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저는 human innate immune system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interleukin 1 (IL-1)을 활성화시키는 platform인 inflammasome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inflammasome이 발견되었고 각기 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많은 곳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Inflammasome은 여러 단백질의 complex이고 이 complex를 구성하는 요소가 mutation으로 정상 기능을 못하게 되면 inflammasome이 오작동하게 됩니다. 이런 inflammasome의 오작동으로 인해 발생되는 질병을 autoinflammatory disease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감염이 발생될 경우에 체내 inflammation으로 인해 열이 발생하게 되는데 autoinflammatory 환자들은 감염 증상이 없어도 주기적으로 열이 발생합니다. 적당한 치료를 하지 못하면 여러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질병입니다. 이런 rare disease의 경우 질병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그에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시급한데 아직 많은 환자의 발병 원인을 모르고 있습니다. 최근 bioinformatics의 발전으로 autoinflammatory 환자에서 많은 mutation들을 찾아냈고, CRISPR-Cas9을 이용한 gene의 knockout/ knock-in 이 이전보다 훨씬 간단 해져서, 찾아낸 많은 후보 gene 및 mutation이 실제 병을 유발하는지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일들이 빠른 속도로 진행중에 있습니다.
최근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 반응 및 싸이토카인 스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IL-1 이기 때문에 IL-1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inflammasome의 연구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 제2형 당뇨병, 동맥경화증에서 inflammasome의 오작동이 계속적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inflammasome과 이들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논문에서 다루었던 내용이 중세시대 흑사병을 일으킨 병원균인 Yersinia pestis가 어떻게 human immune system을 무력화 시키는지에 관한 것인데 최근 중국에서 pestis 의심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가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있던 곳은 NIH내 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 (NHGRI)이고 PI는 NHGRI의 scientific director인 Dan Kastner 입니다. 저희 랩은 MD 혹은 bioinformatics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대부분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고 저처럼 gel 내리고 cell culture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자 샘플에서 MD 혹은 bioinformatician들이 mutation을 찾으면 그 mutation에 대한 functional study를 저 혹은 여러 테크니션분들이 확인하는 system으로 체계가 잘 잡혀 있습니다. PI의 성향도 MD 에 가깝기 때문에 모든 실험 과정은 staff scientist로 계시는 채재진 박사님과 둘이 매일 discussion하며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장점이라면 실험실내 모든 material들을 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고 재료비를 제가 거의 대부분 사용하기 때문에 재활용이라는 것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여유로운 실험 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또, NIH내에 제 실험을 도와줄 많은 한국 박사님들이 가까운 랩에 계셨다는 점도 정신적으로 실험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단점은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이 저를 하나의 테크니션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른 연구자들이 찾아 놓은 gene들에 대한 연구만 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라 제가 스스로의 능력을 어느정도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NIH에는 많은 환자가 등록되어 있어 제가 관심있는 환자분들의 샘플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환자를 직접 대면하기도 했고 어린 환자들은 캔디 같은 것을 주기도 했습니다. 때로 이런 어린 아이로부터 피를 받아야 할 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샘플을 가지고 원인을 알지 못하는 질병의 pathogenesis를 밝히고 그 질병의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는 논문을 냈을 때 큰 보람도 느꼈고 내 실험이 실제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외국 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 미국에 나가 외국인들을 상대할 때 많이 긴장 했었습니다. 영어도 듣기평가 공부할 때 하던 식으로 했기 때문에 아프리칸 아메리칸들의 발음이 도통 들리지도 않았죠. 특히 저희 랩은 유럽 아시아 남미 인도 사람들이 다 모여 있었기 때문에 각국 특유의 영어를 이해하는 게 어렵기도 해서 같이 영어 못하는 일본 친구와 어울리기도 했습니다. 월드컵 때는 뒤에 앉은 독일 친구와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죠. 누구도 한국이 독일을 이길 거라고 생각을 안했으니까요. 그렇게 몇 년 정도 지나보니 다 똑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단순한 사실을 좀 더 빨리 느꼈더라면 미국에 더 빨리 적응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던지 자신감 있게 도전하고 때로는 무모하리만치 과감하게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제 주 전공이 inflammasome 및 그와 관련된 autoinflammatory disease 및 autoimmune disease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이들 질병에 관한 치료제 개발 연구를 할 생각이고,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inflammasome을 찾아 활성 메커니즘을 밝히는 작업도 해보고 싶습니다. 가장 많이 연구된 NLRP3 inflammasome의 경우 neurodegenerative disease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최근 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단백질을 찾아내서 추가적인 실험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미국으로 포스닥을 나가고 그 후 몇 년간 좋은 논문을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제가 한국에 돌아오기 1년 전쯤부터 외국계 제약회사들과 미팅을 하면서 그곳에서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말하기를 ‘논문은 다 너희 줄 테니 특허만 우리를 달라’고 하더군요. 그 이전까지 좋은 논문 만을 생각하고 향후 진로도 그쪽으로만 생각했던 저에게 엄청난 충격이자 도전이었습니다. 과학에서의 길이 반드시 학문적으로 좋은 논문에만 있는 것은 아니고 충분히 다른 길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오히려 실생활에 이용될 수 있는 측면을 본다면 논문보다는 특허를 통한 적용이 더 중요할 수도 있을 겁니다. 선택할 수 있는 길이 꼭 하나는 아니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미국에서 대부분을 살아 한국에 돌아와 고생하고 있는 우리 애들과 외로운 미국 생활 잘 살아준 와이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매일 discussion을 통해 길을 열어 주신 채재진 박사님과 제가 다 마무리 하지 못하고 온 것들 수습해 주고 계시는 이원용 박사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논문 낼 때 정말 힘들게 했지만 정말 착한 Dan Kastner에게도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감사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ID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