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세포밖 소포체 (세포외 소포체) (extracellular vesicle, EV)은 대다수의 세포가 분비하는 30-1000 nm 크기의 지질 이중층의 소포체입니다. 생성 기전에 따라, 세포내 엔도좀 (endosome)으로 순환을 통해 분비되는 30-200 nm 크기의 엑소좀 (exosome)과 세포막에서 shedding 되어서 나오는 100-1000 nm 크기의 엑토좀 (ectosome or microvesicle)으로 나눌 수 있지만, 세포 외부로 나오면, 물리 생화학적 성격이 유사하여 구분 짓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암세포 유래 EV는 암의 성장, 전이, 및 혈관 신생과 같은 병인 과정에 관여하며, 면역/줄기 세포 유래 EV의 경우에도 다양한 면역 활성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EV는 세포에서 매우 소량 분비가 되지만, 표적 세포에 작용하는 활성이 단일 물질에 비해 수십 내지 수백배 크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 약물전달 및 화장품과 같은 응용분야 ‘비세포성’ 치료 물질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EV를 분리하기 위해서 초고속원심분리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 외에도 침전법 (precipitation), 크로마토그래피 (size exclusion, affinity chromatography), 음향 (acoustics), aqueous two-phase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순도 높은 EV를 분리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실정입니다. 더욱이 EV의 실제 성분 (막 단백질 및 EV 내부 단백질)에 대한 고찰 없이 분리를 수행할 경우, 비소포체 유래 물질이 같이 분리되기 때문에 오염 물질들에 의한 활성 저해와 같은 잘못된 결과가 도출 될 수 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고순도 EV를 분리할 수 있는 농도 구배 초고속원심분리를 (density gradient ultracentrifuge) 통해 대장암 세포 유래 EV의 프로테옴 분석을 수행했습니다. EV database EVpedia (http://evpedia.info) 분석 결과, 고순도 EV에서 세포막, 세포질, 엔도좀 유래 단백질과 같은 EV 생성에 관련된 단백질 이외에도 핵, 미토콘드리아, 세포내 소포체 등과 같이 다른 세포내 소기관 단백질들도 함께 관찰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단백질들이 실제 EV 단백질 임을 규명하기 위해, EV 외부에 단백질 분해 효소를 처리해서 영향을 받는 단백질체를 (내부 단백질은 지질 이중층 보호에 의해 영항을 받지 않음) 정량 프로테옴 분석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시스템 생물학 및 단백질-단백질 상호 작용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실제 EV 단백질들은 주로 세포막 (47%), 세포질 (37%), 세포골격 (8%), 및 세포외 분비 단백질 (3%)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부분의 오염된 비소포체 단백질들은 세포핵, 세포내 소포체, 및 미토콘드리아에서 유래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리보솜 단백질 복합체 및 T-복합체 단백질들은 오염된 비소포체 유래 단백질로 확인됐습니다. 이 연구는 단백질 분해 효소를 EV에 처리함으로써 비소포체 단백질들로부터 실제 EV 단백질들을 명확하게 구분 지을 수 있는 방법을 검증했고, 기존의 프로테옴 분석에서 확인된 다수의 단백질들이 오염된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제 EV 단백질을 규명할 수 있는 분석 방법은 EV 단백질의 선택적 분비 과정을 이해하고, 신뢰도 높은 진단 가능 EV 표지 단백질을 식별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 연구는 POSTECH 생명과학과 고용송 교수님 지도하에 세포간정보교환 연구실에서 수행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국내외에서 선도적으로 EV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2002년 암세포 유래 EV가 혈관형성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한 이후로, 박테리아 및 동물 세포 유래 EV의 오믹스 분석 및 기능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수행해 왔으며, EV database인 EVpedia (http://evpedia.info) 구축 및 한국세포밖소포체 학회 (http://ksev.lineartweb.co.kr) 창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특히, 기초연구 뿐만 아니라 EV를 이용한 진단, 백신, 및 약물전달체와 같은 응용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바이오산업에 응용할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POSTECH 생명과학과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최신의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시설 및 장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이 있는 생명공학연구센터는 수십여개의 연구실이 하나의 건물에 거주하며 첨단장비와 동물실험실을 구비하고 있어 연구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포항에 있다는 지리적 단점도 있었지만, KTX 등의 광역 교통의 발달로 지리적 단점은 거의 사라지고, 기숙사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 시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최근 COVID-19 사태를 겪으면서, 전세계의 과학자들이 사회에 여러방면에서 기여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도 최근에 COVID-19 단백질을 발현하고 있는 바이러스와 유사한 EV/엑소좀을 만들어서 바이러스의 흡수 및 세포내 이동을 저해할 수 있는 기전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COVID-19 단백질을 발현하고 있는 EV/엑소좀을 활용한 백신 및 약물전달체와 같은 치료제 개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지식과 연구가 사화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일부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 분야로 진학을 하면, 현실적인 이유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석사나 박사학위를 받으면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이 돼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고 사회적 대우도 좋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커리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네트워킹을 열심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료 연구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정보를 얻는 것이 유학이나 미래의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학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용기를 가지고 목표 연구소나 대학에 관련된 분들께 직접 이메일 등을 통해 연락을 하면, 유용한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현재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The Research Institute of the McGill University Health Centre (RI-MUHC)에 있는 Dr. Janusz Rak 연구실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EV에 대한 많은 기능적 연구가 수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순도 높은 EV 분리가 수행되지 못해, 여러 연구 결과들이 불명확 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흡수 (uptake)에서, EV가 세포에서 분비가 된 후에는 세포외 물질과 결합하여 성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흡수 양상이 변화하게 됩니다. 따라서, 정확한 EV의 성분 정의와 subtype 분석을 통해, EV/엑소좀 흡수기전 차이/선택성 규명 및 표적 세포 내에서 EV/엑소좀 구성성분 (lipid, protein, nucleic acid)의 순환기전에 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COVID-19 (i.e. SARS-CoV-2) 바이러스의 단백질들 (예, spike protein)을 EV/엑소좀에 발현시켜 흡수기전을 규명하고, 효율적인 백신 및 약물 전달체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이 연구는 제가 캐나다에 포스닥으로 오기 전에 주로 수행한 연구입니다. 해외에 있음에도 연구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POSTECH 고용송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또한 한국에서 연구를 같이 수행한 공동 제1저자인 POSTECH 고경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University of Toronto 김대겸, Rosetta exosome 이재욱, 포항테크노파크 바이오정보지원센터 박선민, Cedars-Sinai Medical Center Dr. Di Vizio 의 도움을 통해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POSTECH에 있을 때는 기회가 없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없었는데, 당시 실험실 동료이자 친구들 이창진, 김시현, 윤창민, 홍복실, 이재민, 이은영, 최은정, 김지현, 윤예진, 김현정, 장수철, 박경서, 김오연, 김새롬, 박현택, 홍가혜, Nhung, 김채민, 지경영, 강지선, 임지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및 포스닥 과정 중에 많은 어려움을 같이 겪고, 긍정적으로 저를 응원해준 사랑하는 가족 주동희, 최아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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