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만사 인터뷰 구. 브만사
식물의 Cellular Systems Biology의 이해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부 황인환 교수
- 세포시스템연구실의 연구 주제
- 식물을 시스템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접근 방법
- 현재 연구의 직접적인 타겟은?
- 인공세포 연구의 현 주소와 목표
- 앞으로 연구 계획과 방향
- 연구 성과
일시: 2005년 9월 15일, 오전 10:00
장소: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부
세포시스템연구실의 연구 주제
"최근 우리 실험실 이름을 "cellular systems biology"라고 바꿨다. 요즘 systems biology가 approach 개념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세포를 하나의 system으로 이해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하였다. 세포가 무엇으로 구성되어져 있고 어떤 방식으로 어떤 장소에서 활성이 일어나는지,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나중에는 세포로서 활성을 나타난다는 개념이다. 방법적인 면에서 시스템적인 approach를 해야 하지만, 단백질 하나를 보더라도 세포 시스템 측면에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식물을 시스템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접근 방법
"세포는 수많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세포를 깨면 각 단백질이 활성을 나타내기는 하지만 그 단백질의 활성이 세포의 활성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고등생물로 진화해갈수록 진핵세포의 특징은 각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는 것이다. 어떤 단백질은 특정 장소에서만 일어나야 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우리 연구는 단백질 이동 관점에서 출발했다.
단백질 이동 이유는 각자 장소에 가서 활성하기 위한 것이다. 세포내 signaling이 일어나고 있을 때 그 signaling은 각각 장소에서 일어나서 합쳐져야만 세포의 활성이 주어지기 때문에 결국 단백질이 어떤 장소에 가서 활성을 하느냐를 이해하게 되면, 단백질이 합쳐져 세포가 되었을 때 어떻게 전체적으로 나타나는지 개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각 세포들이 단백질 하나를 만들더라도 어느 장소에 가서 일을 할 것인지 미리 정해놓고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단백질이 어디로 가고 어느 장소에서 활성을 나타내는지를 주로 본다. 단백질 분해 효소만 보더라도 세포질에 있을 때와 소기관에 있을 때 기본적인 단백질 활성 자체는 같을지 모르지만 세포에서 보면 그 활성이 전혀 다르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단백질 하나하나가 만들어져서 세포의 어느 장소로 이동하는지 대단히 관심을 가지며 결국 합쳐져서 하나의 세포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한다."
현재 연구의 직접적인 타겟은?
"우리들 연구는 특정 소기관이 아니라 엽록체, 골지체, 소포체 등 많은 소기관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단백질이 이동해 갈 때 한 기관으로 바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여러 기관을 거쳐서 이동하기 때문에 단백질 이동과정 차원에서 보고 있다. 엽록체 같은 경우는 세포질에서 만들어져서 바로 엽록체로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세포가 어떤 방법으로 단백질을 엽록체로 보내줄지 결정 방법에도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단백질이 소기관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알면 소기관의 기능도 유추할 수 있다."
인공세포 연구의 현 주소와 목표
"식물연구를 하다보면 동물연구와 늘 비교하는 입장이 된다. 동물연구가 더 앞서 있고 인간에게 더 직접적이다. 약을 개발하더라도 사람에게 적용되기 쉽기 때문에 왜 사람들이 그 연구를 해야 하는지 이해시키기 훨씬 더 쉬운데 식물연구자들은 왜 식물을 연구해야 하는지를 좀더 잘 설명해야 하는 한다.
식물 연구도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실 식물이 병든 것 하나하나가 사람들에게 흥미롭지는 않다. 병든 식물은 뽑아내 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러나 전체 식물에 병이 들면 그것은 사람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다. 식물 연구 그 자체보다는 그것을 통해서 사람에게 얼마나 이로운가 하는 개념으로 접근이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식물을 어떤 식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 잘 이용해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주제의 하나가 된다.
