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TFII-I protein을 coding하는 GTF2I 유전자는 chromosome 7에 위치하고 1991년 Initiator element (Inr)에 결합하여 gene transcription을 조절하는 General Transcription Factor 2-I로 최초 동정 되었습니다. 이 유전자의 결실 또는 기능이상 등과 Williams-Beuren Syndrome, supravalvular aortic stenosis와 같은 질환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를 제외하고, 20년여간 아주 소수의 연구 그룹에 의해 생화학적 기능 및 구조 분석이 수행되었으나 암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보고된 바 없었습니다. 제가 속했던 연구그룹 (Dr. Giaccone)이 흉선암환자들에서 아주 높은 빈도로 GTF2I 유전자 돌연변이(p.L424H)가 발생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이후 (Nature Genetics. 2014), 그 후속 연구로 해당 GTF2I 돌연변이의 기능 및 흉선암과 관련 된 연구를 제가 진행하여 그 결과를 올해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으로 postdoc(포닥)을 떠나기 얼마전 우연히 흉선암으로 사망한 연예인에 대한 기사를 접하면서 '흉선암'에 대해 처음 인지하게 되었는데, 운명이었는지 폐암 연구를 주로 하던 곳에 지원했음에도 주 연구 주제가 아닌 흉선암 연구를 맡게 된 것 같습니다. PI가 NIH (미국국립보건원)에서 Georgetown Univ.로 옮기는 중에 포닥으로 채용되어, 몇 개월을 아무도 없는 텅 빈 실험실에서 지내며 앞으로 지낼 연구실 초기 세팅을 손수 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GTF2I 의 pseudogene 및 여러 isoform의 존재 때문에 적절한 실험 모델을 구축 해야했던 점과 그동안 경험하지 않았던 기술을 스스로 습득 및 응용하여 연구를 진행해야 했다는 점이 가장 큰 고충이었습니다. 그중 CRISPR를 이용한 knock-in을 제작하면서 수백 개의 colony를 분석하고, 끝내 positive clone을 얻었을 때 가장 큰 희열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흉선암에 국한된 본 연구에서 TFII-I는 기본적으로 암 억제 기능을 한다고 밝혔으나, 전사 인자 및 세포 신호 전달인자로서의 역할이 아직까지 다양한 암 종에서 규명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가치가 있는 'cancer research target'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미국내 대학 랭킹 및 인문/정치학으로 인지도가 높은 Georgetown univ.는 미국 수도인 Washington D.C에 있으며 북쪽으로 Maryland 주와, 서쪽으로는 포토맥강을 사이에 두고 Virginia 주와 인접한 D.C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Lombardi Comprehensive Cancer Center(LCCC)는 1970년에 설립된 Georgetown univ. Medical Center 부속기관으로 미국내 16번째, 그리고 현재 D.C내 유일한 NCI (National Cancer Institute in NIH) 지정 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2013년 포닥을 시작한 LCCC의 연구동은 Georgetown시내와 포토맥강에 가까운 대학 정문에서 북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dental/medical school과 preclinical building과 연결되어 다양한 기초연구 뿐만 아니라 병원과 연계한 중개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주위 대학 및 연구소들에 비해 적지만, 한국계 교수님과 연구원 분들도 2020년 현재 7분 정도 재직중에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많은 동종 연구자분들께서 공감하시리라 생각되는 '끊임없는 학습과 질문' 그리고 '도전 및 개척'이라는 요소가 연구의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하고, 새로운 연구를 시작할 때면 '언제 이걸 마무리 할 수 있을까'란 막막함을 느끼기 보단 '또 어떤 재미난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제 머릿속을 가득 채워왔습니다. 