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는 기존의 small molecule inhibitor와는 다른 새로운 modality로써, 현재는 거의 모든 big pharma 및 수많은 biotech에서 TPD를 연구하고 있어 큰 주목을 받는 새로운 pharmacological modality입니다. TPD에 대한 background는 저희가 이전에 발표한 다음 두 논문에서 더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Faust, Yoon et al (2020)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9-019-0378-3, Wu et al (2020)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4-020-0438-0)
저희 연구팀은 이번 논문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mechanism (target protein polymerization)을 통해 small molecule이 Diffuse Large B-Cell Lymphoma (DLBCL)의 promising target으로 알려진 BCL6라는 transcription factor를 degradation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고하였습니다.
이번 논문은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던 시점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mechanism이었기 때문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패와 더불어 설명이 잘 되지 않는 여러가지 이상한 현상들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마치 복잡한 퍼즐을 푸는 느낌이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보였던 모든 데이터들이 하나 둘씩 꼬인 실타래가 풀리듯이 설명되는 과정에서 정말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연구였습니다.
작년 11월에 논문을 정리해서 투고를 했고, 한명의 reviewer가 논문을 조금 잘못 이해하시는 사건(?)이 있었고, 아주 부정적인 코멘트와 함께 reject을 받았습니다. 이후 수개월에 걸쳐 논문을 처음부터 새롭게 다시 쓰고, 수십여장에 달하는 반박문도 작성하느라 무척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투고 후에 “The authors addressed several pressing concerns that were raised in the initial review, The reviewer appreciates the additional data and agrees that the sum of the experiments presented strengthens their argument”라는 재평가와 함께 accept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연구자로서 연구를 수행하는 것 뿐만 아니라, 연구 내용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Dana-Farber Cancer Institute (DFCI)와 Harvard Medical School에서 Chemical biology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저희 Dana-Farber 연구팀과, Broad Institute에 속한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처음부터 진행되었고, 이 두 기관은 - DFCI & Broad - 정말 많은 훌륭한 연구자와 넘치는 resource, 그리고 궁금한 것들은 뭐든 해볼 수 있는 자유를 제공해주는, 연구자들에게는 천국같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희의 이번 연구와 같은 경우가, academia에서 drug discovery 연구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연구를 바탕으로 industry에서 더 발전된 drug candidate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기존에 잘 설명이 되지 않아 묻어두었던 데이터들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낍니다.
이 연구는 Boehringer Ingelheim (BI) 이라는 제약사에서 기존에 발표했던 논문의 화합물의 기전을 밝히는 일이었고, 논문이 나오자마자 BI로부터 축하와 감사의 연락을 받기도 했고, 이를 계기로 industry와도 보다 활발한 협업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분야에 얽매이지 마시고, 본인의 연구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서 어떠한 점을 더 배워야 좋을지를 고민하시기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여러 분야를 경험하는 것은 다양한 연구자와 소통하며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데에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번 저희의 논문이 이러한 협업의 힘을 보여준 좋은 예라고 생각하고, 저도 이번 연구를 통해 어떤 점들을 새로이 공부해야 하는지 많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위에 언급한 것처럼, academia에서의 drug discovery 역할에 맞는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연구들을 수행하고 싶습니다. 보다 큰 그림으로는 기존의 signaling pathway inhibition, 혹은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degradation 방법론이 아닌, 새로운 pharmacological modality를 개발 및 그를 활용한 druggable proteaome의 확장에 관심이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번 연구를 함께 수행한 많은 연구자들, 특히 공동 1저자 Mikolaj와 Jonas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둘도 없는 친구이자, 평생 함께 교류하며 연구할 수 있는 좋은 동료를 얻었습니다. 더불어 제 지도교수님인 Eric Fischer와, 공동 교신저자 Benjamin Ebert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미국에서 함께 지내는 아내와 아들, 그리고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께도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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