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종종 갈등, 폭력 등 지나친 스트레스를 겪는데, 이러한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우울증과 같은 심각한 정신 질환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특히, COVID-19 팬데믹 시대를 겪으며, 우울증 유병률이 더욱 높아지고 있지만, 전체 환자의 3-40% 정도의 환자가 여전히 약물저항성이나 약물 효과 지연 현상 등의 부작용들로 우울증 치료의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신질환 발병 메커니즘과 치료제의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속적인 만성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증과, 이를 야기하는 메커니즘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사회 패배 스트레스”라고 불리는 10일간 사회 패배에 노출시켜 우울증을 야기하는 동물 모델을 사용해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쥐(susceptible)와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대조군과 유사한 사회성을 보이는 쥐(resilient)를 만들고, 이러한 행동학적 차이가 기저외측 편도체에서부터 투사되는 글루타메이트성 뇌신경회로망의 활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또한 빛을 사용하여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하는 기술인 광유전학 기법을 이용하여, 10일간의 사회 패배 직후 기저외측 편도체(basolateral amygdala)로부터 내측 전전두엽 피질(medial prefrontal cortex) 또는 복측 해마 (ventral hippocampus)로의 신경회로를 활성화하였을 때 만성 사회적 패배 스트레스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행동이 회복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본 연구에서는 해당 동물 모델에서 편도체로부터 글루타메이트 신호를 받는 내측 전전두엽 피질과 복측 해마에서 수많은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중 오직 mGluR5(metabotropic glutamate receptor 5)가 스트레스에 취약한 개체에서 더 적게 발현함을 발견하였습니다.
내측 전전두엽 피질과 복측 해마는 기처외측 편도체로부터 글루타메이스성 신호를 mGluR5를 통해 수용하여 하위 신호전달이 일어납니다. 저희는 글루타메이트 하위 신호전달 중 편도체-내측 전전두엽 피질 신경회로망은 mGluR5-homer1b/c-AKT 신호전달을 통해 우울증을 유발하고 복측 해마에서는 mGluR5-Gq-ERK 신호전달체계를 따라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는 기저외측 편도체에서 시작하는 두 신경회로망이 서로 다른 기전을 통하여 우울증을 유발하며, 스트레스에 취약한 개체에게서 관찰되는 내측 전전두엽 피질 및 복측 해마의 활성 감소를 설명하는 새로운 기전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국뇌연구원 정서인지연구그룹 책임연구원이자 DGIST 겸임 교수님이신 구자욱 교수님 지도 하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행동신경후성유전학 연구실은 중독, 우울증, 의사결정, 사회성 행동과 같은 정서와 인지에 관련된 동물행동모델을 개발하고, 행동의 개인차(서열 등 특정한 표현형)를 나누어 이를 야기하는 신경 회로의 작동 원리와 활성 신경 회로망 기반으로 세포 유형별 후성 유전 분자 네트워크를 찾아 최종적으로 행동-신경회로-분자 네트워크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유전자 변형 쥐를 포함하여, 바이러스, 전사체 분석 (RNA-seq, ChIP-sequencing, ATAC-sequencing, Single-cell sequencing, FACS 등), 광유전학, 화학유전학, 전기생리학, in-vivo recording 실험 기법 등 다각적인 연구방법들을 적용하여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재미있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울증을 비롯하여 정신질환에 관련한 동물모델을 만들고 특정 행동과 관련된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찾고 싶어하는 학생에게 좋은 연구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www.kbri.re.kr/new/pages_lab/sub/page.html?mc=2056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어떠한 이야기로 연구를 할지 생각하고 실험을 디자인을 할 때 그리고 내가 생각한 가설이 실험으로 증명이 되었을 때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들 속에서 여러 사람들과 토론하며 새로운 연구 방향과 가설을 설계하여 최종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즐겁기도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마침내 그것을 이루어 냈을 때 그 기분은 정말 뿌듯하고 보람차다고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연구를 기획하고 실험을 설계하여서 진행하는 과정이 나와 같거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하고 실험을 실행해 나가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때로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이 주장이 옳은가 라는 의심과 회의감이 수없이 들었습니다. 이럴 때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를 상기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털어 냄으로써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포기하지만 않고 나아간다면 모두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가장 먼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를 완주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잘 마무리를 해서 다시 한번 브릭에 찾아 뵙는 날이 온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앞으로도 우울증을 포함한 정서와 인지장애에 관련한 메커니즘을 찾기 위한 연구를 계속 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논문은 제가 대학원생활을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주도적으로 연구를 진행을 하게 된 프로젝트입니다. 이 논문을 위해 보이지 않게 많은 도움을 주신 저희 행동후성신경유전학 실험실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연구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신 최태용 박사님, 이유진 박사님, 김태은 석박통합과정생과 지금은 미국에 계시는 강신우 박사님, 한국뇌연구원 허향숙 박사님 연구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이 프로젝트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 연구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믿고 기다려 주시고, 방향성을 제시해주시고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지도해주신 구자욱 교수님, 장근아 교수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주시고 계시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Psychiatry disorders
#Cell-type specific transcriptome
#Neuro-circuitry reg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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