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Angiogenesis (신생혈관형성)는 발생과정이나 상처치료 등의 정상적인 생리현상 뿐만 아니라 rheumatoid arthritis, diabetic retinopathy, 암의 성장과 전이 등 병리적인 현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pathological angiogenesis를 억제함으로써 이와 관련된 질병, 특히 암을 치료하고자하는 연구는 1970년대초 Judah Folkman에 의해 처음 소개되어, 현재는 다양한 angiogenesis drug target과 drug들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여준 많은 anti-angiogenic drug들이 실제 암환자에서는 항암효과를 보이지 못하거나 dose-limiting toxicity로 인해 clinical trial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러한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임상시험 결과들로 인해 anti-angiogenesis를 통한 암치료라는 패러다임 자체가 흔들리기도 하였지만 2000년대 중반에 Genentech/Roche에서 개발된 Bevacizumab (Avastin, VEGF monoclonal antibody drug)이 대장암, 폐암, 유방암 치료제로 FDA의 승인을 받음으로써 이 분야의 drug개발 연구에 다시금 활기를 띄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단백질 drug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들 (cost, stability, oral availability 등) 때문에 단백질 drug의 장점만을 취한 (독성이 적고 임상에 효과적인) 저분자화합물 (small molecule) drug의 개발이 궁극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수많은 저분자화합물 drug개발 시도가 마지막 단계인 임상실험에서 실패로 돌아간 사실을 교훈삼아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drug repositioning'을 통한 anti-angiogenic drug 개발을 시도하였습니다.
Drug repositioning (drug repurposing)은 현재 임상에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약물중에서 사용목적이외에 다른 약효를 가진 약물을 발굴하여 그 본연의 목적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사용함을 의미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임상에 사용되는 약물은 약 10,000 여가지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3,000 여가지의 active ingredient가 미국 FDA에 승인된 약물입니다. 이러한 약물들은 오랫동안 인체에 사용되어 왔으며 약물의 부작용이나 대사 등 임상에 사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정보들이 꾸준이 누적되어 왔습니다. 기존의 약물들 중에서 새로운 약효를 발굴하고 다른 용도로 사용할수 있다면 기존의 모든 약물들은 새로운 drug 개발을 위한 매우 중요한 drug source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저희 연구실에서는 수년간의 노력끝에 약 3,300 여개의 clinical drug library (Johns Hopkins Drug Library로 명명)를 구축하였으며 현재 다양한 공동연구를 통하여 많은 연구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clinical drug library를 이용하여 새로운 anti-angiogenic drug, nitroxoline을 발굴하고 세포내 작용기전을 밝혀냄과 동시에 본 약물의 대사과정과 pharmacokinetics 정보를 바탕으로 방광암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임을 보고하였습니다. Nitroxoline은 1960년대에 urinary tract infection 치료를 위한 항생제로 개발되었던 매우 오래된 약물이며 미국에서는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대체약물이 많음), 유럽,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 여러국가들에서 사용되었거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항생제입니다. 이 약물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다 관련 논문이 별로 많지 않아 초기 논문 review시 불리하게 작용되기도 하였지만 오히려 novelty를 강조함으로써 이부분이 나중에는 강점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논문이 나오기까지 가장 큰 난관은 drug mechanism 연구였었고, 그로인해 논문의 완성이 약 2년 가까이 지연되었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nitroxoline이 human sirtuins (SIRT1 and SIRT2)와 methionine aminopeptidase-2 (MetAP2)를 동시에 억제하고, 이로 인하여 p53 acetylation과 HUVEC senescence가 synergistic하게 유도된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었습니다. 본 연구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SIRT1과 MetAP2의 functional connection, 나아가 오랫동안 풀지못한 의문이었던 MetAP2와 p53 pathway 사이의 missing link에 대한 단서가 제공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본 약물에 대한 임상에서의 안정성은 이미 확보된 만큼 동물실험에서처럼 실제 방광암 환자에서 유의한 항암효과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제가 속한 기관은 미국의 동부 Maryland주, Baltimore city에 위치한 Johns Hopkins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이며, 작년 (2009년) Dr. Carol Greider를 비롯한 총 3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우수한 연구기관입니다. 