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사람의 몸은 수많은 신경전달물질과 그것들의 신호를 수용하는 수용체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진 유기체입니다. 특히 신경과학과 관련하여 그 신호 체계를 생화학적 관점에서 이해하려는 움직임은 이 분야에서 큰 주류에 속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용체가 막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고 수용체에 대한 이해부족과 기술적 한계로 인해 어려운 분야로 여겨져 왔지만, Cryo-EM이라는 기술의 눈부신 발전, 수용체에 대한 축적된 이해와 더불어 그 수용체들을 분리 정제를 가능하게 해주는 도구들의 개발로 인해 더 이상 불가능한 연구 영역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번에 발표한 GABAB 수용체 또한 막 단백질의 일종이며 G protein에 의해서 신호가 매개된다 하여 G protein-coupled receptor(GPCR)이라 불립니다. 그 중 막 단백질의 구성에 따른 분류에서 Class C에 해당하는 수용체입니다. 이 GPCR들에 관한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연구 중이며 발표되는 논문들은 대부분 상위 저널에 발표될 정도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구조와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신호수용체들이 많이 남아있고 그 하위에 존재하는 단백질들의 신호전달 연관성과 결합구조까지 고려한다면 현재까지 밝혀지고 연구된 부분보다 남은 부분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GPCR과 관련한 연구는 치료 표적으로서도 제약회사와 관련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모두 X-ray를 이용한 구조생물학을 전공했고, 언어도 낯선 미국땅에서 그 동안 해보지 않았던 mammalian cell를 이용한 발현 정제 시스템과 막 단백질의 분리 정제 그리고 구조를 해명하기 위한 Cryo-EM, 모두 저에게는 처음이자 도전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지금 속해있던 연구실 또한 그전까지 X-ray 구조결정을 하던 실험실이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백지에서 시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와 주변으로부터의 조언 및 배움으로 결과를 내고 좋은 논문을 발표 할 수 있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속해있는 Columbia University Irving Medical Center (CUIMC)는 Ivy league 대학인 Columbia University에 속해있는 의과대학원으로 바로 옆에 있는 Presbyterian Hospital을 같이 운영하고 있어 학술적-임상적으로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연구실은 PI 포함하여 포스닥인 저와 2명의 연구보조를 가진 조그마한 연구실이지만 같은 대학에 있는 X-Ray Crystallography의 대가인 Wayne Hendrickson과 2017년 노벨상을 수상한 Cryo-EM의 대가인 Joachim Frank와 교류하며 공동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내의 많은 구조생물학자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커뮤니티가 존재하고, 교수들의 연구를 돕기 위한 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여러 다른 분야들의 교수들과 협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비록 작은 실험실이지만 학내∙외의 지원이 활발하여 큰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 Cryo-EM 분야는 Joachim Frank 교수의 주도로 전문 연구시설을 운영 중이며 데이터 수집을 위한 Krios 현미경이 총 4대 그리고 스크린을 위한 Glacios 1대, F20 1대를 운영하고 있어 필요 시에 언제든지 data를 수집할 수 있으며 그를 돕기 위한 5명의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구조생물학과 인연을 맺은 지 십 수년이 지났지만, 연구를 한다는 것은 항상 새로운 것을 받아드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매 번의 실험이 새로운 도전이고 이해를 위한 노력이며 고통의 연속이지만 내가 몰랐던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해한다는 즐거움이 현재의 나를 있게 하고, 그리고 미래의 나를 있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미국을 와서 적응하고, 연구하며, 그와 더불어 그 동안 책에서만 보던, 그리고 말로만 듣던 대가들과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고 그들의 지식을 이해하고 함께 연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고, 미국에 처음 올 때 꿈꿨던 Cryo-EM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바람을 이루고, 그것을 이용하여 좋은 논문을 낼 수 있었다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 준비 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구조생물학과 관련하여 저의 짧은 경력으로 무언가 조언을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단지 저의 구조생물학에 대한 견해를 말씀 드리자면, 구조생물학이라는 학문은 꽃과 같다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연구자들의 수많은 연구 데이터를 이해하고, 그것을 양분으로 삼아 3차 구조라는 실질적으로 눈으로 볼 수 있는 결과를 피워낼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학문은 구조생물학이라는 단순 학문이라기 보다는, 물리학, 유기화학, 생물학, 생리학, 분자생물학 등의 전반적인 지식과 이해가 필요한 종합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관련된 모든 분야의 논문을 읽는 것으로부터 때로는 힌트를 얻어 난관을 돌파할 수 있는 큰 도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연구의 후반부는 컴퓨터를 이용한 분석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잘 다룰 줄 아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 발표한 논문 주제 외에도 추가적인 실험 계획이 예정되어 있고, 또한 다른 GPCR 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저의 연구 목표는, 사람의 신호전달 체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 지를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약의 작용 기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신약개발과 더불어 수용체의 돌연변이에서 유래되는 유전병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저의 석사, 박사 그리고 포스닥까지 오랜 기간 동안 저와 함께 해주고 지원해주는 와이프, 오수연에게 먼저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묵묵히 지지해주는 한국의 가족들과 그 동안 저에게 수많은 영향을 주시고 계시는 여러 선배 과학자 멘토 분들과 동료 과학자들, 친구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과학자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