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우리나라에서 각종 사망률 중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사인은 암으로 고령화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서 암 발생률도 같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암은 발병하는 각 조직의 특이성을 고려하여 진단과 치료를 하게 되지만 급성이거나 전이가 일어나면 발병 했던 조직의 한계를 넘어 전신으로 암세포가 급속도로 퍼져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비록 암이 치료가 되었어도 재발의 위험이 있어 일반적으로 5년의 경과를 지켜 본 후, 완치 판정을 받게 되는 질병입니다. 따라서 실시간으로 암세포만을 특이적으로 진단 및 사멸 치료를 할 수 있는 물질인 세라노스틱(theranostic compound, therapy+dignostic의 합성어) 개발이 절실합니다.
또한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다양한 항암제들이 개발이 되었지만 암세포들의 약물저항성(drug resistance)으로 인한 항암효과 저하 및 낮은 암세포 표적 사멸 기작으로 인한 부작용 문제들은 여전히 암을 정복하는데 넘어야 되는 한계점들입니다.
본 논문에서 연구진이 합성한 theranostic 7은 1950년도에 개발된 5'-fluorouracil(5'-FU)라는 항암제를 포함하고 있는데 5'-FU는 단독으로는 암세포의 약물저항성 때문에 대장암의 경우, 약 10~15%의 낮은 치료효과를 가지기 때문에 임상에서5'-FU는 Irinotecan과 Oxaliplantin과 함께 투여하여 약 40~50%로 항암효과를 상승시켜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 연구진은 낮은 암세포 표적 사멸을 개선하기 위해서 암세포가 특이적으로 함유하는 고농도의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인 H2O2를 이용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세포와 비교하였을 때, 암세포는 H2O2를 약 5 uM~1.0 mM의 합성하며 대부분의 이들 활성산소는 세포 내 에너지 생산과 활성산소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존재하게 됩니다.
본 논문에서 연구진이 합성된 theranostic 7은 위에서 설명 드린 5'-FU 항암제 두 분자와 결합되어 있어 약물 효과를 높였고, 정상 세포에 손상을 줄이고 암세포만을 공격해서 세포사멸을 유도하기 위해서 암세포 특이적인 고농도의 미토콘드리아 활성산소에 의해서 boronic esters linkage에 결합되어 있는 두 분자의 항암제 5'-FU를 방출하는 저분자 화합물로 개발 되었습니다. 또한 세라노스틱 약제로써 DNA에 구조적으로 결합하여 DNA 손상을 유도하는 형광 ethidium bromide 분자를 가지고 있어 실시간으로 암세포 사멸을 측정할 수 있는 물질로 합성하였습니다. 더욱이 본 연구진의 in vivo mouse xenograft model에서 밝혀진 mechanism study에서 theranostic 7은 기존의 항암제 5'-FU의 항암기작과는 다른 경로인 미토콘드리아 매개 세포사멸을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결론적으로 theranostic 7은 기존의 낮은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을 다분자로 결합시켜 항암효과를 극대화 시킴과 동시에 암세포만을 특이적으로 공격하여 세포사멸을 유도하고, 실시간 세포사멸을 형광으로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세파노스틱 항암제로 합성한데 본 연구의 의의를 두겠습니다.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로는 교내 유일의 in vivo 장비 고장으로 여기 저기 장비 사용하러 여름 내내 돌아다니던 일, antibody 구하러 다닌다고 새벽이 다 되어서 집에 들어갔던 일, 결과들을 보면서 어떻게 해석하고 논문의 스토리를 잡을지 교수님들과 박사님들과 고민하던 일…. 그 모든 순간들이 힘들었지만 돌이켜 보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리고 논문 리뷰 comments를 받았을 때 모든 리뷰어가 significance, novelty, broad interest, scholarly presentation에서 "high"라는 평가를 해 준 것을 보고 정말 저희들의 가설과 그 가설을 증명한 결과물을 인정 받은 것에 대한 보람이 컸습니다. 또한 2014년 12월 24일짜 JACS 표지 논문으로 선정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한 해를 마무리 짓는데 큰 선물을 받게 된 것에 김종승 교수님과 김종훈 교수님, 같이 수고하여 주신 라제쉬 박사님, 임문수 박사님, 임자윤 선생님, 임희정 박사님, 나의 사랑하는 동력자들께 감사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종승 교수님 연구실과 생명과학대학 줄기세포 및 조직재생 연구실인 김종훈 교수님의 지도하에 본 연구가 진행이 되었고, 두 연구실의 식구들 하나같이 모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서로를 도와가는 멋진 구성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속한 생명과학대학의 줄기세포 및 조직재생 연구실은 인간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 줄기세포 및 성체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성 질환 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줄기세포로부터 도파민성 신경 세포 분화 유도를 통한 파킨슨 병의 개선, 인슐린 분비성 췌장 베타 세포 분화를 통한 당뇨병의 개선 및 간세포 분화를 통한 독성 물질 스크리닝 및 간질환 개선을 목표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 대한 줄기세포 연구실은 다양한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에 더하여 김종훈 교수님을 중심으로 다양한 연구 경험을 가진 선 후배들이 뭉쳐 있어, 향후 연구활동에 필요한 많은 경험들을 배울 수 있는 연구실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의 연구활동에 진정한 열정을 얻게 된 것을 말씀 드리자면 저의 엄마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습니다. 저의 엄마는 평생을 대학에서 학생들과 생활하셨던 분이셨고, 그래서 그 누구보다 활기차고 영하셨던 분입니다. 30년 넘게 당뇨로 고생은 하셨지만 언제나 건강을 잘 유지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일주일만에 돌아가셨습니다. 이유는 그 흔한 병명인 원인 미상. 엄마의 몸에 염증수치가 엄청나게 높고 고열인데 제2의 도시인 부산에서 제일 좋은 대학병원의 의사 선생님들, 첨단기계들, 여러 약들로도 엄마의 몸 속 어디에 염증이 있는지 왜 염증이 항염증제로 잡히지 않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 일주일 동안 응급실 고온의 혼수상태인 엄마의 옆에서 밤을 지새며 느꼈던 처절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10년이 넘게 유학하며 배웠던 저의 모든 지식이 사랑하는 엄마의 생명 하나를 구하는데 단 한마디의 조언도 할 수 없다는 것에 단지 찬물수건으로 엄마의 이마만 적셔 드리고 있는 저 자신을 돌아보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연구의 목적과 방향을 임상적용이 가능한 연구,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연구에 전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숨을 내쉬는 엄마에게 입맞추며 저의 결심을 약속했고, 엄마는 저의 정신과 마음 속으로 보내 드렸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제 정신과 마음 속에서 연구의 열정으로 남아 주셨습니다. ^^