저는 현재 Department of Pharmacology & Molecular Sciences의 Dr. Jun O Liu 연구실에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Dr. Liu는 면역억제제인 FK506와 cyclosporine A가 immunophilin-calcineurin complex를 유도함으로써 면역억제효과를 가진다는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하였고, angiogenesis 저해제인 TNP-470의 세포내 target이 methionine aminopeptidase-2 (MetAP2)라는 사실 또한 처음으로 밝혀낸 chemical biology 분야의 leading group중 한 분입니다. 본 연구실은 small molecule을 이용하여 biological pathway를 연구하는 chemical biology lab이며, biologists와 chemists 두 팀으로 나뉘어져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다양한 연구 project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는 clinical drug library를 구축하여 angiogenesis와 암을 포함한 통한 다양한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과 타겟발굴 등의 연구가 연구실 단독 혹은, 공동연구를 통해 활발히 진행중에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이 분야에서 연구를 하시는 분들은 아마 모두들 경험하셨을거라 생각되는데요, 일반적으로 preliminary data를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가정을 세워 연구를 진행하지만 가정대로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연구는 사실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고비마다 좌절하게 되고, 그때마다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여 가정을 수정하고 희망의 불씨를 살리다가 다시 좌절하기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쳐 논문 한 편이 마무리되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큽니다. 특히, 박사과정 동안은 이러한 굴곡의 높낮이가 매우 크고 길어 한 편의 논문을 완성하기 위하여 오랜시간에 걸쳐 땀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지만,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 스스로 하나의 연구과제를 완성해보는 것은 천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매우 값진 경험임을 깨닫게 됩니다. 넉넉한 시간이 주어지고 실수가 용납됨으로써 이러한 시행착오를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은 박사과정 때에 주어지는 가장 큰 혜택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한 경험은 향후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여야 할 시기에 어떠한 과제가 주어지더라도 효율적이고 성공적으로 연구를 진행할수 있는 값진 밑거름이 되는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Chemical biology/chemical genetics는 small molecule을 이용하여 biological pathway를 연구하는 분야로서, 미지의 단백질의 기능을 small molecule을 이용하여 해석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결과물은 곧바로 질병치료 등에 응용될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저는 biologist의 입장에서 chemical biology를 연구하고 있지만 chemistry에 대한 부족한 학문적 background 때문에 늘 어려움과 한계를 느끼고 있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학문이 융합함으로써 나오는 synergy는 기대이상의 결과로 다가옴을 느끼기에 자신의 전공분야 뿐만 아니라 관련된 다른 학문들도 그에 못지않게 열심히 준비하시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지금까지 연구 생활을 해 오면서 제가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참 많은데요, 제 은사님이신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권호정 교수님께 가장 먼저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무런 지식도 미래에 대한 방향도 없이 단지 학문에 대한 열정만 가지고 있던 저를 처음 받아주시고 현재까지 이 길을 걸어올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도하고 도와주셨던 지난 시간들을 그분의 곁을 떠나온 지금에 와서야 깊이 깨닫게 됩니다. 또한, 현재 저를 지도해주시고 낯설은 외국 연구실 생활을 잘 적응해 나갈수 있도록 언제나 편안한 미소로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Dr. Jun O Liu께도 감사드리며, 미국생활에서 항상 도움의 손길과 삶의 활력소가 되어주는 직가 (JKCA) 모임의 차승훈 박사님을 비롯한 모든 직가회원분들께, 그리고 이번 논문 revision 과정에서 바쁜일정 속에서도 큰 도움을 주신 한인규 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늘 사랑이 가득한 목소리로 안부를 물으시는 한국에 계신 어머니와 가족들 그리고 장인 장모님께 감사드리며, 언제나 제 곁에서 늘 저를 지켜봐주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행복하게 해주는 아내 은주에게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모든 인연을 저에게 주시고 신앙의 길로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