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SNP를 이용한 질환의 유전적 소인 연구
(주)에스엔피제네틱스 신형두 대표
- 연구실 소개와 주요 연구 내용
- 특별히 연구 논문 발표를 많이 하는 벤처 기업
- 핵심 기술과 시장화 가능성, 수익 모델
- 한국인 특이 SNP?
- 연구 계획과 방향
- 회사의 경쟁력
- 연구 성과 소개
- 연구원 채용 계획, 채용 분야
일시: 2005년 12월 7일, 오후 3:00
장소: (주)에스엔피제네틱스
회사 연구실 소개와 주요 연구 내용
"㈜에스엔피제네틱스는 이름 그대로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연구를 하고 있다. SNP는 특정 유전질환(Monogenic trait) 뿐 아니라 천식, 당뇨, 골다공증 등 만성 질환(polygenic trait) 연구에도 세계적으로 많이 진행되고 있다."
특별히 연구 논문 발표를 많이 하는 벤처 기업
"바이오 벤처는 과학이 기초가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우리 회사에서는 상당히 많은 인력이 연구 논문 작성에 집중하고 있다. 단순히 typing을 하고 검사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발한 내용을 학문적으로 검증을 받아야만 비로소 국내외적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
SNP 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니다. 사람의 질환 정보가 있어야만 어떤 SNP가 어떤 질환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공동 연구를 위해서라도 논문은 필요한 수단이고 목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우리의 큰 목표인 진단 칩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서도 논문을 통한 학문적인 근거를 마련이 필요하다."
회사의 핵심 기술과 시장화 가능성, 수익 모델
"회사의 수익 모델은 단기, 중기, 장기로 나뉠 수 있다. 벤처가 가지고 있는 꿈만으로는 회사 운영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직은 Sequencing 서비스나 genotyping 서비스와 같은 단기 수익 모델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용역 또는 서비스에서 그치지 않고 이 자체를 공동 연구로 업그레이드를 시키고 있다. Sequencing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논문을 같이 쓰고 특허를 나눌 수 없을 것이다.
SNP 연구는 개념적으로는 상당히 쉽지만 실제 실험을 위해서는 경험적인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동 연구를 통해서 SNP에 관한 경험과 기술도 함께 제공하면서 일을 진행한다.
단기적인 공동 연구를 통해 생기는 논문이나 특허들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나중에는 이런 정보들이 모이면 진단 칩 개발로 가능하다. 장기적으로는 질병 진단 칩이 상용화 됐을 때 발생하는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진단 칩이나 진단 키트에서 중요한 것은 안에 들어있는 컨텐츠이다. 우리가 논문을 내고 특허를 내는 것은 우리가 발굴한 내용을 증명하는 과정이지만 큰 그림으로 보면 하나하나의 컨텐츠 개발의 과정이다.
Monogenic disease 같은 경우, 유전자 한두 개 유전자에 의해서 질환이 생기는데 천식이나 당뇨 같은 경우는 유전적 요인 뿐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도 함께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런 질병은 하나의 유전자로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가 하는 일은 질환 진단에 쓰일 수 있는 컨텐츠 개발이다.
천식, 당뇨, 골다공증, 근육병(루프스), 간암, 알코올 중독(알코올리즘) 등 현재 11개 프로젝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이 한국인 호발성 질병들이다. 그리고 한우 육질을 알 수 있는 SNP도 하고 있다."
한국인 특이 SNP?
