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임상적으로 말기 간부전 혹은 급성 전격성 간부전 등의 상황에서 유일하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간이식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식을 할 수 있는 장기의 부족으로 인해 이식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식을 받지 못한 상태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많은 것이 현재 이식 분야의 실정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공장기를 개발하려는 노력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 돼지의 간을 decellularization 하여 scaffold를 만들고 인간 유래의 세포들을 recellularization 함으로써 인간에게 이식이 가능한 장기를 만들고자 하는 연구들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어진 간을 in vivo implantation 했을 때 장기적으로 혈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연구팀에서도 비슷한 연구를 진행하였으나 혈관내 혈전 형성으로 인해 항응고요법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식된 간 내로 3일 이상의 혈류 유지에 실패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 저희 팀은 돼지 간 scaffold에 HUVEC 을 이용하여 revascularization한 liver graft를 동종 이식하여 장기간 혈관 개존을 보여주는 이식모델을 개발하였습니다. 이식된 간 내에 있는 HUVEC에 대한 host의 면역반응을 줄이기 위해 비장적출술을 시행하고, 이식 이후 스테로이드 기반의 면역억제 요법을 사용하여, 항응고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7일 이상의 혈관 개존을 보여주었습니다. 혈관 개존에 이식된 이종세포에 대한 host의 면역 반응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cytotoxic assay를 통해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동물 모델 제작 및 면역억제 프로토콜은 그간의 임상에서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 면역학적 탈감작을 다양하게 시행해 본 경험이 매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recellularization 과정에서 인공간의 endothelial cell의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비침습적 방법으로 media 내의 glucose consumption rate (GCR)를 측정하여, 이것이 이식 후 혈관 개존율 유지에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2년간의 연수 기간 중 후반기에는, 본 연구의 후속으로 HUVEC으로 revascularization 된 인공간에 allogenic hepatocytes와 cholangiocytes를 함께 seeding 하는 recellularized liver graft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실험을 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귀국하게 된 것이 무척이나 아쉬웠습니다. 본 연구가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준다면, 이식 장기의 부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제가 2년간 연수를 했던 곳은 미국 미네소타주의 로체스터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Mayo Clinic입니다. 그곳에서 이식외과 의사인 Dr. Nyberg의 지도하에 여러 대형 동물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임상의사가 PI로 있는 lab 이라서 외과의사로서 연구실을 어떻게 운영하고 어떤 연구들을 진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저희 연구실은 외과의사의 장점을 활용하여 다양한 돼지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간절제술을 이용한 간부전 모델을 만들고, 저희 랩에서 개발한 Bioartificial liver를 적용하여 생존율을 높이는 실험이라든지, 임신한 돼지의 자궁내에 있는 FAH gene knock out 돼지에게 인간유래 간세포를 이식하는 실험 등 수술적 접근이 필요한 다양한 실험들을 진행하였습니다. 외과의사로서 기초연구에 참여하기에 매우 적합한 연구소라고 생각됩니다. 인공장기를 개발하는 연구실이다보니 유전자나 조직공학적 지식이 많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많은 다른 기관들과 다양한 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각자의 특장점을 가지고 한 팀이 되어 연구에 동참하는 모습을 통해 귀국 후 어떠한 방향으로 연구를 이어 가야할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기초연구는 저와 같은 임상의사 특히 외과의사에게는 잘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작은 랩에서 쥐를 이용한 연구를 하면서 만족할만한 데이터를 얻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박사과정을 거치고, 한 동안 적극적인 연구활동을 하지 못하고 임상에 집중하던 중, 2년간 미국에서 연수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병원에서의 과중한 업무에 스트레스 받던 생활에서 벗어나 좀 더 여유로운 연수 기간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밤낮으로 돼지를 지키며 야간 당직까지 해야 했던 연구소를 택한 것이 조금 후회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외과의사가 가진 장점을 활용할 수 있고, 미래 임상에 적용이 가능할 만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기간 동안 연구실에서 함께 노력했던 저와 동료들이 좋은 연구 성과를 내게 되어 너무 기쁘고 큰 보람을 느낍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어떻게 보면 짧은 2년 간의 연수 기간 동안, 운이 좋게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저로서는 조언을 드릴 만한 자격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인공장기 개발 관련 연구는 천문학적 연구비가 필요하고, 다양한 연구분야의 팀들이 협업을 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아직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의 연구를 위해서는 규모가 크고 대형동물 실험이 가능한 연구소로의 유학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이유로 향후 연구의 지속성 면에서는 많은 제약이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장점을 알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 가장 궁금한 분야, 무언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분야의 연구를 택해서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기회와 여건이 된다면 인공장기 개발 분야에서 지속적인 연구를 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 제가 있던 Mayo Clinic 인공간 연구팀과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연구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 세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서, 현재는 그곳에서 배운 공학적인 측면을 조금 살려 ex vivo machine perfusion을 이용한 장기 기능 개선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2년간의 연수 기회를 주신 세브란스병원과 동료 교수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연구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신 Dr. Nyberg 와 동료들, 누구보다 함께 공동 1저자로 참여한 Mohammed 에게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아울러, 세브란스병원에서 외과의사로서 근무하면서도 기초 연구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시고 지도해 주신 제 박사 지도교수이시자 멘토이신 이식외과 김유선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김유선 교수님을 통해서 전임의 시절부터 조금씩 기초 연구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었고, 덕분에 Mayo Clinic 이라는 세계적인 기관에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편안히 보낼 수 있었던 연수 기간임에도 연구활동에 매진하는 남편을 도와주고 지지해준 아내와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