사실 우리는 식물에서 굉장히 많은 의약품을 얻고 있다. 식물을 잘 이용해서 보다 쉽게 사람들이 기존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려면 기존 세포를 바꿔야 한다. 기존의 만들던 것을 더 많이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단백질을 식물에서 만들어내려면 식물의 기존 metabolism을 바꿔야 한다. 예를 들면, 항체를 동물에서 만들어내려면 1g에 백만$가 든다면 식물세포에서 만들 때는 천$면 된다. 생산단가가 낮아지면 보다 많은 사람이 약물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런 것이 인공세포의 개념이다. 기존의 만들지 않던 새로운 단백질이나 영양소를 질 좋게 만들 수 있다면 인간의 복지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미 단편적으로 그 연구를 하고 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식물세포 내 단백질 이동연구를 하고 있는데 식물 세포 소기관들이 어떤 일들을 할 수 있고 어떻게 단백질을 보내는지 연구를 통해서 단백질 행동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공세포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단백질을 제공하거나 단백질 위치를 이동하는 등등의 과정이 필요하고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연구는 인공세포를 만들기 위한 기초 연구가 될 것이다.
완벽한 인공세포를 만들려면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좋은 출발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창의연구가 지금 8년째 접어들고 있는데 그 동안 무(無)에서 상당히 국제적인 수준의 세포 내 단백질 움직임을 이해하고 세포 내 소기관으로 가는데 어떤 신호가 필요하고 누가 관여하는데 꽤 많은 정보를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앞으로 연구 계획과 방향
"우리의 연구는 여전히 기초연구에 머물러 있다. 단백질 하나를 특정 소기관에 보내기 위해서는 어떤 신호(단백질에 붙는 꼬리표와 같은 것)가 필요하고 어떻게 생겼는지, 이것을 재조합해서 인공적으로 단백질을 원하는 소기관으로 보낼 수 있는지 연구를 하고 있는데, 몇몇 실험은 이미 성공적인 결과를 보고 있다. 지금은 모델 단백질을 가지고 테스트하고 있는데, 실용적인 단백질 한두 개를 선정해서 원하는 소기관으로 보낼 수 있는지, 그리고 원하는 단백질을 많이 만들 수 있는지 테스트할 예정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면 다음 단계는 아마도 다른 연구 그룹에 넘겨서 다음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하거나 공동연구를 진행할 생각이다.
실험실 학생과 함께 기초연구와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 할 것이고 연구 성가 나오면 응용으로 넘기거나 공동연구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금까지 우리 실험실에서 시스템적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7~8년이 걸렸다. 앞으로 여전히 많은 것을 밝혀야 한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
"Plant Cell 저널은 식물분야에서는 상당히 인정받는 저널인데 우리 연구실에서 이 저널에 매년 1~2편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점점 더 수준 높은 저널로 연구를 발표해 내고 있다. 이를 통해 단백질 이동이나 단백질이 소기관에 들어가는 과정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5개 이상 최초로 발견하고 정확한 기능을 설명했다."
< 인터뷰 내용 > 일시: 2005년 9월 15일, 오전 10:00 |
대학원생 모집과 연구원 채용 계획, 인재상
기본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 대학원생의 경우는 학교와 학과에서 정해놓은 인원이 (일년에 평균 2명) 제한적이지만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문을 열어 놓고 싶다. 연구원의 경우도 전공 보다는 왜 이 연구를 하고 싶어 하는지 중점을 두고 선발한다.
교수님은 연구를 왜 하고 싶었나?
왜 안하고 싶었는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대학 3학년부터 연구실에 들어가서 실험을 했다. 남들이 발견해서 다 정리해놓은 것을 단순히 외워 전달하는 것 보다는 뭔가 내 손으로 해보는 것이 더 재미가 있었다. 그것을 계기로 실험을 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로는 왜 연구를 하는지 의심해 본적이 없다.
