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일반적으로 고형암들의 암 조직 내부에 저산소환경 (hypoxia)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암세포의 성장속도가 너무 빨라서 기존의 혈관으로부터 공급받던 암세포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 및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속적인 암세포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혈관형성이 필요합니다. 역설적으로 암 조직 내부의 hypoxia는 혈관신생을 촉진하는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암 조직은 계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간암도 혈관이 과다하게 형성되어 있는 고형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간암발생과정동안 어떻게 해서 혈관이 과다하게 생겨난 것인지에 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한편, 간암발생과정동안 angiogenesis를 일으키는 원인과 자세한 메커니즘을 알게 되면, 간암 치료제 개발 및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방법이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본 연구는 HBV 바이러스에 의한 유도되는 간암발생과정에서 HBx 단백질이 저산소환경뿐만 아니라 정상산소환경에서도 HIF-1α를 안정화 시키며, 또한 HIF-1α의 전사기능을 증가시켜 angiogenesis를 촉진하는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키고 간암발생과정동안 angiogenesis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새롭게 보고했습니다. 본 연구결과는 간암발생을 유도하는 많은 원인들 중 HBV 바이러스에 국한된 연구이므로, 앞으로 더 많은 연구로 인해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유도되는 간암발생과 angiogenesis 관계가 해석되어지면, 전 세계적으로 간암으로 사망하는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 논문을 내기까지의 과정과 어려움, 극복해낸 이야기,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
연구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크고 작은 복병(어려움)들을 만나게 되고 또 그것을 해결했을 때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죠. 저는 박사학위과정 2년차때 교수님으로부터 연구테마를 받았습니다. 이 연구의 출발점에서 한발자국도 내딛지 못하고 1년을 보냈었습니다. 문제는 HBx에 의해 HIF-1α 단백질의 발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사해야 하는데, hypoxia를 처리한 세포에서도 (control sample) HIF-1α band가 western blot으로 잡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여기 저기 물어도 보고 논문도 찾아봤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잡힐 듯 잡힐 듯 하면서 선명하게 잡히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저의 지도교수님께서 서울대로 옮기시는 바람에 더 이상 어찌 해보지 못하고 저도 교수님따라 서울대로 옮겨 가서 새로 실험실 셋업 하는데 또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실험실 셋업이 되고 실험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교수님께서 저에게 2년 가까이 뚜렷한 결과가 없는데 다른 테마로 바꿀 생각이 없냐고 하시는 겁니다. 저는 그때 당장 결정을 할 수 없어 시간을 달라고 하고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때 생각으로는 다른 테마로 전환한다 해도 그 테마를 내 것으로 만드는 데는 또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 당시 좌충우돌하며 보낸 2년의 세월은 그냥 간 것이 아니라 나의 테마를 내 것으로 만들고 방향을 잡는데 필요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수님께 계속 하겠다고 했고, 교수님께서도 그렇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어느 세미나에서 HIF-1α antibody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분을 알게 되고 그 분의 도움으로 저의 연구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그때의 저의 판단이 최선이었는지 모르지만, 하나의 일을 시작해서 끝을 맺었다는 것에 자족하고 있습니다.
2. 실험실에서의 연구생활 이야기…
부산대학교 자연관 2층 끝 조그만 실험실에 20명 가량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한 책상에서 실험도 하고 공부도 했었던 시절, 그때는 지나다니면서 서로 부딪히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닐 정도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사람들과 대화도 많았고 그래서 사람들의 마음 상태나 어려움을 빨리 알 수 있었고 해결방안을 같이 찾아보기도 했었습니다. 배우는 게 참 많았습니다. 실험실을 공실관으로 옮기면서 공간도 넓어지고 환경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그에 비례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간도 넓어지고 그 전에 비해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개인적인 시간이 많아지고 따라서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서울대 실험실로 옮겨 더 좋은 연구 환경을 만나게 되었고, 무엇보다 질 좋은 정보들은 빨리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연구하기에는 정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의 연구에 진척 또한 빨라졌습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많지 않은 경험에서 나온 생각이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단기간 연구할 사람에게는 연구하기에 좋은 환경이 우선적으로 좋은 결과를 주기에 좋겠지만, 연구를 오랫동안 생활처럼 하는 사람에게는 연구만을 위한 환경은 사람을 빨리 지치게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함께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3. 과학자를 희망하는 후배 연구자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무엇을 위해서 하는 것보다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무엇을 위해 하는 사람은 그 무엇이 가치를 잃어버리면 연구를 게을리하게 되고 마지못해 하게 되지만,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은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그것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스스로 만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규원교수님께서 항상 신입생이 들어오면 하시는 말씀 중에 '하고 싶어하는 열망이 담뱃불과 같으면 물 한방울만 떨어뜨려도 꺼져 버린다' 하시면서 열망을 크게 키우기를 권고하시는 말씀을 저도 또한 후배 연구자들에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4.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의 아직 미숙한 생각들을 이렇게 나열하다 보니 민망하고 조심스럽습니다. 저의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 드리며, 이런 기회를 주신 생물학연구정보센터에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나라 경제가 어렵고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 우리 과학자들은 인류를 위해(?) 우리의 연구를 계속 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Received for article December 26,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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