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식물과 곤충은 다양한 상호작용을 맺고 있습니다. 특히 식물과 초식곤충의 관계는 작물과 해충의 관계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기에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눈에 잘 보이는 초식곤충 그 중에서도 잎을 먹는 곤충을 식물이 어떻게 방어를 하는가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식물에 큰 피해를 입히지만 눈에 보지이 않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줄기 초식곤충에 대해 식물은 어떻게 방어를 할까라는 물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논문의 공저자 중 한명인 이지숙 박사와 저는 야생담배와 줄기를 먹는 바구미를 이용하여 이 질문에 답을 하고자 했고 익숙하지 않은 줄기라는 조직의 시료를 얻기 위해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초식곤충의 공격을 받지 않은 식물의 조직은 연해서 실험에 필요한 시료를 얻는 것이 쉬웠지만, 공격을 받은 조직은 단단해져서 시료를 얻기 위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손을 다치기 일 수 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문득 “식물의 조직이 이렇게 단단해진다면, 혹시 줄기 내부 조직의 리그닌의 양이 증가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호기심이 생겼고 이것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목본의 줄기 속은 단단한 조직(후벽조직, sclerenchyma tissue)으로 구성되는 것과는 달리 일년생 초본들의 줄기 속은 부드러운 조직(유조직, parenchyma tissue)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가설이 맞는다면 식물은 줄기 초식곤충의 공격에 유조직을 후벽조직으로 분화시켜 방어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 기존 문헌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도전적인 주제였습니다. 당시는 박사과정을 마무리하는 시기였고, 제 스스로의 연구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제 관찰을 믿고 위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과제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카이스트 김상규 교수님의 지원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연구재단으로부터 리서치펠로우 과제를 지원받게 되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연구를 수행하는 동안 소속기관이 막스플랑크 화학생태연구소에서 카이스트 그리고 충북대학교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리그닌의 정성분석을 위해서는 UW-madison에서도 연구를 진행했으니 어느 기관을 딱 집어서 설명하는게 참 어렵네요. 마침 작년부터 제가 충북대학교에 자리를 잡았으니 제 연구실을 광고할 겸 소개할까 합니다. 저희 연구실은 다양한 식물과 곤충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식물 속에 숨어서 쉽게 저희 눈에 띄지 않는 종자나 줄기를 특이적으로 먹는 초식곤충들의 비밀 행동과 식물의 방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혹시 식물과 곤충 모두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해보고 싶은 학생은 언제나 환영하니 주저하지 말고 연락을 주세요. 저희 연구실 홈페이지 (https://jooandlee-eco.weebly.com/)를 방문하시면 저희가 어떤 연구를 하는지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3. 연구 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모델생물들만 보다 보면 종종 잊기 마련이지만, 생물학은 다양성의 학문입니다. 그리고 그 다양성은 종의 단위에서 상호작용의 수준으로 올라가면 더 큰 다양성으로 나타납니다. 심지어 우리가 평상시에 잘 안다고 생각하는 개망초, 냉이 등의 잡초에도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다양한 상호작용들이 숨어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을 찾아내는 과정과 관찰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생태학적 질문들을 해결하는 것을 즐깁니다. 물론 좀 더 그럴듯한 설명과 말로 포장을 하기도 하지만, 자연과의 숨바꼭질을 통해 우리 주변에 있었지만 몰랐던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 현재 제 연구의 가장 큰 보람인 것 같네요.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제 연구는 분자생태학 그리고 화학생태학을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두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과 같이 저는 생태학적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태학적 방법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방법론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후배 연구자분들께도 항상 현재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태학적 질문을 해결하는데, 어떤 분야의 지식 혹은 방법론이 사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5. 연구 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저는 식물 내부를 섭식하는 초식곤충을 식물이 어떻게 방어하고 그 결과 식물의 방어 및 생식 전략의 진화가 생태적인 시간 동안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위 연구가 진행되면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소속기관이 자주 바꿔왔는데, 그러는 동안 주변에 많은 분들에게 여러가지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막스플랑크의 이안볼드윈 교수님, 카이스트의 김상규 교수님, 그리고 위스콘신의 김훈박사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인생과 연구의 동반자인 이지숙 박사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식물 곤충 상호작용
#화학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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