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Tau)단백질이 뇌 안에서 비정상적인 응집을 이루면서 신경세포 손상과 인지기능 장애를 일으키면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뇌 안의 존재하는 응집체를 풀어주는 것이 핵심적인 바이오 마커이자 치료제의 주요 타겟이 되어왔지만, 단백질의 구조가 규명되어 있지 않기때문에 합성의약품보다는 주로 항체 신약의 개발이 이뤄져왔습니다. 그러나 합성의약품이 갖는 장점(뇌혈관장벽 투과 가능성, 낮은 단가, 투여 경로 등)이 많기 때문에 저희는 small molecule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본 연구는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오동찬 교수님 연구실과의 공동연구로 진행되었으며, 기존에 보고된 바 없는 저분자 물질이면서 천연물인 “Rhizolutin”을 새롭게 발견하고 구조를 규명했습니다. 또한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법을 시도함으로써 동물실험이 가능한 양을 확보할 수 있었기에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효능을 검증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알츠하이머병 동물 모델인 APP/PS1마우스에 rhizolutin을 투약하여 아밀로이드 베타와 활성화된 성상교세포(GFAP)가 감소되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세포와 in vitro에서도 저희가 발견한 천연물이 Aβ 응집체로 인한 apoptosis를 억제함과 동시에 항염증효과를 갖는다는 약물로써의 가능성을 확인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천연물이 중요한 의의를 갖는 이유는 알츠하이머병의 병인단백질을 동시에 타겟하면서 두 응집체를 모두 풀어줄 수 있는 항체가 아닌 신규 화합물이라는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림 1 Rhizolutin 투약 후 아밀로이드 베타와 활성화된 성상교세포 감소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희 화학생물학연구실(Laboratory of Chemical Biology)은 연세대학교 약학대학에 속해있으며, 연구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알츠하이머병에 관해 chemistry와 biology분야의 연구가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실입니다. 저희는 김영수 교수님의 지도 하에 한 분의 연구교수 그리고 박사후연구원, 석박통합과정 9명, 석사과정 5명, 2명의 연구원과 7명의 학부생으로 이루어져 총 26명의 대가족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모든 것을 함께 토론하며 연구하는 화목한 실험실입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본 연구는 2016년 당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몸담고 계시던 김영수 교수님께 컨택해서 이 연구실 소속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처음 시작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였습니다. 그 당시 갓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연구실에 찾아왔던, 연구에 대해 무지했던 저를 이렇게까지 키워주신 김영수 교수님과 현재 동국대학교에 계신 양승훈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약 4년의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진행해온 연구가 현재 박사과정이 마무리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좋은 성과물로써 빛을 보게 되어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제가 크고 작은 역할로 참여하게 되는 논문 뿐 만 아니라 저희 연구실이 매년 몇 편씩 이렇게 좋은 저널에 투고할 때마다 제가 속한 곳에 대한 큰 자부심을 느끼고 더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아직 박사과정중인 학생인지라 누군가에게 진로에 대한 명확한 조언을 하기엔 부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긴 학위과정동안 한번쯤은 실험적인 어려움 혹은 다른 이유 등으로 심신이 같이 지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본인만의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고, 실험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일이 본인에게 즐겁게 느껴지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 저희 연구실의 교수님 그리고 학생들간의 관계에서 오는 분위기가 저에게는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랩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같은 분야의 다른 연구자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명확한 발병 원인 규명과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의 단기적인 계획은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을 논문으로써 결실을 맺는 것과 학위과정을 잘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졸업 이후에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큰 과학적인 업적을 남기는 것이 저의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지금까지 부족한 저를 제자로 키워주시고 성장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도해주신 김영수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은 학위과정 동안도 늘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배움에 임하겠습니다. Rhizolutin이라는 천연물을 발견하고 구조를 밝혀 주신 이 논문의 공동저자 서울대학교 권윤 박사님, 오동찬 교수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KIST에서부터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주시고 제가 실험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동국대학교 양승훈 교수님과, 연구에 도움과 조언을 아낌없이 주시는 다른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또한, 항상 제 편에 서서 누구보다도 저의 꿈을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시는 부모님께도 이 기회를 빌어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끝으로 매일 진짜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며 항상 고민과 즐거움을 나누는 우리 연구실 가족분들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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