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해마는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영역이라는 것이 알려진 이래로, 그 mechanism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해마는 여러 하위 영역으로 나뉘는데요. 이러한 하위 영역들은 각기 다른 고유한 연결 및 생리학적 특성을 통해 학습과 기억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별 하위 영역에 대한 특성을 아는 것은, 학습과 기억의 기전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해마의 하위 영역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졌지만, 유독 해마의 하위 영역 중 하나인 fasciola cinereum (FC)에 대해서는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 영역은 해부학적 연결 등의 기초적인 연구 결과가 거의 없고, 심지어 인접 영역과의 (CA1) 경계가 어디인지도 문헌마다 달라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는데요. 그래서 우리는 이 영역의 해부학적 특성 부 터 시작하여 생리학적 특징을 밝히고, 이 영역이 학습과 기억에 어떤 부분에 관여하고 어떤 부분에 관여하지 않는지를 밝혀내었습니다. 특히, 이 연구가 우리 분야에 가장 공헌하였다고 생각한 부분은, 학습에 관여하는 새로운 신경회로를 발견하였다는 점입니다. 이는 앞으로 해마가 학습을 하는 mechanism을 연구하는데 있어 중요한 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연구를 하게 된 계기가 독특한데요. 이 영역은 사실 연구하기 매우 불편한 영역이예요. 첫 번째로는 이 영역에 대한 기초지식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이 영역을 대상으로 어떤 hypothesis를 세워 연구를 시작할지 알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이 영역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연구를 해야 하는데, 연구를 하기 위해 가정을 세우려면 기초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거든요. 컴퓨터 공학 등에서 이야기하는 deadlock 상황에 빠진 것이죠. 두 번째로, superior sagittal sinus라는 뇌의 가장 큰 혈관 바로 아래 위치하고, 그 크기가 매우 작다는 점에서, 수술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이 있고요. 그럼에도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그 옆에 있는 해마의 다른 하위영역인 CA1을 연구하는데 있어, FC의 범위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이예요. CA1은 transverse axis를 따라 해부학적, 생리학적 특징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 정확한 경계를 아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CA1은 지금까지 많이 연구가 된 영역임에두 불구하고, 기존 문헌들은 제각기 다른 기준으로 FC를 정의하고, FC와 CA1의 경계를 잡았기 때문에 어디가 CA1의 끝인지 알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그 경계를 한번 알아보자는 것이 처음 이 연구를 시작한 동기였습니다. 하지만, 연구를 계속 진행하다 보니 이왕 시작한 거 이 영역에 대해 제대로 밝혀보자는 욕심이 생겨 일이 점점 커지게 되었습니다. 연구 기간도 길고, 쉽지 않은 연구였지만, 오히려 그런 연구이기에 많이 공부하였고, 또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상상해 보면서 즐겁게 연구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연구에 대해 발표할 때, 여러 교수님들께 칭찬을 받았는데, 그러한 기억들 또한 즐겁게 연구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는 박사 과정 중 진행된 연구로, 서울대학교 뇌인지과학과 이인아 교수님 연구실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가장 큰 장점으로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연구실의 생물학, 심리학, 전자 공학, 물리학, 뇌공학 등의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에서 아이디어나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부시절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였는데, 이러한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다른 학생들이 어려워 하는 부분에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학과 단위에서도 다양한 분야의 교수님들이 속해 계셔서, 분자 생물학적 연구, 전기생리학이나 이미징 기법을 통한 시스템 신경과학 연구, 알츠하이머 등의 신경질환 연구까지 다양한 연구분야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제가 연구한 FC는 1895년 Alex Hill이 해부학적 위치를 보고한 논문을 제외하고는, 이것을 주제로 연구된적이 없는 영역입니다. 제대로 관심을 받아보지 못하고 그 특성 또한 종합적으로 알려지지 않아 개별 연구마다 단편적인 특성에 의해 성급하게 정의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분자적 지표를 연구하신 분들은 이 영역을 CA2로, 신경 세포의 morphological 특징을 관찰한 연구자들에게는 DG의 extension으로 보고되는 등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영역을 다양한 방법론으로 연구하여 해마의 다른 subregion과도 동일하지 않은 고유한 영역임을 밝혔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이 영역이 학습에 중요하다는 점을 행동실험을 통해 밝힌 후, 학습 실험 중 FC의 신경세포에서 나타나는 신경신호를 관찰하고, 이러한 다양한 발견을 기반으로 FC가 어떻게 학습에 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설을 세워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선구자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 분야의 지식을 한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뇌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이학적 연구를 계속 하고자 할 때, 많은 능력들이 요구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중 소홀하기 쉬우면서도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의사소통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한데, 영어로 말하고, 쓰고, 읽고, 듣는 능력은 물론이고,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하여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능력, 다른 연구분야의 사람들과도 어느정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의 배경지식, 발표 기술,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화법 등의 기술이 모두 중요합니다. 대학원에 진학하여 연차가 쌓이다 보면 바쁜 일상으로 인해 고립된 생활을 하며 의사소통 능력에 대해 소홀해 지기 쉬운데, 전공 지식을 쌓아가고 실험에 필요한 기술들을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람직한 의사소통 능력 또한 학생시절 갈고 닦아야 하는 중요한 능력인 것 같아 적어보았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박사과정때 해마 중심으로 연구를 하였는데, 해마가 받는 정보의 주요 공급원이자, 해마가 처리한 정보를 받아들이는 entorhinal cortex역시 학습과 기억에 매우 중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영역을 연구하여 학습과 기억의 mechanism을 밝히는 연구를 계속 진행해보려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마음/뇌 연구소에 (Mind/Brain Institute) 포닥으로 들어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연구를 진행하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박사과정 중에 이 연구를 지도해 주신 이인아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해부학 연구에 큰 도움을 주신 고려대 선웅 교수님과, 이화여대 이은수 박사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흥열, 은영, 유승우 박사님, 현석을 비롯한 많은 리랩 멤버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Fasciola cinereum
#Hippocampus
#Learning and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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