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언어적인 다양성을 줄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의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연구들이 이러한 현상을 행동 실험을 통해 관찰하고 보고하였으나, 다언어 사용이 어떻게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과 같은 비침습적 뇌영상 기술의 발달로 최근에 들어서야 다언어의 사용이 인지기능과 관련된 뇌의 특정 영역에 미치는 영향이 연구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인지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뇌의 특정 영역에서 홀로 담당하기 보다는 뇌 전체 영역들이 서로 협력한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 저는 기존 연구들이 취했던 뇌의 특정 영역을 보는 방법을 넘어서 뇌 전체의 연결망(whole-brain connectome)을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언어의 습득뿐만 아니라 인지기능의 성장에도 매우 중요한 시기인 발달 단계에서 이러한 영향을 이해하는 것은 다언어 사용이 가져오는 인지기능 및 뇌 연결의 변화가 성인이 되면서 어떻게 정립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이번 연구에서 저는 9-10세 아이들이 모국어 외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들의 인지기능, 뇌의 기능적 연결망, 그리고 뇌-행동 연관성에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고자 하였습니다. 연구를 통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아이들의 기억 관련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되어 뇌 전체 연결망에도 영향을 주고, 뇌-행동 연관성에도 선형적인 연관성에도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의 정용교수님과 미국 Yale University 심리학과의 Marvin M. Chun교수님 두 분께 공동 지도를 받았습니다. Marvin Chun 교수님의 연구실은 fMRI와 같은 뇌 이미징과 행동 실험을 바탕으로 attention, memory, 그리고 perception을 연구 하는 곳 입니다. 연구 수행을 위한 자원이 풍부해서 언제나 활발하게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정용 교수님 연구실은 쥐 실험을 통해 뉴런과 시냅스 등 micro-level을 연구하는 팀과, 사람의 MRI나 PET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macro-level network를 연구하는 팀이 있습니다. 학생들 각자가 본인이 원하는 주제로 자유롭게 연구 할 수 있는 연구실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연구활동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나는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였습니다. 그래도 하나하나 새로운 것들을 배워서 제 연구에 접목시켰을 때가 가장 뿌듯했던 것 같아요. 저는 학부에서 언어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대학원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선배들이 하는 모든 수학적/공학적 베이스가 새롭기도 했고 배우는데도 시간이 참 많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이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대학원에 들어와서 처음 배운 뇌공학과, Yale에 파견학생으로 있을 때 만난 심리학, 그리고 제 학부 전공 언어학까지 학제간 연구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이제 갓 학생을 벗어나는 단계라 도움이 되는 말보다는 제가 느낀 바를 말씀드리는게 좋을 것 같아요. 뇌과학 분야는 상대적으로 생긴지 오래되지 않은 분야지만 많은 주목을 받고있는 만큼 정말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또한 여러 학문들의 융합이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신다면 잘 해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장 개인적인것이 가장 창의적이라는 말처럼, 본인이 가지고 있는 관심사에 대한 애정을 버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위에서 언급한 논문의 후속 연구로 다언어 사용이 뇌에 유발하는 영향을 더 자세하게 연구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에는 단순히 사용언어의 개수 외에도 환경적 요인을 포함하는 다양한 상관변수들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최대한으로 고려하며 발달 단계에서 시작된 다언어 사용으로 나타나는 뇌의 구조적, 기능적 변화를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하는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이 연구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게 이끌어주신 Marvin Chun교수님과 정용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두 분의 지도를 받으며 연구를 하고 박사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저는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항상 옆에서 응원해주고 아낌없는 조언을 준 든든한 버팀목 남편 유광선 박사와 제가 너무 좋아하는 우리 연구실 식구들, 감사합니다. 논문을 마무리한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보니 그 어떠한 하나도 주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아끼는 우리 가족들, 늘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fMRI
#multilingualism
#executive fun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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