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STAT3 (signal transducers and activators of transcription 3)는 박테리아 감염 시 초기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전사인자로써 처음 규명되었으나 그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서 다양한 장기의 분화와 성장에 작용하는 인자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STAT3가 암 유발인자로 알려지면서 많은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실제 다양한 암 조직에서 STAT3의 비정상적 활성화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에게서 발병률이 높은 위암, 간암에서도 STAT3가 원인 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STAT3는 생쥐의 배아줄기세포의 성장, 유지에 필수 인자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STAT3의 비정상적 활성화를 억제시킬 수 있는 anti-cancer drug 개발에 많은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효과적으로 STAT3를 억제시킬 수 있는 anti-cancer drug의 개발은 미비한 수준입니다.
본 연구에서는 STAT3의 신호전달 과정을 분자적 수준에서 이해하고자 STAT3의 새로운 결합인자를 발굴해 내었고 Crif1 (CR6-interacting factor 1) 이 STAT3의 새로운 결합인자 임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들간의 기능을 생체 내에서 규명하기 위해 Crif1 유전자 적중 생쥐를 제작하여 Crif1이 STAT3와 동일하게 초기 배아발달에 중요하며 STAT3에 의해 전사가 증가되는 유전자들의 발현에 이상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Crif1 유전자 적중 생쥐에서 얻은 embryonic fibroblast 세포에서 STAT3의 전사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보았고, 이는 STAT3가 target 유전자의 promoter에 결합하는 능력이 결핍되었기 때문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암 유발인자로써의 STAT3의 기능에 관여하는 Crif1의 역할을 확인해본 결과 STAT3에 의한 세포 형질전환이 Crif1이 제거됨으로써 현저히 감소됨을 확인하였습니다. 즉 STAT3 신호전달 과정에 있어서 새로운 transcriptional cofactor로써 Crif1을 제시하였으며 STAT3에 의한 암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anti-cancer drug의 새로운 target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많은 논문이 그러하듯 본 연구 결과도 논문에 적힌 순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논문에는 위에서 간략히 소개해 드린 것처럼 STAT3의 새로운 결합인자로써 Crif1을 찾은 후 생체에서의 이들 간의 역할을 알아보고자 knockout mice를 제작하였다고 설명하였으나 사실은 Crif1의 knockout mice를 먼저 제작하였습니다. Crif1은 기존 보고에 의하면 세포주기 관련 인자로써 thyroid cancer 환자 조직에서 그 발현 양이 현저히 감소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Crif1의 knockout mice의 제작을 통해서 새로운 tumor model로 활용할 생각이었으나 예상 밖으로 초기배아발생 과정에서 모든 knockout mice가 죽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Crif1의 결합인자들이나 대부분의 세포주기 조절인자들이 초기 배아발생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세포주기 조절인자로써의 Crif1이 아닌 초기 배아발생 조절인자로써의 Crif1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고 분자적 수준에서 이를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결합인자를 yeast two hybrid screening 방법을 통해 찾아내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STAT3를 찾아내었고 이 후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Crif1의 knockout mice가 태어나지 못하고 죽기 때문에 conditional knockout mice도 제작을 하였고 이를 통해서 Crif1-STAT3 기능을 좀 더 자세하게 분석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생체질환면역학 실험실은 development, immunology, disease modeling 등의 분야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은 국내에 몇 안되는 knockout mice 제작 기술을 보유한 실험실로써 현재 다양한 유전자에 대한 knockout mice가 제작되었으며 분석 중에 있습니다. 현재 공영윤 교수님을 주축으로 구본경 박사 이외의 11명의 대학원생과 4명의 연구원이 "Science is the No.1 priority." 라는 모토아래 중요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본 연구실 홈페이지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http://www.postech.ac.kr/life/idlab/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특정 유전자에 대한 knockout mice를 제작하기 전에 이 유전자에 대한 보고된 연구결과를 분석하여 어떠한 표현형이 나올지 예상해보고 의미가 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knockout mice를 만듭니다. 하지만 knockout mice를 제작해보면 예상 밖의 표현형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knockout mice에 대한 분석이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경우가 많은 데 어쩌면 이것이 knockout mice를 만들고 분석하는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상 밖의 결과를 통해서 새로운 사실을 밝히고 보고하는 것이 어쩌면 더 큰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논문을 내고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그 동안의 실험을 돌이켜보면서 이러한 글을 남길 수 있지만 역시나 예상치 못한 결과를 얻었을 때 당혹감, 막막함 등은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종종 연구하는 것이 정말 도를 닦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되도록이면 실험결과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마음을 먹고 실험에 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흥미를 갖고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Knockout mice를 만들어서 특정 단백질의 생체내의 기능을 연구하는 것은 세포주를 사용하여 연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혹 세포주를 이용한 실험에서 상반된 결과를 얻은 경우에도 knockout mice를 통해 좀 더 명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실험실처럼 잘 셋팅 된 실험실에서도 knockout mice를 만드는 데는 통상 1-1.5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렇게 knockout mice를 만들면 비로소 실험준비가 끝난 것입니다. 사실 본격적인 실험은 이 때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때문에 다른 실험들보다도 인내심과 성실성이 많이 요구됩니다. 또한 예상치 못한 표현형을 얻었을 경우엔 다방면의 지식도 쌓아야 합니다. 다른 실험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러한 것들을 후배님 혼자서 하기엔 벅찬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 실험실 문에 "한 번 실수하는 것보단 열 번 묻는 것이 낫다."라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선배님들께 많이 여쭈어보세요. 해답을 알고 있지 않더라도 같이 고민하면 언젠가는 해결책이 보일 것입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논문은 저의 첫 논문입니다. 이제야 초보 과학자로써 첫 발을 내딛은 것이라 생각됩니다. 논문을 준비하면서 사이언스는 역시 혼자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논문을 내기까지 정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우선 부족한 저를 과학의 길로 이끌어주신 인생의 선배이자 스승이신 공영윤 지도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가족보다도 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며 동거동락한 실험실 동료들과 최고의 injection 기술을 가지고 계신 공명필 선생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다양한 과학적 시각을 갖게 해준 Pohang Biology Group (http://mgi.postech.ac.kr/pbg/) 회원 분들께도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믿음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후원해 주시는 아버님, 어머님, 장인, 장모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곁에 있는 것 만으로 힘이 되어주는 저의 아내 이선미와 딸 현서야, 사랑한다!!!
Received for article February 1, 2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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