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본 연구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iPS cell 분야와 유전자 가위를 동시에 다룬 연구 논문입니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 유전자가 망가져서 혈액응고에 문제가 생긴 질환으로, 대략 인구 만 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며, 국내의 경우 2013년 기준으로 약 2400여명이 재단에 등록되어 관리 받고 있습니다. (재단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환자도 있으니 실제 환자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인 유전자로는 A형 혈우병의 경우 응고인자 8번 유전자의 변이로 알려져 있고 genotype을 분석해 보면 단순한 point mutation, deletion, inversion 등이 보고되어 있습니다 (2013년 기준으로 2000여가지 변이가 보고되어 있음). 중증환자의 절반가량이 염색체의 일부가 뒤집어져서 (inversion)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응고인자 8번 유전자의 길이가 너무 길어 현재로선 AAV based 유전자 치료가 불가능한 현실입니다. 출혈이 발생하였을 때 재조합 혈액응고 인자 단백질을 주사 맞음으로 혈액응고를 유도할 수 있지만 이는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 아니므로 환우들은 평생 재조합 단백질 주사를 맞아야 하는 고통을 수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우들의 삶의 질적 향상을 위해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역분화 줄기 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 기술은 2006년 일본의 Yamanaka Shinya 교수에 의해 개발되어 "Cell" 잡지에 실리면서 세상에 소개가 되었습니다. 분화된 체세포에서 4개의 리프로그래밍 인자(Oct4, Sox2, Klf4, c-Myc)를 발현시켜 주어 세포를 분화되기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방법으로 줄기세포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여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 받아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까지 받게 해 주었습니다. 개개인의 체세포로부터 역분화 줄기 세포주를 만들 수 있으므로 환자 특이적 줄기 세포를 제작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질병의 모델링 및 기전 연구, 신약개발, 그리고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탈렌 (TALEN, Transcription activator-like effector nuclease)은 염색체의 특이적인 부위를 자를 수 있게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효소로 유전자 가위라고도 불리어지는 기술입니다. ZFN, TALEN을 거쳐서 2013년에는 보다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RGEN이라는 유전자 가위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유전자 가위를 사용하면 염색체의 특정한 부위를 잘라 염기서열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유전자 녹아웃이나 교정에 사용하려는 시도가 근래에 빠른 속도로 진행 되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유전적으로 결함이 있는 질병을 대상으로 역분화 줄기 세포를 제작하고 유전자 가위로 이러한 결함을 교정 한 후 교정된 세포를 세포치료제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본 연구는 혈액 응고인자 8번 유전자에 결함이 있는 혈우병 A형의 inversion에 초점을 맞추어 유전자 교정의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수행되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단순한 변이에 대한 교정이 아니라 구조변이(structural variation)에 의해 생긴 뒤집어진(inversion) 140 kb를 다시 원래대로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번 연구는 두 그룹의 공동연구인데 우선 서울대학교 IBS 연구단의 김진수 교수팀은 유전자 가위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그룹으로 제가 따로 소개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 저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의 김동욱 교수 연구실에 속해 있는데, 대학원생과 연구원 20여 명이 줄기 세포에서 신경세포로의 분화, 역분화 줄기 세포 제작 및 질병의 기전 연구 그리고 줄기 세포 기반 신약개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질병 역분화 줄기 세포에서 유전적 결함을 교정하는 연구도 추가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모든 연구자들이 생물학 분야 전반에 걸쳐서 전문가가 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분야의 전문가와 공동연구를 많이 하고 있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 또한 줄기세포를 전문으로 하는 연구진과 유전자 가위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연구진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결실을 맺은 결과로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더 깨닫게 되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 또한 훈련 중에 있는 박사 후 과정 연구원이라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한다는 것이 좀 어색하고 어렵습니다만, 꼭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면 굳이 줄기세포 분야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가장 관심 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분야를 택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그래야 그 분야가 뭐든 상관없이 연구에 매진을 할 수 있게 되고 자연스레 좋은 연구결과들이 나온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혈우병에 그치지 않고 더 다양한 유전질환에 대해 (특히 희귀질환에 대해) 유전자 가위와 역분화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하여 유전자 교정 및 세포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는 연구들을 계속 해 나가고자 합니다. 발생빈도가 높아 환자수가 많은 질병의 경우 많은 연구비가 투입되고 있고 연구자 pool도 많은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희귀질환의 경우 여러 이유로 기초 및 응용연구들이 활발하지 않아 해야 할 일들이 많으니까요.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신 김진수 교수님과 김동욱 교수님께 감사 드리며 저와 함께 열심히 의논하며 힘이 되어 준 김정은 학생과 권지연 학생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늘 부족한 시간 때문에 많이 놀아주지 못하고 있는 두 아들 세준, 세훈에게 미안하고, 또 잘 자라고 있어 늘 감사합니다. 끝으로 힘든 시간 함께 해 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