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이신 Craig C. Mello 와 Andrew Fire 두 분 박사님을 비롯한 많은 연구자 분들의 노력으로 특정 유전자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RNA interference (RNAi) 기술이 확립되었고 RNAi 기술은 미래를 밝혀줄 신기술로 각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RNA의 체내 불안정성 및 낮은 세포 투과율은 RNAi기술의 임상적용을 막는 걸림돌이었으며, Andrew Fire 박사님께서 지적하신대로 RNA를 세포 내부로 안전하게 전달하는 기술은 RNAi 기술의 가장 큰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지금까지 개발된 RNA 전달 기술은 대부분 음전하를 띄는 RNA와 양전하를 띄는 전달체의 복합체 형성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양전하를 띄는 복합체는 세포 내 독성이 있는 경우가 많고, 양전하를 띄는 복합체의 경우 세포의 종류에 관계 없이 음전하를 띄는 모든 조직 및 세포에 달라 붙고 침투하기 때문에 질병 특이적, 생체 내부로의 RNA 전달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본 연구는 RNAi를 위한 RNA 치료제, 즉 siRNA 혹은 microRNA를 특정 조직 및 세포 내부로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 특히 정맥주사를 통해서 종양조직 및 세포로 전달할 수 있는 기반기술 개발에 촛점을 맞추어 진행되었습니다. RNA 전달체는 기존에 개발된 생체고분자 히알루론산 나노-약물전달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RNA와 히알루론산 나노입자의 복합체 형성을 위하여 RNA구조 내의 phosphate group과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합성 RNA 수용체(Zn/DPA)를 히알루론산 나노입자 표면에 도입하였습니다. 본 기술은 1) 음전하 기반 전달체를 사용하기때문에 세포독성 및 비특이적 세포침투 현상을 방지할 수 있었으며, 2) 나노입자를 사용하여 정맥주사 이후 종양조직에 특이적으로 축적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3) 히알루론산 수용체 CD44가 종양세포에 과발현되기 때문에 히알루론산 기반 RNA나노전달체의 종양조직 축적 이후 효과적인 종양세포 침투효과를 확인하였고, 4) RNA전달체가 기존의 나노-약물전달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RNA치료제 뿐만 아니라 저분자 화합물 항암제를 함께 탑재하여 종양 부위로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된 RNA전달체를 사용하여 RNA를 다양한 암세포에 전달한 경우 상용화되어있는 RNA전달체, Lipofectamine® 2000 혹은Lipofectamine® RNAiMAX를 사용한 경우에 비해 50배 이상 낮은 RNA농도에서 동일 RNAi효과를 보였으며, 한 번의 정맥주사를 통해서 종양조직의 특정 유전자 발현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동일 나노플랫폼을 이용하여 복합 약물, 즉 저분자 화합물 항암제 doxorubicin과 다약제내성(multidrug resistant) 억제 유전자 약물 MDR1-siRNA를 제제화하여 복합약물 나노제제를 준비하였으며, 이를 다약제내성 대장암 동물모델에 정맥주사하였을 때 기존 약물제제로는 치료하기 힘든 다약제성 종양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대부분의 연구는 NIH/NIBIB의 LOMIN (PI: Dr. Xiaoyuan Chen)에서 진행하였고, MIT에서 논문 마무리 및 리비전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NIBIB에 대해서는 2012년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새로 옮긴 MIT 연구실에 대한 소개로 대체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MIT의 David H. Koch Institute for Integrative Cancer Research 및 화학공학과 소속으로 두 번째 박사후 연구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PI: Prof. Paula T. Hammond). David H. Koch Institute(KI)는 과학 및 공학기술을 암치료에 적용하고자 설립된 기관으로 화학, 재료공학, 컴퓨터공학, 생물학 및 의약학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암연구와 관련된 전분야의 연구자들이 모여 interdisciplinary research 실현하는 기관입니다. 공대의 암센터이니만큼 연구를 위한 설비 및 시스템이 매우 효과적으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KI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한 가지 흥미로운 행사는 매 주 금요일 오후 진행되는 KI-Focus 세미나입니다. KI-Focus 세미나에서는 KI의 연구자들이 번갈아 발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금요일 오후니만큼 발표자와 청중 모두 한 손에 (무료)맥주를 들고 세미나에 참석하며, 발표자도 유머스런 슬라이드와 스포츠 이야기로 재미를 주곤 합니다. 특히 세미나 이후 (무료)피자와 맥주를 나누며 열띈 토론을 벌이는데, 열린 토론의 장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새로운 협동연구들이 만들어진다고 하네요.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연구는 혼자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느끼곤 합니다. 주변 동료들의 도움을 받으며 연구하지만 제가 힘들고 지칠 때 마땅히 건내야 할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쉽게 잊는 것 같습니다. 내가 힘들면 동료들도 나만큼 힘들다는 생각으로 먼저 웃고, 서로 격려하고 내가 먼저 도와줄 수 있다면 본인의 연구도, 랩 동료들의 연구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너의 틀에서 벗어나서 문제로부터 다시 시작해라." 최근 교수님과 미팅하면서 Paula T. Hammond 교수님께서 제게 하셨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학부 졸업 이후 대학원 진학, 유학을 고민할 때, 혹은 박사 후 연구를 시작하려 할 때 본인의 전공 혹은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만 생각하다보면 가야할 길이 좁은 틀에 갖혀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합니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연구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혹은 더 깊이 탐구하고자 하는 주제)를 먼저 찾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길을 찾아간다면 조금 더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을 않을까요?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선 인터뷰 때도 말씀드렸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실험실 연구가 논문 발표에만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의 질병 치료를 위해서 사용될 수 있는(bench to bedside), 중계연구(translational research)를 할 수 있기를 꿈꿔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세상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