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제가 처음 딥러닝을 접한 건, 한창 의료계에 접목되어 영상판독을 도와주는 솔루션이 많이 나오고 있을 때였습니다. 임상적으로는 영상보다는 매일같이 열심히 보는건 환자의 생체징후 그래프와 피검사 결과 였는데, 저와는 너무 동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다만, 매일같이 피검사와 생체징후를 보면서 이 환자는 왠지 이쯤 되면 감염이 생길 것 같다는 뉘앙스가 들면 균배양 검사를 하고 항생제를 쓰는데 밤에 지쳐서 콜을 받게되면 놓쳤던 과거의 기억들이 떠올랐습니다.
최근 패혈증(sepsis)를 생체징후를 통해 예측하는 논문들이 많이 나와있었고, 이를 어떻게 자료를 가져오느냐에 따라서 굉장히 성능에서는 차이가 났었습니다. 그런데 빅데이터로 결과를 정의(define)하는데 있어 과연 현행상 사람들이 잘 쓰지 않는 진단기준(sepsis III criteria or SIRS)를 가지고 결과를 삼는게 과연 적절할까 싶었습니다. 임상적으로는 환자를 굉장히 감각적으로 보고, 변화과정을 봐서 균배양검사와 항생제를 쓰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원론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패혈증이라는 것도 언젠가 균이 피에서 배양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들어놓은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 기준을 만든거라면, 오히려 기계한테는 균혈증(피에서 균이 자라는 상태)을 학습시키는 것이 뭔가 더 명확하고 학습시키기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그 방법으로 결과를 정의하고, 모델을 설계했습니다. 딥러닝을 하려면 데이터를 다루는 법(data pre-processing) 부터 딥러닝에 필요한 코드짜기 (파이썬) 그리고 딥러닝이 돌아가는 수학적 모형을 이해해야 했습니다. 전혀 이런쪽에 관심이 없다가 처음 공부해가면서 하려니, 너무 막막했는데 군대에서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있다보니 하나씩 배워나갔고 학원도 다니면서 코딩실력을 키워갔습니다.
기초를 닦고나서 모델을 만들려고 하니 선행 연구들을 보고 따라서 모델을 만들어야 되는데, 선행연구들이 다 모델을 간략하게만 서술해 놓아서 따라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각종 커뮤니티에 질문글을 올렸고, 이렇게 저렇게 평소에 이런걸 하고 있다고 공부하는 자세로 지내다보니 딥러닝으로 박사를 한 “정대연 박사님”을 만날수 있었고 (실제로는 교회 형동생이지만), 아산병원에서 웨이블 분포로 딥러닝 모델을 만들었었던 “김준태 박사님”(당시 삼성 재직중) 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생하며 모델만드는 저를 다행히 불쌍히 여겨주셔서 모델에 대한 설명과 개략적인 이해를 하는데 도움을 주셨고, 그 이후로 6개월의 시간에 걸쳐서 모델을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2.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딥러닝을 아예 모르는 사람도 공부를 하고 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결국 좋은 사람들이 도움을 준다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논문완성과 더불어 분야 초창기다보니 이 분야에 관심을 갖는 분들도 많이 만나뵙게 되었고, 부차적으로 얻게된 코딩실력과 데이터 보는 눈이 생겨서 아산병원에서 진행한 해커톤에서 처음 뵙는 “라인웍스” 회사분들과 같이 딥러닝 대회에 참가하여 1등을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논문 썼던 방식과 똑 같은 방식이었고 그것보다는 훨씬 더 쉬운 모델 방식이었지만 (데이터가 작고, 도커를 써야되는 제약점이 있어서 어려웠음) 이정도로도 충분히 메디컬 해커톤에서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3.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요즘 딥러닝이 의료계에서도 핫한 이슈여서 많은 후배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레지던트를 끝내고 굳은 머리를 가지고 이 작업을 진행하는게 쉽지는 않았지만, 저는 이 코딩을 새로 배우고 수학도 오랜만에 골머리를 썩어가며 미적분에 확률분포를 꺼내드는 작업이 재미있었습니다. 그런 재미에 열심을 더하면 “새로운 분야”를 하는 것인 만큼, 또 이런 사람들을 자꾸 만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이 분야가 어떻게 발전될지 몰라서 앞으로의 동향을 제가 감히 말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지만, 재밌는 분야고 과거 통계분석방식보다 훨씬 더 정교함과 다양한 모델을 만들 수 있는만큼 각자의 베이스가 되는 의학을 발판삼아 노력하신다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아산병원에서 호흡기내과 임상강사로 재직중에 있는데, 재직하는 동안 해볼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가지고 모델을 짜보려고 합니다. 결과는 추후에 발표되는 논문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하겠다는 의지만 믿고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최창민 교수님과, 도움을 정말 많이 주신 대연이형, 김준태 교수님, 그리고 사랑하는 와이프 신영주에게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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