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생체막 융합은 세포의 정상적인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과정이며, 생체막 융합을 조절하는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퇴행성신경질환이나 당뇨병 등, 여러 난치성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생체막 융합은 SNAREs, Rab GTPases, effectors, SNARE chaperones 그리고 regulatory lipids 등에 의해 조절되며, 이들은 tethering, docking, fusion의 단계로 나뉘는 생체막 융합 과정에서 각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생체막 융합 과정을 매개하고 조절하는 단백질 및 지질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한 모델 시스템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저는 효모의 homotypic vacuole fusion을 모사한 reconstituted proteoliposome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는 정제된 인지질 및 단백질을 이용하여 소포체를 모사하는 합성리포좀을 만들고, 리포좀 내부에 각기 서로 다른 형광 probe를 넣어 리포좀 간의 막 융합이 일어나면 발생하는 FRET signal을 측정하여 시간에 따른 막 융합의 정도를 측정하는 시스템 입니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한 본 연구에서는 yeast vacuole fusion에 관여하는 Rab 단백질인 Ypt7의 기능을 연구하였습니다. Rab이 생체 내에서 GTP내지는 GDP bound state에 따라 molecular switch 역할을 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Vacuole fusion에는 Rab protein으로 Ypt7이 관여하며, GTP binding시 prenyl tail에 의해 membrane에 고정되어 effector인 HOPS에 의해 tethering을 매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Ypt7은 E. Coli에서 정제시 prenylation되지 않아 proteoliposome에 reconstitution될 수 없으므로 실험적인 편의를 위해 C-terminal에 vacuolar Q-SNARE인 Vam3의 transmembrane domain을 가지도록 Ypt7 chimeric단백질 (Ypt7-tm)을 만들어 실험에 사용하였습니다. 또한 yeast에서 분리 정제한 Ypt7(Ypt7-prenyl tail)을 사용하여 두 단백질의 특성을 비교하였습니다. 그 결과, SNARE-mediated proteoliposome fusion시 Ypt7-tm의 GTP binding 여부에 상관없이 HOPS가 fusion을 매개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fusion에 영향을 주는 것은 membrane에 Ypt7이 물리적으로 고정되어있는 것 자체라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Ypt7-tm의 GTP 또는 GDP charge 여부는 오로지 HOPS effector의 phosphorylation에 의해서만 인식된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vacuole fusion시에 Rab 단백질의 molecular switch로서의 기능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조절되는지를 제시하였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광주과학기술원의 전영수 교수님께서 운영하시는 세포로지스틱스 연구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 실험실에서는 세포 내 단백질을 포함한 세포 내 물질의 이동을 연구함으로써 세포의 생성과 유지, 사멸현상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연구하고 있으며, 또한 세포 내 물질이동의 결함에 의해 야기되는 다양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합니다. 또한 진핵세포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세포 소기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세포 내 소기관이 정상적인 모양을 형성하고 유지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세포 소기관의 구조적, 기능적 결함이 질병의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빛사에 소개된 논문은 작년에 다트머스에서 방문연구원으로 근무할 당시 수행한 연구입니다. 교수님의 지도교수님이셨던 Bill Wickner 교수님 실험실에서는 세포막 융합의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계시며, 모델시스템으로 yeast vacuole과 proteoliposome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여 세포막 융합에 관여하는 단백질들의 작동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저희 실험실에서는 세포 내 소기관의 구조형성과 정상적인 기능 유지를 연구하기 위해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시험관 내에서 정성,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은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어찌 보면 지루한 과정이지만, 연구성과가 나올 때 마다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을 보상받는 기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저희 실험실의 연구성과가 질병 치료를 위한 치료제 개발이나 질병의 이해를 돕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연구를 많이 수행하고 싶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생명과학 분야에 종사하면서 제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례하게 결과가 나오지 않아 힘든 적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주변을 돌아보면 학위과정을 밟으면서 이 일을 계속 해야 할지 의구심을 가지던 과거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생들이 주변에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면서도 연구와 실험을 생각하면 기운이 나는 분들이 있다면, 주저 말고 이 길을 계속 걸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학위나 연구업적은 그 사람이 대단하고 똑똑해서가 아니라, 힘든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견딘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국내에서 구하려면, 해외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세 달 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좋은 분들과 교류하며 학문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사고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또한 열정과 의지로 똘똘 뭉친 세계 각국의 학생들, 그리고 교수님들을 만나면서 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장점들이 있기에 본인이 열심히 할 의지만 있다면, 유학을 장려하고 싶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교수님께서 마련해주신 기회로 다트머스에서 방문연구원 생활을 한 후,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미국 유학길에 오르려고 준비 중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출국 시기가 늦춰지긴 했지만, 가까운 미래에 제가 원하는 만큼의 업적을 달성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연구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학위과정 동안 소포체 막 융합에 의한 소포체 구조 형성 및 유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해당 연구를 기반으로 앞으로는 세포 내 소기관들이 정상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왜, 어떻게 중요한지, 질병발생에는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작년 말, 교수님의 제안으로 교수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님이신 Bill Wickner 교수님이 계시는 미국 다트머스에서 3개월간 방문연구원으로 근무했습니다. 당시에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중이었고, 교수님의 배려로 미국에서의 생활 및 실험실 생활을 미리 경험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하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오기로 했었습니다. 물론 다트머스에서 머무르는 3개월 동안 해당 실험실의 proteoliposome fusion system을 배우기 위한 방문이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며 조금은 쉬어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당초의 이런 가벼운 마음과는 달리 73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부터 실험실에 출근하여 랩원들을 위한 커피를 내려두고 실험에 열중하시는 Bill 교수님을 보면서 저 역시 많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잊지 않고 초심을 유지하는 연구자가 될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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