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GUT 저널에 실리게 된 'Protective effects of Fc-fused PD-L1 on two different animal models of colitis (doi: 10.1136/gutjnl-2014-307311)' 논문은 염증성 장질환 (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의 생물학적 치료 (biological therapy)에 있어서 Fc-fused PD-L1의 사용이 새롭고 획기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는 주로 TNF 억제제 (TNF blockade)를 사용하고 있으나, TNF 억제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혹은 반복 투여에 따른 반응률의 감소 등과 같은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다른 생물학적 치료제와 병용해 사용하거나 새로운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 연구를 통해 마우스 장염 모델에서의 장염 억제 효능 (anti-colitis effect)이 입증된 PD-L1-Fc가 IBD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의 연구는 POSTECH (Pohang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포스텍)의 성영철 교수님과 기초과학연구원 (Institute for Basic Science)의 장명호 교수님의 지도 아래 진행되었습니다. 저의 연구가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POSTECH이 보유하고 있는 좋은 연구 환경과 열정이 넘치는 여러 훌륭한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하였음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저의 박사 학위 과정의 지도 교수님이신 성영철 교수님께서는 GUT 저널로부터 리젝 (reject) 된 논문의 rebuttal (반박)을 준비하면서 T세포 유도 마우스 장염 모델 (T cell-induced chronic colitis) 확립에의 어려움 등으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을 때에도 제가 길을 잃지 않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용기를 주셨습니다. PD-L1-Fc 효능을 장염 유도에 따른 마우스 체중 감소나 대장 수축에의 완화를 통해서는 확인하였으나, 대장 내의 면역 세포 분리는 여러 실험적인 고려 사항이 있는 터라 쉽게 배워서 할 수 있는 실험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을 한결같이 장 (intestine) 연구만을 해오신 장명호 교수님께서 저의 연구실 바로 옆에 계셨기에 저의 연구가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저의 연구실 선배님이시기도 한 POSTECH의 이승우 교수님께서는 논문의 디스커션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과학자에게 요구되는 신랄한 비판과 날카로운 통찰력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게 해 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제가 국내에서 면역학의 허브로 손꼽을 수 있는 POSTECH에서 연구를 진행하였기에 오늘의 결과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생명과학 분야의 최고 인재'가 되고자 하는 인생 목표가 단순히 다짐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님을 제 삶을 통해서 증명하기 위해서, 학업과 연구를 할 때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고 책임감 있게 생활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고려대학교에서의 석사 학위 과정 동안 '항알러지 물질 탐색'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천연물 추출법과 여러 크로마토그래피 기법들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 6년간 연구원과 박사 학위 과정의 대학원생으로 공부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후보 물질의 초기 스크리닝부터 시작해 동물 실험을 통한 효능 평가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연구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참여해 왔습니다. 여러 실험 기법들 (재조합 유전자, 재조합 아데노바이러스, 세포주 확립를 통한 재조합 단백질, 중간엽줄기세포 치료제)을 사용해 다양한 질병 모델 (종양 및 염증 모델)의 동물 실험 (마우스, 랫트, 원숭이, 침팬지)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연구 결과를 특허 출원 및 우수한 국제 학술지에 논문 발표 등으로 정리하면서 단순히 '수동적인 실험자 (technician)'이 아닌 '능동적인 연구자 (researcher)'로서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다음의 3가지는 제가 늘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것들인데, 저와 같이 생명과학도의 길을 걷고 있는 후배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적어봅니다.
(1)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과학도
의무감만으로 실험을 한다면, 그렇게 얻은 결과는 데이터 이상의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할 것입니다. 오로지 과학도만이 가질 수 있는 목표 의식과 열정 속에서 탄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성공적인 신약'입니다.
(2)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
'성공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좋아합니다. 쉽고 편한 길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꿈꾸는 바를 이루기 위해 모든 열정과 역량을 쏟아 부어 '생명공학 분야에서의 1등 인재'로 성장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3) 따뜻하고 정감 있는 동료
성공의 여신이 선택하는 사람은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관계에 강한 사람입니다. 상대의 마음을 얻고자 하는 진정성을 가지고 인류의 건강한 삶을 향해,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을 위해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인류의 희망이 되는 과학도'를 꿈꾸며, 성공적인 약을 아픈 사람들에 전달하는 것이 과학도로서의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에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에는 그 동안 해왔던 파이펫팅과 마우스 실험이 아닌 과학도가 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에서 다시금 10년 후를 바라보며 식지 않는 열정과 쉼 없는 노력으로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생명공학 분야의 최고 인재'라는 새로운 목표 달성을 위해서 제 모든 것을 다 쏟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포스텍의 백신 개발을 하는 한 연구실에 지원하였으나, 석사 과정에서의 천연물 추출 연구 경험만으로는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어렵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서 포기한다면 앞으로 할 수 있는 연구는 실험 경험을 가진 것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서 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으로 무급으로라도 연구에 참여하고 싶다고 호소하였습니다. 그 결과, 6개월의 제한된 기간 동안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6개월간 매주 100시간씩 일한다는 각오로 시작한 연구실 생활이었기에, 처음 1년 동안은 매일같이 연구실에 나가 처음으로 접하는 연구 분야와 관련 실험들에 익숙해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해 점차 주도적으로 연구를 설계해 진행함과 동시에 국제학술지에 제1저자로 논문을 발표하면서 '신약 및 바이오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습니다. 연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여러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 포스텍 생명공학연구센터에서의 6년간의 연구원과 뒤이은 박사 학위 과정의 대학원생으로서 경험은 겉으로 드러난 연구 결과물뿐만 아니라 제게 포기하지 않으면 꿈은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큰 확신을 가져다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