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광주기(낮과 밤의 길이)는 많은 생명체들의 계절적인 활동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인데, 특히 식물에서는 개화시기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개화는 씨앗을 형성하여 다음 세대로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임과 동시에 인간의 주식인 곡물과 과일등의 수확에 직접으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많은 식물들은 개화를 최대화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계절을 선택하는데 어떻게 식물이 개화할 시기를 아는지에 관한 이해가 오랫동안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의 개화는 FLOWERING LOCUS T (FT) 단백질양에 의해 결정됩니다. FT 유전자의 발현양은 transcriptional activator인 CONSTANS (CO) 단백질에 의해 계절에따라 다르게 조절되는데 낮이 밤보다 긴 장일조건(봄과 여름)에는 높고 낮이 밤보다 짧은 단일조건(가을과 겨울)에서는 낮기 때문에 장일조건에서 개화가 촉진됩니다. 낮의 길이가 긴 봄이오면 광수용체인 FLAVIN-BINDING, KELCH REPEAT, F-BOX 1 (FKF1) 단백질은 단일조건에 비해 보다 많은 빛을 흡수하여 활성화되고 특정한 시간(늦은 오후)에 CO 유전자가 많이 발현되게 함으로써 FT의 전사를 유도하는데 이러한 순차적인 유전자 조절과정이 애기장대에서 낮과 밤의 길이측정 메커니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논문에서는 FKF1이 기존에 알려진 CO promoter에 결합하는 transcriptional repressor인 CYCLING DOF FACTOR1 (CDF1) 단백질을 분해함으로써 CO 유전자의 발현을 유도하는 기능외에 CO 뿐만아니라 FT promoter에도 결합하고 있는 CDF1 단백질을 분해하고 동시에 CO 단백질을 물리적인 결합을 통해 안정화시킴으로써 FT 유전자의 전사를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multiple-feedforward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CO와 FT 유전자들이 벼, 밀, 보리를 포함하는 다양한 식물들에 존재하기 때문에 작물의 개화시기 조절을 통한 생산량 증대 연구에 많은 기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University of Washington은 미국 서북부에 위치한 시애틀에 있으며 1861년도에 설립된 서북부에서 제일크고 오래된 학교인데 주위의 호수와 어울려져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인 보잉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접해 있어 인지니어링과 컴퓨터과학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또한 메디컬 및 생명과학 분야도 미국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제가 소속된 Biology Department는 molecular biology, zoology, ecology, 그리고 developmental biology 등의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미처 접하지 못했던 분야들을 세미나를 통해 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왜 꽃들이 저마다 다른 시기에 피는지에 관한 질문을 주위로부터 많이 받곤 하는데 이는 제가 하고 있는 연구가 사람들이 한번쯤은 왜 그럴까라는 호기심을 느끼고 알고싶어 할때 해답을 말해줄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또한 자연적인 그리고 인위적인 요인들로 인한 환경변화로 식량자원이 감소하고 있는데 인간의 생존이 달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서 저의 연구 분야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정말 많은 그룹에서 개화조절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경쟁 또한 치열합니다. 그 반면에 우리가 이해해야할 그리고 새롭게 밝혀낼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들면 개화에 있어 광주기와 온도가 결정적인 요인들인데 지금까지는 실제 자연계의 환경처럼 광주기 변화에 따른 온도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구되어 왔습니다. 지구온난화와 같은 급격한 환경변화로 식물의 개화시기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광주기와 온도의 복합적인 영향에 의한 개화 연구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어떤 메커니즘을 우리가 알아야 하는지 어떤 현상들을 우선적으로 이해해야 하는지를 잘 고려해서 연구그룹을 선택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환경변화로 식물의 개화시기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Bioinformatics를 이용한 개화시기예측시스템 구축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광주기뿐만 아니라 온도에 의한 개화유도도 FT 유전자의 발현조절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두 요인의 상관관계가 FT 유전자의 발현 및 단백질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후 데이터를 수치화하여 시뮬레이션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항상 좀 더 노력하고자 했고 제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매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의 믿음, 희생, 그리고 격려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국땅에서 아기를 낳고 혼자 몸조리하면서 아기를 돌보고 그 힘든 상황속에서도 묵묵히 참고 공부하여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아내에게 무엇보다 미안함과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못난 아빠가 옆에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지 못하는 사랑스런 아들, 언제나 믿음으로 격려해 주시는 부모님, 아이를 맡아서 키워주시는 장인장모님, 그리고 항상 힘이되는 형제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대학원 진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지도해주신 홍종찬 교수님, 글로벌한 경쟁력있는 연구자로 키우기 위해 많은 국제학회 참석, 교환학생, 그리고 해외 포스닥 경험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국립경상대학교 시스템합성농생명공학사업단 (단장 이상열 교수님) 및 BK21 프로그램 (단장 박정동 교수님)에도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