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2019년에 한빛사 인터뷰를 한 후에 2년만에 이렇게 좋은 기회로 다시 인터뷰를 할 수 있게되어 감사합니다. 이번 논문은 2년 전에 발간된 논문 (Lee et. al. J. Pineal Res. 2019)의 후속 연구입니다.
Night hormone으로 알려진 melatonin은 뇌 속의 내분비 기관인 pineal gland에서 밤에 분비됩니다. Night signal은 sympathetic nerve terminal으로부터의 norepinephrine (NE) 분비를 야기하고 최종적으로 NE는 pineal gland에 발현되어 있는 adrenergic receptor를 활성화합니다. 이로인해 pineal gland내에서 melatonin이 합성되고 분비됩니다. Melatonin외에도 많은 neurotransmitter들이 pineal gland내에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가 melatonin의 전구체인 serotonin입니다. Melatonin과 serotonin 모두 pineal gland에서 합성 및 분비가 되는데, melatonin은 밤에 분비되는 양이 많은 24시간 주기 리듬을 가지는 반면, serotonin은 밤과 낮의 구분없이 계속적으로 분비됩니다. 과거 이 분야의 대부분의 연구들은 melatonin의 합성 및 분비에 집중하였고, melatonin보다도 분비되는 양이 많은 serotonin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입니다.
본 연구를 통하여 serotonin은 autocrine neurotransmitter로서 존재하고 이는 melatonin 분비를 조절하는 타겟이 됨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와같이, melatonin 자체의 합성 및 분비 기작에 더하여, serotonin 이외의 neurotransmitter들의 역할 또한 활발히 연구되어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본 연구는 University of Washington (Seattle, WA, USA)의 Bertil Hille lab (Department of Physiology and Biophysics)에서 진행되었습니다. Hille 교수님은 “Ion Channels of Excitable Membranes”라는 책으로 생리학 분야에 잘 알려진 분입니다. Hille lab은 1968년에 문을 연 ion channel 분야에서 전통이 있는 실험실입니다. Ion channel 자체의 활성 및 조절기작 뿐만아니라 ion channel과 세포막 지질의 상관관계, 그리고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등에 의해 활성화되는 G-protein coupled receptor의 세포신호 기작에 대한 연구들이 52년간 활발히 진행되었습니다. Hille 교수님께서는 2021년 7월에 공식적으로 은퇴를 하셔서 현재 실험실 문을 닫은 상황입니다. 저는 교수님의 마지막 포닥으로서 pineal gland 에서 분비되는 melatonin과 serotonin 그리고 다양한 신경전달물질들의 역할을 이해하고 이들이 타겟기관의 ion channel이나 receptor의 활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 기초과학을 하는 연구자로서 흔들리지 않고 생명체의 중요한 현상에 집중하여 실험을 하고 결과의 의미를 파악하여 논문을 준비한다는 것이 쉬운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저의 연구가 공익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곤 하는데 그 때마다 실험실에서 밤 늦게까지 함께 연구하고, 반짝거리는 눈으로 랩미팅때 논의를 함께할 수 있는 동료 연구자들 그리고 교수님들이 계시기에 위로를 받고 힘을 내게 됩니다.
