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합성생물학 (synthetic biology)의 주요한 목표는 합성 또는 공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이해하고 더불어 전혀 새로운 생물학적 기능을 구현해 내는 것입니다. 10 여년 전 합성생물학의 태동기에는 E. coli, yeast 등 비교적 유전자 변형이 쉬운 model organism 들이 주요한 합성생물학 연구의 대상이었고, 초기의 합성생물학 연구로 대표적인 것은 E. coli 내에 구현한 bistable switch 와 oscillator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mammalian cell, human stem cell 등 보다 복잡한 세포들에 다양한 synthetic system 을 도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연구한 synthetic transcriptional oscillator 는 다른 합성생물학적 연구들로 구현된 세포 내의 oscillator 들과 보다 오랫동안 연구된 chemical oscillator 들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초의 chemical oscillator 는 러시아의 과학자 Belousov 에 의해서 60여년 전에 연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대다수 과학자들은 chemical oscillator 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에 회의적이었고 Belousov 의 선구적인 연구는 최초 발견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른 사람들에 의해 수 차례 재발견 되고 마침내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 최초로 이러한 chemical oscillator 를 탐색한 연구자 중 한 분이 바로 Arthur Winfree 로 학위 과정의 제 지도교수인 Erik Winfree 의 아버님입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제가 학위를 시작할 때 목표로 제시한 것이 small molecule 만을 이용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변형시키기 어려운 chemical oscillator 보다 한 단계 나아간 programmable biochemical oscillator 를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세포 밖에서 biochemical system 을 디자인 하는 것은 세포 내의 복잡 다양한 기작들과의 간섭 현상이 없어서 일면 간단해 보이기도 하지만 세포 내의 항상성 유지 기작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므로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모든 논문들이 그렇겠지만, 인내와 지도가 빛난 지도교수님과 많은 도움을 준 동료들, 미리 앞 길을 다진 선구적 연구자들이 없었다면 결과물을 내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처음 학위과정을 시작할 때 목표로 삼았던 주제이기에 제게는 어느 논문보다 뜻 깊은 논문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칼텍(Caltech;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은 엘에이(LA)의 북쪽에 위치한 파사데나(Pasadena)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날씨는 연중 맑고 습도가 낮은 편이며 올해처럼 한국의 날씨가 추울 때에는 더욱이 이 곳의 따스한 겨울이 반갑기만 합니다. 다양한 야외활동이 가능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가까운 해변을 찾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칼텍은 학교 규모가 작지만 소수 정예로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 왔습니다. 또한 연구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학제간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확립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나노테크놀로지의 효시라 할 수 있는 "There's plenty of room at the bottom" 을 주창한 물리학자 Feynman을 기리는 TEDx 행사도 개최되었습니다. (사진)
연구를 수행한 DNA and Natural Algorithms Group (
http://dna.caltech.edu/)은 다양한 전공의 구성원들이 모여서 분자 수준에서의 프로그램 즉, "molecular programming" 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요한 재료는 DNA 이지만, 생물체에서 유래한 것이기 보다는 engineering 을 위한 재료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DNA origami, DNA self-assembly, DNA logic circuit, DNA memory 등 DNA 를 이용한 다양한 구조체와 기능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큰 의미에서의 "molecular programming" 그룹에 속한 Murray group 에서 transcription/translation system 을 이용한 합성 생물학적 접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molecular programming" 그룹에 속한 공동 연구자들은 DNA/RNA chain reaction 을 이용한 암세포 사멸 유도 등 보다 실질적인 응용연구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유학 준비 과정에서 여러가지 시험과 서류 등 준비할 부분이 많겠지만 무엇보다도 관심 있는 학교와 실험실들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학교의 선후배 일 수도 있겠고, 잘 모르는 대학원생, 포스트닥일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에 친절하게 소개해 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실 겁니다. 또한 학생들의 적극적인 태도를 높이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주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현재 다양한 transcription/translation system 을 이용한 합성 생물학적 접근을 통한 "molecular programming (
http://molecular-programming.org/)"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또한 공동 연구를 통해 간암 유전자 발현량 분석을 통하여 환자에게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 임상적 예후 예측 방안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합성 생물학적 접근을 통한 분자 프로그래밍에서 나아가 임상적 접근을 가능케 하는 smart molecular program 을 세포 내에서 구동시키는 것을 연구방향으로 계획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