"일반적으로 전체 사람에 존재하는 SNP 개수는 1,000만~3,000만 개라고 얘기한다. 동양인, 서양인, 아프리카인이든 보통 85% 정도는 공통적인 SNP이다. 그러나 흔치 않는 것은 민족적인 특성을 보일 수 있다. SNP에서는 민족적인 특이성보다는 어떤 SNP가 어떤 질병과 관계가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런 특허가 나중에 진단이나 신약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
연구 계획과 방향
"지금까지는 한정된 수의 유전자를 가지고 질환 관련성을 봤는데, 올해 말이나 내년부터는 대규모의 유전자 정보를 동시에 typing 할 수 있는 기계를 들여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한 사람이 10만 개에서 100만 개를 동시에 SNP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전적 소인을 찾는 것이 굉장히 빨라진다. 미국 NIH director 콜린스 박사가 두 달 전 학회에서 2008년까지 주요 5개 질환에 관한 유전적 소인을 모두 밝히겠다고 공언을 했다. 지금의 기술 발달 수준을 보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우리 연구실에서도 지난 2주 동안 실험 량이 지난 5년 동안 했던 실험 량보다 훨씬 많을 정도다.
지금 국립보건원 유전체 연구실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첫 번째 프로젝트는 아스피린에 때문에 발생하는 천식의 유전적 소인을 찾는 genome scanning이다."
회사의 경쟁력
"우리가 자랑하는 경쟁력은 좋은 collaboration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SNP연구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분야에 최고 수준의 임상 의사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좋은 clinical data를 확보할 수 있다. 외국에 비해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외국에도 SNP 연구를 하는 기관이 많지만 대부분 한 두 개의 질환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는 반면, 우리는 여러 개 질환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효율적이다.
웬만한 genotyping 같은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기계가 다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SNP 데이터를 다루고 해석하고 증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어느 연구실이나 기계만 있으면 SNP 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고 임상적 의미가 있는지 분석, 해석, 증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우리가 가진 핵심 기술이다."
연구 성과 소개
"우리나라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으로 간암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재는 바이러스 감염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어떤 사람은 40대에 간암으로 진행되고 어떤 사람은 60~70대라도 간암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간암 발생이 다른 유전적 소인을 찾기 위해 SNP 연구를 하였다. IL-10 유전자 변이가 간염과 관계있는 것을 2003년 Human Molecular Genetics 저널에 발표하였다. 그 뒤로 천식과 당뇨, 비만 관련 연구를 해서 발표하였다."
연구원 채용 계획, 채용 분야
"우리 연구소에는 14명 연구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질환을 다루지만 DNA work은 비슷하다. SNP 분석을 위해서는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어떤 단계에서 유전적 소인이 있는지 없는지 임상의사와 계속 논의를 거치면서 분석에 들어간다.
현재 우리는 실험 기계를 계속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고 시스템도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하지만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증명해서 논문을 쓰는 작업은 정형화 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 병목 현상이 걸린 업무가 바로 이 부분이다.
작년에 34편의 논문을 썼고 올해는 50여 편의 논문이 나올 것이다. 그 동안 나와 다른 몇몇 직원들과 함께 이 작업을 맡아 해왔지만 쉽지 않다. 이런 부분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지금 대학의 유전학 강의는 아직도 멘델의 유전법칙 수준이며 SNP와 같은 최신 유전학 강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최신 유전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적어서 아쉽다.
이미 우리 회사는 인프라는 갖춰져 있는 상황이므로 질환이나 통계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면 우리 회사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인터뷰 내용 >
- 유전자 연구를 하게 된 배경
- 우리나라도 SNP 연구가 가능하다.
- 회사 운영의 어려움
- 젊은 과학자들에게 바람
- SNP 연구는 실용 학문
일시: 2005년 12월 7일, 오후 3:00
장소: (주)에스엔피제네틱스
유전자 연구를 하게 된 배경
"처음에는 내분비학 연구를 하려고 했는데, 수의과대학 박사 과정에 들어가면서 소 혈액형 연구를 하게 되었다. 유전학인 줄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유전학 연구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사람은 수혈할 때 혈액형이 쓰이지만 소는 주로 친자 확인이나 개체 확인에 쓰인다. 당시는 DNA 확인이란 개념이 없어서 혈청학적인 방법으로 친자나 개체 확인을 했다. 서산 축협 연구소에서 5년 정도 근무하면서 국내에서 이 실험방법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뒤 미국 NIH로 post-doc.을 가서 human genetics 연구를 하였다. 그 실험실에서는 HIV 감염이 안 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그 이유가 CCR5 유전자 돌연변이 때문이라는 것을 연구하고 있었다. 당시는 사람마다 바이러스 감수성도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런 사실이 1996년에 밝혀졌고, 나는 에이즈 감염 후 사람마다 진행 속도가 다른 이유를 밝히는 연구를 하였다. 이 연구는 IL10 유전자의 1개 염기가 다르기 때문임을 밝혀 2000년 PNAS 저널에 발표하였다."