연구 중에 힘들었던 때와 극복 방법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 같은데, 학생과 포스 닥을 거쳐 교수가 되는 각 단계마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가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적당한 장소에 가서 일을 할 수 있어야만 연구가 가능하니까. Post-doc.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했을 때 내가 원하는 학교에서 political한 이유로 거절되고 다른 곳으로 가야 했을 때 상당히 힘들었다.
지금 post-doc.을 마친 젊은 과학자들이 이런 문제로 고민할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과학에서는 실력이 가장 우선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살아보면 알겠지만, 처음 시도한 것이 안 되었다 해서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과학이라는 학문을 해나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흥미가 제일 중요하다. 누군가 시키는 일이라면 한 5년 정도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평생을 끌고 가는 것은 흥미라고 생각한다. 흥미가 뒷받침이 됐을 때 진정으로 몰두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과학자를 굉장히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없으면 평생을 연구할 수 없다. 어떤 일이던지 개인적인 흥미에서 출발하지만, 과학자는 돈을 쓰거나 유희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유용한 지식과 어떤 가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젊은 연구자를 위한 조언
젊은 과학자들이 제일 걱정하는 부분이 나중에 뭐가 되어 있을까 하는 것 같다. 당연한 걱정이다. 직장을 구하는 2가지 방법이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잘 정리된 길인 교수가 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연관된 분야의 길을 가는 것이다. 학위를 받으면 경쟁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어떤 분야를 가던지, 과학을 하던, 학위를 받던, 교수가 되더라도 경쟁은 여전히 있는 법이다. 어떤 일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내가 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생각이다.
교수가 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길이기 때문에 경쟁의 길이다. 경쟁의 길을 들어서면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경쟁을 피하려면 경쟁하지 않는 길을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쟁이 없는 길은 본인이 만들어가야 한다. 생명과학은 지금 막 떠오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한 분야이다. 어떤 일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은 각자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사실 이런 경우 경쟁도 없지만 길도 없다. 길을 만들어 가느냐 경쟁의 길을 가느냐는 본인의 선택이다.
어느 순간에는 어떤 것이던 선택하게 되어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선택한 뒤의 일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던지 최선을 다하면 그 다음 선택의 폭은 훨씬 더 넓어지게 된다. 한국에 들어오면서 political한 이유 때문에 원하는 학교에 가지 못하고 그 다음을 선택해서 가게 되었다. 사실 꽤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학교를 택했다고 좌절했다면 지금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곳에서 6년 동안 최선을 다했고 최선을 다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여기보다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여기 있는 것 못지않게 해냈기 때문에 이곳으로 훨씬 쉽게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곳으로 바로 온 것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었으며 지금 연구실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잘 안될 때는 잠깐 돌아갈 필요도 있다고 본다. 세상 구경을 더 많이 했다.
그 밖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
연구자라면 연구비는 항상 고민되는 부분이다. 연구자들이 충분히 연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 연구비들이 지원될 때 수월성의 기준을 가졌으면 좋겠다. 연구비는 세금인데, 분배하는 복지차원보다는 한국과학을 위해 어디에 써야 될 것인가를 보면 분명하다. 사람마다 같은 대접을 받아야 하지만 사람마다 능력은 다르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같은 대접을 받을 수는 없다.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젊은 과학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특히 한국 사람들이 대단히 겸손한 것 같아서, 본인의 하는 일이 뭐냐고 불어보면 별거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데 사실 내가 생각해서 별거 아니라고 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을 존중해주기는 힘들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 중요성과 의미를 잘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의미를 만드는 일이고 가치를 창조하는 일들이다. 과학을 하는 것은 시인들이 흩어진 언어로 아름다운 시를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 주의에 많은 것이 있는데 길에 핀 들꽃이 왜 아름다운가를 과학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다면 더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본인의 연구가 얼마나 의미 있는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인지 좀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대답할 수 있어야겠다.
기자: 장영옥
촬영/사진: 박지민
동영상 편집: 유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