본 논문을 위한 실험을 할 때, rat의 pineal gland를 사용해야했는데 각 동물 당 gland는 하나만 존재하기에 다양한 조건에서 여러번 반복을 하려면 많은 동물을 희생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고득수 교수님의 아이디어로 pineal gland를 agar에 넣어 block을 만들고 이를 절단하여 막대기모양의 strip을 만들었고, 하나의 gland 당 여러개의 strip을 얻을 수 있었기에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막막하게 느껴지는 실험도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모이면 더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것 같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까지 많은 실패와 좌절이 오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민한 후에 결국 논문으로 결실을 얻게되는 것이 가장 보람된 순간인 것 같습니다. 또한 그 과정 속에 훌륭한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토의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큰 자부심입니다. 지금 당장 저의 논문 하나가 이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갖진 못할지라도 저와같이 기초과학을 하는 연구자분들의 논문들이 모여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제공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훌륭한 과학자는 어떤 사람일까 항상 생각해보곤 합니다. 박사과정 초기에 저의 박사과정을 지도해주신 Jie Zheng 교수님께 저는 언제쯤이나 졸업을 하고 그 후에 정규직을 얻으려면 얼마나 더 오랜시간이 걸릴까요 라는 질문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에 교수님께서 이 세상에 과학자처럼 오랜시간 트레이닝을 거쳐야하는 직업이 많지않다고 하시며 그만큼 과학자는 중요한 직업이라고 말씀 해주셨습니다. 매 순간 그 때에 맞는 트레이닝을 받으며 오랜시간 다방면으로 잘 성장한 후에야 독립적인 과학자가 될 수 있는 거라고 그 때까지 제가 처한 상황과 그 위치에서 무엇을 깨닫고 얻을 수 있을지에 집중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후에는 이 과정동안 배우고 얻은 것을 다음 세대의 젊은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과학자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하셨는데 이 짧은 대화를 마친 후 저는 꽤 오랜시간동안 교수님의 대답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훌륭한 과학자란 실험을 잘해서 빠르게 논문을 준비하는 사람만을 칭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방면으로 기회가 왔을 때 그것을 실험을 빨리 해야 한다는 이유로 피하지 않고 경험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일 때에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사회성을 배우고, 논문이나 장학금 제안서등을 써보면서 글을 쓰는 법을 배우고, 학회에서 포스터나 구두 발표에 도전해서 발표하는 법을 배우고, 시간을 내어 운동을 하며 정신적 그리고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내 몸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동료들과 실험에 대해 논의하면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법을 배우고, 가끔씩 모든것을 내려놓고 휴가를 떠나 실험 이외의 것을 즐기는 법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불어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은 그 나라의 언어와 친숙해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에는 인터넷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그 나라의 대학 또는 대학원 수업강의를 본다던지 한국 드라마 혹은 영화를 볼 때에도 그 나라의 언어로 자막을 켜두고 보는것을 추천합니다.
저 또한 머리로는 알지만 이것을 행하며 살기에 많이 부족합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도 부단히 노력하여 훌륭한 과학자에 한걸음씩 가까이 다가가야겠다 다짐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작년에 Hille 교수님의 은퇴로 인해 미국 서쪽 끝 시애틀을 떠나 동쪽 끝 뉴저지로 왔습니다. 현재 Rutgers-New Jersey Medical School의 Tibor Rohacs (Department of Pharmacology, Physiology and Neuroscience)교수님 실험실에서 두번째 포닥을 하고 있습니다. 세포막의 형질의 변화가 ion channel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혹은 ion channel의 활성변화가 주변 세포막 환경변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TRP 채널의 활성이 세포막의 internalization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세포막의 콜레스테롤이 TRP 채널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하고 있습니다. 먼 미래에는 ion channel과 GPCR의 활성조절이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감사드려야할 많은 교수님들이 있습니다. 석사과정 서울여자대학교의 홍정일 교수님, 박사과정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의 Jie Zheng 교수님, 첫번째 포닥과정 University of Washington의 Bertil Hille 교수님과 고득수 교수님, 현재 두번 째 포닥과정을 지도해주시는 Rutgers University의 Tibor Rohacs교수님, 이분들의 진심어린 지도에 큰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분들이 대단한 인내심으로 저를 기다려 주셨고, 열정으로 지도해 주셨습니다. 한분 한분 떠올릴 때마다 부족한 제가 어떻게 인생의 길 위에 이렇게 훌륭한 분들을 만나 함께 연구할 수 있는지 감사할 뿐입니다. 교수님들뿐만 아니라 제가 속해 있었던 모든 실험실의 동료 연구자분들의 도움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힘든일과 기쁜일이 있을 때 누구보다도 가까운 곳에서 함께 나누고, 서로의 실험을 돕고, 의지하며 지냈기에 지금의 저가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저를 믿고 기도해주시는 부모님, 언니와 동생, 그리고 친구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Pineal gland
#Melatonin
#Seroton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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