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생물학을 연구하시는 많은 분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질병에 대한 이해라 생각됩니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질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 사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지만 아직 우리의 이해는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제 연구는 다양한 phenotype 을 보이는 수 천 질병들이 서로간의 어떤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molecular level에서 분석한 논문입니다. 특히 기존에 유전자나 단백질 상호 작용 (protein interaction)을 중심으로 연구하던 관점에서 질병 관련 단백질의 세포 내 위치 정보 (subcellular localization)를 이용하여 처음으로 분석하였고, 유사한 phenotype 을 보이는 질병들은 세포 내 위치정보를 동일하게 갖는 경향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환자들의 병원 기록을 통해 공존 질환 (한 사람이 다양한 질병을 같이 걸린 경우, 예를 들어 당뇨병과 비만) 자료를 이용하여, 공존질환들에 관련된 단백질들이 동일한 세포 내 소기관에 위치하고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연구를 통해 공존질환으로 발견은 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많은 질병들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줄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의료계에 적용된다면 약물 처방이나 질병 예측 등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한창 이 일을 진행하던 작년 이맘때에 갑작스레 큰 수술을 하게 되어 두 달 정도 쉬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지만, 병원에서 환자가 되었던 경험과 여러 환자들과 직접 생활했던 경험은 학교에 돌아왔을 때 이 주제를 진행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연구주제로 대하는 것이 아닌 정말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저는 현재 포항공대 시스템생명공학부 (I-Bio, ibio.postech.ac.kr) 에 재학 중입니다. I-Bio 는 2006년도에 남홍길 교수님 외 여러 교수님들의 노력으로 생명과학 분야의 학제간 연구를 목적으로 신설된 학과입니다. 공동지도교수제도를 시행하고 있어서, 졸업 전까지 적어도 두 실험실에서 연구를 수행할 뿐 아니라, 다양한 공동 연구의 기회가 제공됩니다.
제가 처음 1기로 입학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직 인식도 부족하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습니다만 현재는 다양한 전공분야의 학생들이 모여 흥미로운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도 대학교 때는 생명과학만을 전공하였으나, 김상욱 교수님 (구조생물 정보학 실험실,
http://www.postech.ac.kr/lab/life/bioinformatics/) 과 장승기 교수님 (분자 바이러스 실험실,
http://www.postech.ac.kr/dept/life/mv1/) 의 공동 지도를 받으면서 분자 생물학뿐 아니라 생물 정보학을 융합할 수 있는 주제들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생명 현상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다양한 시각으로 도전하고 싶은 학생들이 지원하여 큰 즐거움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이번 논문에서 가장 크게 배웠던, 'collaboration' 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자들의 공존 질환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한 내용입니다. 아마도 이런 자료가 없었을 경우에 논문의 story 를 만드는데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귀한 자료를 얻게 된 과정이 참 의미있고 재미있습니다.
한창 이 연구를 어떻게 진행시킬지 고민하던 중, 마침 network biology 분야의 대표 group 인 Albert-Laszlo Barabasi 실험실에서 공존질환 자료를 분석한 논문들 (Proc Natl Acad Sci U S A. 2008 Jul 22;105(29):9880-5, Mol Syst Biol. 2009;5:262) 이 나왔습니다. 이 논문들을 보면서 저의 일과 연관을 시키면 좋을 것이라 생각하였고, 위 논문의 저자이신 박주용 교수님과 꾸준히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연구 관련 자료 제공뿐 아니라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같은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좀 더 수월했을 수 도 있지만,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다양한 co-work 의 기회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경험이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실험실에서 다른 동료와는 다른 연구 주제로 인해 discussion 상대가 목마른 분들이 많이 있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찾아보시면 곳곳에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는 분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현재는 다양한 질병들의 phenotype의 특징에 따라서 어떤 진화적 특징을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기존의 연구에 비해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또한 기회가 된다면 꼭, molecular level 뿐 아니라 다양한 외부/환경적 요소들을 고려한 공존질환 model 을 만들어서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제가 가진 것보다 더 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항상 큰 관심과 도움을 주시는 주변 분들의 도움 덕분이라 생각됩니다.
우선 대학교 때, 생물학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셨던 김응수 교수님 외 여러 교수님께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항상 저희 I-Bio 학생들에게 크나큰 관심을 가져주시는 남홍길 교수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처음 학과 건물도 없이 열명 남짓한 학생에서 시작하여 지금을 보면 제가 다 뭉클합니다. 제가 I-Bio 에 지원한 걸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여러 교수님에게서 다양한 지도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저를 끊임없이 일깨워주시고 채워주시고 계신 장승기 교수님과 김상욱 교수님께 큰 감사를 드립니다.
아직도 모난 구석이 많은 저를 동글동글하게 만들어 주는 두 랩 식구들과, 항상 든든한 우리 I-Bio 동기들, 그리고 포항 생활의 활력소를 주는 주변 지인들도 고마우이.
생각하면 즐겁고 든든한 엄마&아빠와 가족들 사랑하고, 마지막으로 너무도 dynamic 한 나를 buffering 하느라 항상 고생이 많은 그 분에게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