어와 싸워야하니까 자신의 연구에 대해서 확신에 근거해서 반격할 수 있는 공격적인 면도 있어야 한다. 일반 대중에게 자신의 연구를 소개할 때는 대중의 눈높이에 낮춰서 설명을 잘 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한다.
이곳 생명과 고규영 교수님을 참 좋아하는데, 그 분이 항상 세미나 발표를 할 때면 슬라이드에 본인이 그린 수채화를 꼭 몇 장 끼워 넣는다. 예술가가 훌륭한 작품을 위해서 마지막 땀방울까지 작품에 쏟아 넣는 것처럼 학생들이 몇 년에 걸쳐 힘들게 연구를 해서 쓰는 논문을 예술로 표현할 줄 아는 그런 기질도 있으면 좋겠다.
결국 종합적인 소양을 다 필요로 하는 직업이 과학자인 것 같다. 너무 과학적인 측면만 보지 말고 다양한 소양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힘들었던 때와 극복 방법
"능력이 부족해서 항상 힘들다. 그렇지만 어려운 상황이 닥치면 신앙에 의존해서 극복을 하고 실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석사과정이나 박사과정 때 프로젝트를 하면서 프로젝트가 안 되면 이때가 사실 제일 힘들고 어렵다. 나도 그랬다. 나중에 포스닥 정도 되면서 요령이 생겼는데, 프로젝트를 하나만 하지 않고 여러 개를 하면 그 중에는 안 되는 것도 있고 잘되는 것도 있기 마련이다. 위험을 분산하는 요령을 익힌 것 같다. 잘 안되는 프로젝트는 멈추고, 잘 되는 프로젝트는 새로운 사실들이 나오니까 하부 프로젝트를 몇 개 더 만들어 그쪽으로 계속 일을 진행해 나가고 그렇게 하면서 어려움을 넘겼던 것 같다.
어려움에 빠졌을 때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다. 자신을 믿고 얼마든지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빠져나올 수 있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많은 대학원생들이 운에 따라 프로젝트가 잘 진행이 안 될 때도 있는데, 그것이 본인의 실력이 없어서 그렇다고 본인을 과소평가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일수록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이겨낼 수 있는 학생이 되었으면 좋겠다."
KAIST 교수 평가방법의 변화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교수들은 불만이 있긴 하다. 예전에는 교수들이 비교적 자발적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연구도 열심히 하는 분위기였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썩 편치는 않지만 교수들이 모두 열심히 하고 있고 결국에는 이런 제도 속에서 KAIST의 국내외적 명성이 올라가고 발전해 나갈 것이다. 어떤 제도든지 완벽할 순 없고, 또 이젠 만들어졌기 때문에 그 제도 속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장점은 최대한으로 다 끌어내보자는 생각이다. 그 다음에 결과를 놓고 얘기를 해봐야할 것이다. 현재는 교수들이 다 협조하고 있다. "
기자: 장영옥
촬영/사진: 조점희
동영상 편집: 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