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시냅스는 신경세포사이에서 정보 전달이 일어나는 장소이고, 우리 뇌의 신경회로를 연결하는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학습과 기억 형성 과정에서 신경회로망이 연결되거나 분리되는때, 이 때 시냅스 또한 연결되고, 분해되거나, 새로 형성되기도 하고, 또한 정보전달 효율이 변화하기도 합니다. 이것을 synaptic plasticity(시냅스 가소성)이라고 하는데, 이 시냅스 가소성은 신경세포의 활성 정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재미있는것은 신경세포의 활성정도에 따라서 특정한 유전자가 발현되거나 특정한 단백질이 형성되고, 이러한 유전자나 단백질이 어떻게 시냅스 가소성에 영향을 미치는가 이해하는것은 어떻게 유전정보가 학습과 기억형성을 제어하는가를 이해할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신경세포가 활성화 될때 순식간에 엄청나게 만들어지는 Activity-regulated cytoskeletal protein (Arc 단백질)의 양이 신경세포 내에서 어떻게 특정한 다른 단백질 (Triad3A)에 의해 정교하게 조절이 되고, 이것에 따라 시냅스 가소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관한 논문입니다. 박사후 과정동안 Duke의대의 Mike Ehlers실험실에서 2007년에 Arc 단백질이 시냅스 가소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시작했었습니다. 연구를 하던중 Arc단백질이 신경세포 활성화 이후 만들어지자 마자 한시간 내에 분해가 되어서 신경세포에서 발현을 시키는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때 가졌던 의문이 '왜 이 Arc 단백질은 엄청난 양이 만들어지자 마자, 분해가 될까?' 그리고, '어떻게 분해가 될까?' 였고,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Arc 단백질이 신경세포 활성화 이후, 빨리 분해가 된다는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한후, Yeast-two-hybrid screen으로 Arc 단백질과 붙어서 프로테아좀을 통한 분해를 시킬만한 다른 단백질 (Triad3A)을 찾았고, 이 단백질의 양이 달라짐에 따라서 Arc 단백질의 양이 조절된다는것을 밝였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Arc 가 이Triad3A를 통해서 분해가 되는지, 그리고, 이것에 따라서 시냅스 가소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전기생리학적인 방법과 비디오 이미징등을 통해서 알아내었고, Neuron에 이번에 개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Neuron에 보낸것이 2010년도 였는데, 경쟁 그룹 (Dr. Mike Greenberg lab at Harvard)에서 저희가 발견한것과 다른 단백질 (Ube3a)이 Arc단백질의 양을 조절한다라는 내용으로 Cell에 발표를 했기 때문에 (Greer et al., 2010, Cell), 저희 논문이 큰 타격을 받았고 또한, revision이 쉽지 않았습니다. Revision이 가장 어려웠던 이유중의 하나는 저희가 실험을 해 본 결과 Ube3a가 Arc단백질의 양을 조절하긴 하지만, 간접적으로 조절한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Greenberg lab의 Cell논문에 나온 실험들을 다시 다 재현해 보아야 했고, Cell 논문이 잘못되었다는것을 다시 다 증명해야했습니다. 저희의 결과가 Cell논문과 반대였지만, 다양한 실험으로 리뷰어들을 설득하고, 동시에 작년말에 발표된 PNAS 논문에서 (K?hnle et al., 2013, PNAS), 저희와 같은 결과 (Ube3a가 직접적으로 Arc를 조절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후 몇가지 실험을 더한 끝에 올해 초에 accept되었습니다.
재미있는것은 작년에 NEJM개제된 논문에서 (Margolin et al., 2013, NEJM) 지적장애를 동반하는 Gordon Holmes Syndrome환자가 저희가 발견한 Triad3A 유전자에 변이가 발견되었고, 자폐증 환자에게도 Triad3A유전자에 이상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제 연구 이후 저희 연구실외에도 다른 연구실에서 신경질환이나 정신병과 관계된 연구들이 진행되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소속되었던 곳은 듀크 의대(Duke University Medical Center)의 화워드 휴즈 연구소 (Howard Hughes Medical Institute)였었고, 저는 지금은 싱가폴에서 Duke의대와 싱가폴 국립대학에서 공동 설립한 Duke-NUS Graduate Medical School에서 이 논문에 대한revision을 진행했고, 관련된 후속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Duke-NUS 의대는 2007년에 설립되었고, 저는 3년전에 이곳의 Neuroscience and Behavioral Disorders Program의 조교수로 임용이 되었습니다.