우리나라도 SNP 연구가 가능하다.
"미국 NIH에 있으면서 한국에 들어올 때 SNP 연구는 나름대로 미국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SNP 연구는 지식과 열정, 그리고 임상 의사의 도움만 얻을 수 있다면 우리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백인과 흑인의 SNP 데이터는 이미 외국에서 많이 확보되어 있지만 아시아인의 SNP 데이터는 사실 제대로 확보되어 있지 않다.
분명 아시아인은 백인이나 흑인과는 다른 유전적 기반을 가지고 있고, 인구수도 세계 3분의 1이 넘는다. 외국과 같이 경쟁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부분은 분명 있다고 본다. 지난 5년 동안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좋은 연구 논문들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SNP 연구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른 사람들도 인증한다는 것이다. 좋은 공동 연구만 이뤄지면 분명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정부의 지원으로 많은 연구를 해왔다. 그러나 많은 질환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연구비가 충분한 편은 아니었다. SNP 진단 칩은 이르면 내년, 앞으로 2~3년 안에 시제품으로 만들 생각이다. 그때부터는 진단 칩으로 인한 매출이 일어날 것이다. 그때까지는 정부에서 seed money를 지원해줘야 한다. 산업적으로 이용이 되기 시작하면 그때는 정부에서 seed money를 거둬들여도 될 것이다."
회사 운영의 어려움
"나는 수의사이기 때문에 사람의 임상 데이터를 어떻게 모아야 할 것인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의사였다면 직접 모으거나 의사 친구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 서울대학교 '간 연구소' 소장이신 이효석 교수님과 함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 몇 편의 좋은 논문이 나왔고 이후 여러 곳을 소개 받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어려움은 역시 돈 문제였다. 회사가 1년 반, 2년 정도 되었을 무렵 초기 투자금이 거의 바닥나고 당장 직원들 월급을 걱정해야 될 형편이 되었다. 굉장히 큰 위기였는데 주위 지인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제는 이런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적더라도 알찬 연구를 했지만 이제는 genome 수준의 연구를 해야 할 때이다. 2~3년이면 주요 질환이 정복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므로 우리도 더 이상 유전자 한두 개 수준이 아니라 몇 만개 유전자를 한꺼번에 연구해야 한다. 우리가 칩을 개발한다는 측면에서 사실 지금이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다. 100개, 500개 칩, 백만 개 SNP 칩이 이제 막 출시되기 시작한다. 우리가 만든 칩도 일부는 아시아에서 처음 사용하는 기술이다. 일단 가능성을 어느 정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질병관리본부의 유전체 연구 용역을 받아서 많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서 덕분에 이제는 큰 규모의 연구가 가능해졌다."
젊은 과학자들에게 바람
"좀더 열정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미 만들어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만들고자 도전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세상에 어렵지 않은 일이 없다. 현재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5년, 10년 시간이 지나면서 쌓이게 되면 나중엔 큰 일이 되는 법이다."
SNP 연구는 실용 학문, 이제부터 시작
"SNP는 단순히 학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2~3년 안에 실용화될 수 있는 학문이다. 이제 막 기하급수적으로 컨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앞으로 2~3년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기자: 장영옥
촬영/사진/동영상 편집: 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