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지난 수십 년 동안 장기이식수술, 항암치료 및 후천성 면역 결핍증 등에 의해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들의 경우 Candida, Aspergillus, Cryptococcus 등의 인체 기회감염성 진균에 의한 감염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중 병원성 효모인 Cryptococcus에 의한 Cryptococcosis (크립토코쿠스증)은 AIDS 환자와 같은 면역저하 환자에게서 흔히 발견되는 곰팡이 질환 중의 하나로 이 균이 중추신경계에 침범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하는 뇌수막염을 발병하게 됩니다. 그런데 진균 감염증에 대한 항진균제 개발의 경우 진균류와 인간이 모두 진핵 세포로서 진화적으로 유사하고 세포내 생화학적 대사경로가 유사하기 때문에 진균류 특이적 타깃 발굴이 어렵습니다. Unfolded protein response (UPR, 미접힘 단백질 반응)은 효모를 포함하여 mammalian cells까지 진핵 세포 생물에서 상당히 보존적인 세포 내 ER 스트레스 반응입니다. 요즘 UPR에 관한 내용을 분자생물학 교과서에도 배울 수 있으니, 그 사이 연구가 꽤 깊고 많이 되어있는 분야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생명체에서 상당히 보존적인 반응으로 생각했지만, Cryptococcus에서 UPR에 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처음부터 일들이 간단하고 쉽지는 않았습니다. Cryptococcus는 진화적으로 사람은 물론이고 심지어 전통 효모 Saccaromyces (자낭균류)와 유연관계가 먼 담자균류였기 때문에, 유전적 상동성만으로 쉽게 UPR 전사조절인자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버섯등을 포함한 담자균류 사이에서도 유사성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자연계에 존재하는 담자균류의 생물학적 및 유전적 다양성에 대해서 놀라웠고, 그래서 아직까지 이 담자균류에서 연구가 미흡하였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며 밝혀지지 않았던 미지의 것을 찾는 과정들이 점차 흥미로웠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하여 Cryptococcus에서 숙주인 사람과 진화적으로 차별화된 UPR 전사 조절 인자 및 하위 유전자들을 발굴하고, UPR이 온도 및 항진균제 민감성과 병원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 내었습니다. 따라서 이것이 뇌수막염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좋은 타겟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중앙학교 생명과학과 강현아교수님 연구실에서 포스트닥 과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팀은 전통 효모 (Saccharomyces cerevisiae) 및 비전통 효모 (Hansenula polymorpha, Yarrowia lipolytica, 및 Kluveromyces maxianus) 를 이용하여 당단백질 생산, 분비, 및 조절 등의 기초연구와 재조합 단백질 생산 등과 같은 응용연구를 통합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메탄올 자화효모 H. polymorpha 분야는 유전체 서열분석을 바탕으로 전사체 및 단백질체 분석을 통한 당단백질 당화 및 분비 체계, ER 스트레스와 같은 세포 내 스트레스 및 세포 밖 환경 스트레스와 연관된 신호 전달 체계의 연계 관계 등을 규명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인체 감염성 미생물 및 곰팡이에서 당단백질과 병원성의 상호작용들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눈 앞에 보인 나무만을 보고 해결하기 위해 매달리다가 어느 날 문득 숲이 보이는 듯한 것 같은 깨달음 혹은 착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잠시 우쭐해 지기도 하지만 곧 겸손해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그런 순간들이지요. 거창한 과학적 활동을 하고 있다기 보다는 내가 이런 것들을 수행하며 살아가고 있구나 생각합니다. 굳이 멋지게 말하면 그냥 삶 속에 있는 과학이랄까요.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다른 여타 일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이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사물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인 것 같습니다. 또한 연구를 잘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든 프리젠테이션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잘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두 능력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시간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건강해야만 하고 싶은 일들을 준비하고 수행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부디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앞으로 Cryptococcus UPR 조절인자들의 활성 조절 및 상호작용에 대해 생화학적 방법으로 기본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다른 bZIP 전사인자들의 세포 내 기능 및 조절에 대해서 연구할 계획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함께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주신 강현아 교수님, 반용선 교수님, 그리고 정광우에게 감사합니다. 저희 연구에 물심양면 도움을 주신 서울대 이인원교수님과 이용환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연구는 홀로 수행할 수 없기에 주변 분들께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연구에 열심히 매진하는 실험실 친구들, 문혜연, 추진호, 이동직, 김현아, 유수진, 그리고 베트남에서 온 Trinh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