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우리 연구팀은 올해 세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그 중 두 편은 Nature Biotechnology에 이미 발표 되었고 다른 한 편은 Genome Research에 곧 소개될 예정입니다. 이들 논문들은 모두 zinc finger DNA-binding protein을 이용한 인공 전사인자 개발을 다루고 있는데 그 각각의 접근 방식이 상호 보완적입니다.
첫 번째 논문은 3월호 Nature Biotechnology에 Human zinc fingers in the construction of artificial transcription factors라는 제목으로 게재 되었는데 이 논문은 특정 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인공 전사인자를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zinc finger를 조립식 모듈로 사용하여 3 개 내지 4 개의 zinc finger가 나란히 연결되어 구성된 zinc finger 단백질을 만들고 이에 전사활성화 도메인 또는 억제 도메인을 연결하여 전사인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활용하여 혈관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VEGF-A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인공 전사인자를 만드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두 번째 논문에서는 앞의 방법과는 달리 타겟 유전자를 모르는 상태에서 원하는 표현형을 유도하기 위해 zinc finger protein(ZFP)의 library를 만드는 방법을 제시하였습니다. DNA결합특이성이 서로 다른 40여 개의 zinc finger들을 random shuffling 해서 수만 개의 서로 다른 zinc finger protein들을 만들었습니다. 이들 인공 전사인자의 library를 효모세포에 도입해서 적절한 방법으로 스크리닝한 결과 항진균제에 저항성을 일으키는 개체를 발견할 수 있었고 이를 분석하여 약제 저항성에 관여하는 신규 유전자를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같은 방법을 분화가 되지 않은 동물배양세포에 도입한 후 분화가 유도되게 하는 인공 전사인자를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ZFP library 방법은 기능유전체학의 새로운 도구로써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각종 미생물, 식물, 동물세포의 형질을 개량하는 데 사용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논문에서는 무작위로 zinc finger protein 전사인자를 인간배양세포에서 발현시킨 후 이들 각각의 expression profiling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수 많은 유전자의 기능을 유추할 수 있는 시스템생물학적 방법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2. 이 논문을 내는데 도움을 주었던 분, 함께 고생한 멤버들
많은 연구원들이 이 일에 참여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생명공학 신기술이 개념은 간단하지만 개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희생을 감수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여한 모든 연구원들의 노고에 감사 드리며 보람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3. 툴젠의 연구기술이 바이오산업에 미치는 효과?
GeneGrip 기술은 포스트지놈 시대의 platform 기술로서 생명공학의 여러 분야에서 널리 쓰이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저는 ZFP가 "포스트지놈 시대의 제한효소"라고 생각합니다. DNA 구조가 밝혀진 것은 50년대 였습니다만 DNA 정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70 년대에 접어 들어 제한효소가 발견된 이후입니다. 즉 DNA를 마음대로 잘라 붙일 수 있게 되었던 것이 유전자의 클로닝을 가능하게 했고 비로서 생명공학이 탄생했습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Amgen에서 개발한 EPO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생물학적 발견이 산업적 성과를 가져 오는데 수십년이 걸린 셈입니다.
2000년 인간지놈프로젝트의 완결과 더불어 포스트지놈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지놈을 비롯해서 많은 생명체의 지놈이 규명되었다고 해서 바로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DNA 구조의 규명이 산업적 성과로 발전하는 데 있어 제한효소의 발견이 결정적인 기여를 했듯이 지놈 정보가 산업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적 도약이 필요합니다. 저는 포스트지놈 시대에는 유전자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그러한 핵심기술이 된다고 봅니다. ZFP 기술은 RNAi, antisense, ribozyme 등과 더불어 포스트지놈 시대의 핵심기술로 널리 쓰이게 될 것입니다. 한 편 ZFP 기술은 RNAi, antisense 등과는 달리 유전자를 활성화시킬 수도 있고 억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4. 툴젠만의 신약개발 전략
신약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절한 파트너쉽을 필요할 때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봅니다. 툴젠의 기술이 매우 유닉하고 유전자 조절에 있어 중요한 기술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신약으로 개발되는데 어려움이 따릅니다. 예를 들어 적절한 약물전달체의 개발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툴젠은 국내외 여러 회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공유하며 신약개발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5. 현재 진행중인 연구와 앞으로 계획, 방향?
두 가지 방형으로 연구를 집중할 계획입니다. 첫째는 유전자 조절을 통한 치료제 개발입니다. 심혈관질환 치료제 및 항암 치료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둘째는 보다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것으로서 세포공학에 ZFP 기술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동물세포에서 항체 신약을 생산할 때 생산수율의 개선이나 활성의 개선이 매우 중요합니다. ZFP 기술은 표적 유전자를 모르는 상태에서도 다양한 형질을 개량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에 각종 동물세포, 미생물세포 및 식물세포에서 세포공학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6. 과학자와 경영인으로서 어려운 점과 보람은?
회사를 창업하여 4년째 운영하다 보니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연구책임자로서 연구에만 전념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와 어려움이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작은 벤처회사에서는 경영자가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르는 능력의 한계를 많이 느낍니다만 회사 내의 여러 분들이 헌신적으로 노력해 주셔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만 우리가 생명공학의 최첨단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연구개발의 성과가 실험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세상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생명공학 벤처기업을 하는 가장 큰 보람이고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7. 후배 연구자들에게
청소년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미 이공계에 진학한 많은 젊은 과학도들도 진로에 대해 회의하고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과학자들의 사기가 매우 저하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한국의 과학자들 만큼 사회적으로 인정 받고 국가적인 지원을 받는 과학자들은 전세계에서도 드물 것이라고 봅니다. 지식인을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 과학기술 발전을 국가전략으로 지원하는 정부 등 주변 여건은 과학자들이 일에 전념하고 성과를 내는데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봅니다. 과학자들이 자괴감에 젖어 있을 것이 아니라 좀 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Received for article December 5,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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