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20세기는 ‘과학기술의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류 역사상 눈부신 발전을 이뤘던 시기였습니다. 과학 기술 성장을 바탕으로 인류는 끊임없이 질병에 맞서기 위한 노력을 하였고, 이에 발맞춰 제약 바이오산업과 의료의 수준도 비약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인류는 암과 치열한 전쟁을 펼치고 있으며 수많은 항암 신약과 치료법을 개발해오고 있습니다. 1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화학 항암제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지 못하고 정상 세포에도 손상을 주기에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 (피로, 위장 관계 손상, 탈모, 면역세포 감소, 감염, 빈혈 등)이 컸습니다. 이를 개선하여 등장한 2세대 항암제는 표적 항암제는 특정 유전자변이와 관련된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1세대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을 상당히 낮췄으나 특정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어서 범용적이지 않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후, 등장한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는 환자의 면역체계를 도와주는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현저히 낮아지게 되었고 내성도 적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런 장점을 앞세워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현재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면역 항암제는 특정 암에는 우수한 효과를 보이나 일부 암종에서는 낮은 치료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면역항암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하는 암 종이 증가하는 이유는 범용성과 안전성에서 기인하는 것도 있으나 초기 치료에서 화학함암제보다 우수한 치료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면역항암제 시장의 분위기는 기존의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를 하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병용 치료법을 찾는 것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많은 제약회사들이 키트루다나 옵디보와 병용 투여를 하기 위한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양한 임상시험들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본 논문은 기존의 면역항암제와 병용 투여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한 의약품 ‘BALLkine-2(볼카인-2)’에 대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BALLkine-2는 사이토카인인 IL-2(인터루킨2)를 레모넥스에서 개발한 약물전달기술(DegradaBALL®, 데그라다볼)에 담지한 면역항암제입니다. IL-2는 90년대에 신장세포암과 흑색종에 허가를 받았던 의약품으로 프로류킨®이라는 사용되고 있습니다. IL-2는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작용으로 암 치료에 효과적인 작용을 가지고 있었으나 ‘심각한 전신 부작용, 체내 불안정성, 조절T세포 유도’와 같은 치료적 한계점을 가지고 있어 실제 의료현장에서 사용빈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DegradaBALL®을 활용하여 IL-2를 전달하게 되면 전신 노출도를 확연하게 감소시켜 부작용을 낮추고, 적은 용량과 낮은 투여 빈도로도 우수한 항암효과를 보입니다. 또한, 기존의 면역항암제와 함께 병용투여했을 때 우수한 시너지 작용을 보였고, 이번 연구를 통해 BALLkine-2가 우수한 면역항암제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습니다.
오랜 기간 연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영장류 시험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약의 효능 Proof-of-concept (개념 증명)은 마우스 모델에서 확인하곤 합니다. 그러나 BALLkine-2의 약물 동태와 작용 메커니즘을 명확하게 입증하기 위해 사람과 가장 유사한 종인 영장류에서 확인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영장류로 실험은 생소했던 경험이기에 디자인부터 고려할 점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최대한 윤리적으로 진행하고자 침습적인 과정을 최소화하고 채혈 위주로만 진행하였습니다. 긴 노력 끝에 우수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고 개발하는 약물의 메커니즘을 명확히 규명했었기에 더욱 기억에 남았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레모넥스는 독자적인 약물전달기술 (DegradaBALL®)을 바탕으로 의약품 (면역항암제와 RNA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글로벌 바이오세라퓨틱스 전문기업 입니다. 기존의 약물전달체와는 차별화되게 의약품을 전달체 내부로 담지하는 과정이 매우 간단하며 의약품에 물리·화학적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큰 강점입니다. 또한, DegradaBALL®은 의약품의 효능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시키는 작용을 하는 목적으로 개발하였습니다. 레모넥스의 약물전달기술은 어떤 의약품에도 범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외 다수의 제약사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레모넥스에는 다양한 팀에 높은 수준의 연구 인력들이 분포해 있으며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기 위한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초기 물질 개발부터 효력 평가, 기전 연구, PK/PD 평가, 독성 평가 등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DegradaBALL® 생산 시설까지 보유하고 있습니다. 레모넥스는 앞으로도 신약 개발을 목표로 지속적으로 성장해갈 것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Vira brevis est, ars longa’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서양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말로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여기서 표현된 ars는 사실 예술로 번역되는 것보다 ‘기예 혹은 과학기술’로 번역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 짧은 문구 속에는 히포크라테스가 생각하는 '연구에 대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사람의 한 인생은 역사에 비하자면 너무 짧아서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도 학문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인류의 과학과 의료가 계속 발전하는 것은 ‘집단 창작물’이 지속적으로 기록되면서 후대의 과학자와 소통하는 과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연구를 하고 논문을 남기는 활동, 그 자체로 본다면 과학이 발전해가는 길에 조금이라도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연구 초기 단계부터 논문을 마무리하는 단계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좌절의 순간들도 찾아오지만, 마지막으로 방점을 찍었을 때 느껴지는 기분은 다시금 연구를 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일반적인 연구 과정인 ‘석사 -> 박사 -> 포닥’ 과정과는 다르게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펼쳐가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다른 분들께 ‘이런 길로 가서도 연구를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약대 재학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4년 동안 6곳의 각기 다른 성격의 연구실을 찾아다니며 연구를 배웠습니다. 일찍부터 진로를 정한 터라 목적 의식이 명확했기에 다양한 곳의 노하우를 최대한 습득하는데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다 운이 좋게도 독자적인 연구를 할 기회를 얻었고 이를 통해 학부생 시절에 첫 논문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후, 석사로 입학하여 ‘천연물 신약 개발’을 목표로 중개 연구 (효능 및 기전 연구)를 진행하였고, 연구활동 외에도 신약개발을 목적으로 ‘산업, 학교, 병원’ 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신약 개발 과정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부단한 노력 끝에 8편의 논문을 완성하고 졸업하였고,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를 위해 박사 과정 보다는 기업부설 연구소로 가는 것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신약 개발 과정 내 연구의 성격은 대학에서 진행되는 연구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학위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논문을 마무리하면서 마침표를 찍는 느낌이지만, 개발과정에서는 논문과 함께 파이프라인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연구의 방향 설계부터 관계 당국(식약처)에 임상 승인을 위해 필요한 방향성으로 디자인해야 하며 명확한 기전 연구가 함께 수반되어야 합니다. 또한, 다른 경쟁사의 약물보다 우월성, 편의성 혹은 진보성 등을 입증해야하기에 다각도의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접 개발한 약이 실제 환자에게 투여되고 그들의 병을 치료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초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개발된 신약이 임상 시험에 진입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할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많은 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2년이라는 긴 연구 기간 동안, 밤낮 주말할 것 없이 본인 업무를 제쳐두고 항상 옆에서 도움을 주셨던 강성훈 박사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본 연구를 잘 마칠 수 있도록 함께 고생해 준 연구소 동료인 허명강 팀장, 박대인 선임, 이준형 선임, 임남주 대리, 김경원 선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이외에도 석사과정을 지도해 주셨던 정세영 교수님께도 감사드리고, 어려운 길을 함께 이겨내고자 회사에 합류해 준 김민수 회계사와 의료적 관점에서 시야의 폭을 넓히는 데에 도움을 준 조재소, 한영석, 임익현 의사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Immunotherapy
#Drug Delivery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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