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Riptortus pedestris)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콩과 작물에 해를 입히는 심각한 해충으로써, 많은 농민과 과학자들이 이 해충의 방제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의 중장(Midgut)의 「M4」라고 불리는 특별한 공생 기관에는, 특이적인 공생균인 Burkholderia insecticola (β-proteobacteria)가 공생하고 있습니다.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는, 환경 (흙 등)으로부터 이 공생균을 습득하며, 습득 된 공생균은 공생관계를 이루며 숙주 곤충인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에 성장 속도 증가, 면역력 증강, 공생균 매개의 농약 분해 등 많은 유익한 효과를 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흙 속에는 공생균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종의 박테리아들이 서식하고 있으며,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는 필연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를 섭취하게 됩니다. 숙주 곤충인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가 어떻게 공생균만을 선별적으로 공생 시키는지를 알기 위해, 저희 연구실의 이전 연구에서는 숙주 곤충의 중장에 존재하는 아주 좁고 점액질 형태의 물질로 이루어진 Constricted Region (CR)이라는 곳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림 1; Ohbayashi et al., PNAS, 2015). 비 공생균인 대장균은 이 CR을 통과하지 못하여 공생을 하지 못하고, 공생균인 B. insecticola는 CR을 통과함으로써 공생 관계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림 2; Ohbayashi et al., PNAS, 2015). 이와 같이, CR은 다른 박테리아는 공생 기관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공생균만 선별적으로 공생시키는 단계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전 연구에서 감염 실험을 진행했던 박테리아의 종류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저희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많은 종의 Burkholderia와 그 외 다른 종의 박테리아를 감염 시킨 후, 공생하는 능력을 관찰 하였습니다. 그 결과, 저희는 본래의 공생균이 아닌 일부 Burkholderia 종 (대표적으로 B. fungorum)과 심지어는 Burkholderia가 아닌 Pandoraea 라고 하는 박테리아의 종도 CR을 통과하여 곤충의 공생 기관에 100% 감염 될 수 있으며, 숙주 곤충에게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에서 살고 있는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의 장 내에는 본래의 공생균인 Burkholderia 종만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로 검출 되었고, 저희는 다른 박테리아들이 공생 기관에 감염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공생균만이 검출되는 이유를 박테리아-박테리아 경쟁 (microbe-microbe competition)에 착안하여 밝혀 내었습니다. 먼저 RFP (Red fluorescent protein)을 발현하는 본래의 공생균인 B. insecticola와 GFP (Green fluorescent protein)을 발현하는 경쟁 박테리아 (공생 기관에 colonization을 할 수 있는 박테리아)를 공동 감염 시킨 뒤, 어떤 박테리아가 우위를 점하는지 관찰하였습니다. 그 결과,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의 장 내에서는 항상 본래의 공생균이 다른 박테리아와의 경쟁에서 이겨, 오직 본래의 공생균인 B. insecticola만이 살아남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림 3).
이 논문은 곤충과 박테리아의 심플한 공생관계의 성립과 유지에 있어서, 박테리아의 장내에서의 경쟁 능력이 결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힌 논문으로써, 앞으로 다양한 생물들의 공생 메카니즘의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중요한 자료로 활용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KIKUCHI Lab (https://staff.aist.go.jp/y-kikuchi/index_en.html) 은 홋카이도 대학교에 소속되어 있지만, 일본 산업 총합 기술 연구소 (AIST)의 산학 연계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연구를 하는 곳은 AIST입니다. AIST 홋카이도 센터는 일본의 최북단에 위치하는 홋카이도라는 섬의 삿포로에 위치한 기업이며, 다양한 최첨단의 장비로 연구를 하기에는 최적의 연구소 중 하나입니다.
지도교수이자 제가 연구를 하고 있는 팀의 리더인 요시토모 키쿠치 박사님은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와 Burkholderia의 공생 모델 시스템을 발견하고 발달시킨 장본인입니다. 저희 연구실에서는, 현재도 이들의 공생 메카니즘을 정확하게 알기 위하여, 분자 생물학, 유전학, 생태학 등 많은 방법을 동원하여 열심히, 그리고 또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많은 실패 끝에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가 무엇보다도 그 뿌듯함이 제일 큰 것 같습니다. 또한 그 결과를 가지고 많은 연구자들과 같이 토의를 할 때면 그것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에 나온 논문과 같이 저와 동료들이 땀 흘려 실험 한 많은 결과들이 모여 좋은 논문에 출판 되었을 때, 아주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도 박사과정의 학생으로써 누군가를 조언 할 만한 큰 인물은 아니지만, 제가 약 2년 정도 유학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해외에서의 유학 생활은 실험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과학에서 꼭 필요한 국제적인 네트워킹을 구축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것 또한, 인생에 있어서 큰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보다 어리신 학부생이나 석사과정 학생 분들이 계시다면, 한번 도전 해 보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와 Burkholderia의 공생 메카니즘에 대한 연구를 계속적으로 진행 할 예정이고, 더 확장하여, 톱다리개미허리 노린재 뿐만 아니라 Burkholderia를 가지고 있는 다른 노린재들의 공생 시스템에 대해서도 연구 할 계획입니다.
최종적으로는, 서로 다른 종의 노린재와 그들의 공생균인 Burkholderia의 공생에 대한 진화적 관계에 대해서도 연구를 통하여 설명 해 보고 싶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제가 하고 싶은 연구를 전부 하게 해 주심과 더불어,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저의 지도 교수님이신 요시토모 키쿠치 (Yoshitomo KIKUCHI) 박사님과, 이 논문의 공동 1저자이자 늘 모범적으로 열정적이게 실험하시는 히데오미 이토 (Hideomi ITOH) 박사님께 감사함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인생 처음으로 타국에 와서 유학 생활을 하는데 잘 적응 할 수 있게 도와준 키쿠치 랩 멤버들 (Watanabe, Kawano, Kanbe)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리고,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저를 웃게 해주는 오랜 친구 재민, 민혁, 창근이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유학생활을 힘내서 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여자친구와, 저의 길을 묵묵히 지원 해 주시고 응원 해 주시는 사랑하는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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