사실 논문 위주, 실적 위주로 평가 받는 현실 속에서 수차례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집에 가서 애나 키우라고 하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 서러워 학생들 모르게 울면서 암실에서 현미경으로 사진 찍던 기억도 납니다. 그 때마다 생각 했습니다. "내가 포기하면 김영희, 엄마의 딸로 사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지. 엄마와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호흡 하신다. 나와…." 비록 지금 저의 연구가 마우스의 암을 치료하는 단계이지만 언젠가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약제로 의사선생님들의 보다 정확하고 빠른 진단에 도움이 되는 약제로 더 최적화, 상용화 되길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해 봅니다. ^^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대학생들에게: 본인이 누구인지 정말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을 대학원을 진학하기 전에 꼭 가져보시라고 조언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느 분야에서도 동일하겠지만 스스로의 열정으로 즐기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쫓아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전공을 공부하다보면 어려운 일이 닥치게 되는데 충분한 본인 성찰의 시간을 가졌던 사람들은 시간이 걸려도 역경을 이겨나가는데 그렇치 못했던 사람들은 어려움에 넘어지게 되어 인생을 허비하고 다른 길을 가게 되는 것을 수없이 많이 보게 됩니다. 본인의 소질과 적성에 진원하려고 하는 학문분야가 맞는지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보시고, 그 학문분야를 공부하고 나서 어떤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지 충분히 알아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교수님들이나 그 전공분야로 실제로 일하고 있는 전문인들을 찾아가서 자세하게 여쭈어 보시면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유학생들에게: 영어는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영어 때문에 너무 걱정 마시고, 스트레스 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 영어의 4가지 영역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 중 자기 표현인 말하기 혹은 쓰기만 자기의 독창적인 생각과 논리를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으면 됩니다. 제 생각엔 영어를 완벽하게 native speaker처럼 구사를 못해도 저희들 분야의 특성상,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바탕으로 실험한 잘 정리된 그래프와 수치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외국인 상대에게 전달해 줄 겁니다. ^^ 영어공부도 중요하겠지만 실험하고 나온 데이터 분석과 해석에 더 시간을 쏟는 것도 영어라는 언어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타향에서 다른 나라말로 연구를 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본인과의 싸움과 각 나라의 학생들과의 경쟁을 동시에 해 내야 되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돌이켜보면 힘든 만큼 그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들을 바탕으로 임상적용 가능한 연구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인간배아줄기세포 및 성체줄기세포 유래 다양한 체세포들의 생리학적 활성을 최적화하는 연구를 진행하여 2D와 3D분화 및 배양 시스템을 바탕으로 분화된 체세포들의 대량생산 및 이들 세포를 이용하여 독성 테스트 및 신약 스크리닝에 활용할 수 있는 플렛폼 확립하고 싶습니다.
또한 인간배아줄기세포 및 성체줄기세포유래 체세포 각 분화 과정에서 발현이 되는 유전자 및 단백질들의 profiling은 생체 내의 각 체세포가 비정상세포로 변이되어 암과 질병이 발병 되었을 때 변이조직 내에 존재하는 암줄기세포와 유사한 profiling을 가질 것이라는 가설 하에 새로운 암 및 질병 진단마커의 발굴과 관련 기작을 계속 연구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발굴된 다양한 암 및 질병의 마커들을 이용하여 생체 내에서 변이세포들만을 공격 사멸 시킬 수 있는 고감도 형광체 및 치료약제를 합성한 새로운 저분자 유기화합물(probe) 및 drug delivery system (DDS) 검증 및 기작연구를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너무나 오랜 기간 동안 지켜봐 주신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 (특히 항상 응원해 주시는 아빠, 사랑하는 남편 함형필, 주말에도 일하는 엄마 옆을 지켜 준 7살 아들, 함주원)에게 감사 드리고, 귀국해서 연구를 하는데 뿐만 아니라 인생의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종훈 교수님과 고대의 여러 교수님들, 특히 진지하게 제가 추구하고자 하는 연구분야의 목적과 가치를 들어 주시고, 조언해 주고 계시는 김종승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저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계시는 많은 박사님들, 대학원 학생들 모두에게 여러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앞으로의 연구에 초석이 될 본 연구의 결실을 얻지 못했을 겁니다.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의 인생에서 그 모든 것을 결국엔 이루게 해 주신 하나님 주님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