싱가폴은 차세대 국가 산업으로 바이오및 의공, 제약으로 지정했기에, 이에 따라서 연구에 대해서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반이상의 교수가 Duke 의대 겸임교수이고, 학생들을 포함한 대부분의 구성원이 미국과 영국출신이기에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동 연구들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Singapore General Hospital이 있어서 임상과 연관된 연구도 할 수 있고, 근처에 Biopolis 및 다른 연구소들이 인접해 있어서 실험실을 오가면서 융합적인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3 연구활동을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점 또는 자부심, 보람.
대학원생때에는 연구들이 빨리 진행되어서 많은 논문을 출판할 수 있었는데, 박사후 연구과정때에는 좋은 시설과 똑똑한 동료들이 있었음에도 속도가 나지 않았고, 저희 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이 그러하겠지만, 저의 여러 프로젝트들이 다른 랩의 논문들에 의해서 사장되는 경험을 여러번 겪으면서 좌절도 많이 했습니다. 그때마다 제 아내와 부모님들, 또한 지인들의 격려와 응원이 큰 힘이 되어왔던것 같습니다. 박사때부터 independent하게 프로젝트들을 생각해 내고, 실험해왔던 경험이 지금 제 연구실에서 독자 연구를 진행하는데 가장 큰 도움이 된 것같고, 이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 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던지는 화두의 깊이가 연구의 깊이를 좌우하는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학부때 KAIST에서 생물공학을 전공했다가, 대학원을 미국으로 유학나오면서 기초과학인 신경 생물학으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생물공학의 화두는 대량생산이었었는데, 기초과학에서는 어떤 fundamental한 질문을 던지는가가 더 중요하다는것을 공부하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이 연구를 왜 하려고 하는지, 만약 이 연구의 결과가 어떤 중요성을 갖는지, 그리고 어떤 중요한 문제들이 남아있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하면 연구에 깊이가 더해지리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저희 분야는 마음대로 조절이 안되는 살아있는 세포나 동물을 가지고, 저희의 가설을 실험을 통해서 증명해야 하기때문에, 좋은 가설도 중요하고, 실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벤치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느냐가 꽤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가지 가설에 대해서 여러가지 새로운 실험적 기술을 시도해 보는것도 (실험실에서 가능하다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지금 저희 실험실에서는 autism (자폐)와 schizophrenia(정신분열증)의 원인규명을 목표로 여러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선 다른 신경질환과 달리, 자폐와 정신분열증은 유전적인 요소가 강하기 떄문에, 환자들의 유전적 결함을 새로 개발된 next-generation sequencing으로, 의심이 되는 유전자들과 variants들을 찾고, 알아낸 정보를 이용하여 유전자 조작을 한 쥐나 환자의 체세포로 제작한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신경세포를 가지고, 전기 생리학과 여러가지 이미징 테크닉 (confocal and multiphoton microscopy) 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또한 Duke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in vivo neural recording과 optogenetic 을 이용해서, 저희가 제작한 유전자 조작된 쥐들이 동물 행동 실험중에서 어떠한 신경회로를 통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어떠한 약이 잘못된 동물행동을 치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신경과학 연구에 쓸모가 있을 여러가지 toolbox들을 화학유전기술 (chemical genetics)이나 새로운 광학기술 (optical imaging)을 이용해서 제작중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불확실한 미래때문에 가끔 방황을 하고, 고민을 할 때마다, 격려해주고 도움을 주셨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Dr. Bai Lu 교수님, 그리고, 제 포스닥 멘토였던 Dr. Mike Ehlers 교수님, 저를 Duke-NUS로 이끌어 주셨던 Dr. George Augustine 교수님과 Dr. Dale Purves 교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