때때로 알 수 없는 이유로 일이 막힐 때 받는 스트레스는 있지만, 그 '수수께끼'가 풀리고 아무도 몰랐던 새로운 결과들을 얻고 그동안의 노력이 담긴 연구결과를 정리했을 때 가장 큰 희열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인 과학자로서 포닥 기간 동안 여러 나라에서 온 fellow 및 학생들을 지도하고 그 동안의 연구활동을 PI로부터 인정받아 H비자를 지원받고 lab manager로 지내다 귀국하게 되었는데, 귀국을 앞두고 보스가 직접 지내던 아파트까지 찾아와 선물을 챙겨주고 가서 '해외에서 보낸 내 30대 청춘, 총 7년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하는 보람과 함께 제 자신에 대한 자부심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한 개인의 인생을 두고 '훌륭하다 vs 별볼일 없었다'같은 평가를 본인이 아닌 남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바라는 사람이 아닌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 순 없어도 즐거움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여러분만의 인생길을 만들어 나아가길 바랍니다. 나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매 순간순간 마주하게 되는 선택지에서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결정을 내린다면, 아쉬움은 뒤에 남을 수 있겠지만 내 선택에 대한 후회는 아주 많이 덜 수 있을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한계를 두지 않았으면 합니다, 누구나 시작이 어렵고 먼저 시작한 사람보다 더딜 뿐 여러분들이 못해낼 일은 없습니다. 보통 해외 포닥을 준비하면서 연구자의 그간 연구업적을 토대로 현재 하는 일을 유추하고 연락을 하는데, 제 경험상 여러 연구 테마를 같이 오랜 기간 수행해오고 늦게 마무리 되어 발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외 연구자와 연구계획 및 주제에 관해 충분히 얘기하고 확인하여 연구실을 정하길 추천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항암 및 암전이 기작에 대한 기초연구를 시작으로 연구자의 길에 발을 내딛고, 포닥 기간 동안 'Bottom-up'식 기초연구에서 항상 목말라 했던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Top-down' 중개연구 및 전임상연구에 대한 경험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쌓았던 제 지식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Breast, Ovarian, thyroid cancer와 같은 여성 질환과 관련된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고, 기회가 된다면 학위과정동안 마무리 짓지 못했던 위암 연구의 마무리와 국내 천연물을 이용한 항암물질 발굴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나를 믿고 곁에 있어준 박선미 박사에게 가장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동생, 친구, 동료, 그리고 아내로서 19년 동안 봐온 당신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열심히 살아왔기에 같이 할 다음 20년은 조금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도록 내가 좀 더 노력해 볼게요.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아들, 딸을 안쓰러워 하며 항상 따뜻한 손길을 전해 주시는 양가 부모님 감사합니다. 2004년 처음 만나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시고 아직까지도 많은 지원을 해주시고 계시는 oh, my captain! 유지윤 교수님 감사드립니다. 소속원이 아니었음에도 저희를 아껴주신 강상수 교수님, 노현수 교수님, 김광동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나의 멋진 연구자 롤 모델인 희준형, 경은누나, 가족처럼 우릴 아껴줘서 고마워요. 인구, 승호, 기준, 종민, 현탁, 효진이를 비롯한 경대 LCCB(LMCB) 식구들 모두 건승하길 바랍니다. 배움의 기회와 7년이란 기간 동안 많은 지원을 해준 Dr. Giuseppe Giaccone (현 Weill-Cornell 대학) 그리고 Dr. Yisong Wang (현 NIH)에게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미국 정착에 큰 도움을 준 김윤서 박사님, 하와이에서 제2의 삶을 살고 계신데 가족과 항상 행복하길 바래요. 귀국길에 오른다며 축하와 응원을 해주신 Georgetown 대학 연구동 선배님들(이미혜, 김정식, 김상수, 홍성혁 박사님), Aurora 가족 (이진구박사님네, 최지연/이항노박사님), CONGTA 회원분들, 김중현 박사님, 홍인기박사님 등등 여러 좋으신 분들 덕에 외롭지 않게 미국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부부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신 조영석, 이잔디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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