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San Francisco Veterans Affairs Medical Center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수면 (Sleep)의 역할에 대한 연구는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그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점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특히 수면이 학습 이후 기억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고 많은 연구들이 보여왔지만 이에 관련 양대 이론인 "시냅스항상성가설 (Synaptic Homeostasis Hypothesis / SHY)" 과 "능동적 기억 강화 (Active Memory Consolidation)"가 수면동안 뇌에서 동시에 일어나는지, 그렇다면 어떤 작용기전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연구 결과가 매우 부족해 왔습니다. 그런데 본인이 Cell 게재한 연구결과를 비롯한 많은 연구들이 이 둘의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 결과들을 Cell, Nature, 그리고 Science (약칭, CNS 저널)에 최근 자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빠르게 밝혀지고 있는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수면과 기억형성에 관한 연구분야는 앞으로 더욱더 발전되고 꾸준히 이어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근본적인 기억형성 원리의 이해는 치매, 뇌졸중과 같은 질병의 치료 및 재활을 촉진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뇌-기계 인터페이스의 학습효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수면과 기억에 관한 연구가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국에서도 이런 기초과학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이런 세계적 동향속에서 제가 수면과 기억에 관련된 양대 이론의 차이를 채울 수 있을 수 있는 연구결과 (Kim et al., 2019; 표지로 선정: 기억강화와 망각의 균형)를 발표하게 되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게 생각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이 발견은 정말 우연이었다고 친구들과 말하곤 합니다. 2018년 초에 Ganguly 지도교수님과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토론을 하다 그냥 무심코 놀고 있는 데이터로 한번 분석이나 해볼까 해서 시작했습니다. 보통은 많이들 분석하지 않고 넘겼던 부분까지 의도치 않고 분석을 하였다가 이 논문의 핵심적인 결과를 예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행운이었고, 지도교수님과 함께 흥분하면서 새로운 실험을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이 아마도 현재 제가 연구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연구의 원동력이 되는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행운을 또 만날 수 있다는 믿음이 데이터를 정말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해 보는 습관을 만들고 연구에 대해 더 많은 열정을 갖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현재 UCSF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에서 포닥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UCSF는 California 주, San Francisco 도시에 있으며 세개의 작은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또한 학부과정을 제외한 대학원의 과정만 존재하며 그래서 주변의 UC Berkeley와 Stanford에 비해 캠퍼스의 규모는 상당히 작지만 신경과학과 의학에 관한 연구에 있어서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위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UC Berkeley, Stanford와 함께, KOLIS (Korean Life Scientists in the Bay Area)라는 그룹을 형성하여 바이오 분야에 관련된 한국사람들의 교류가 활발이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작년 겨울에 학회에서 강연을 듣다가 한 미국 교수님께서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당신의 뇌는 연구실에서 행복을 느끼나요? 저희랩에선 그럴 겁니다" 이 질문을 받은 다음부턴 저는 사람들에게 "제 뇌는 Ganguly 연구실에서 연구하며 항상 행복을 느낌니다." 라고 주저없이 말 합니다. 이 말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아마도 현재 지도교수님이신 Karunesh Ganguly와 함께 일한다는 것, UCSF에서 Memory와 Sleep에 대해서 연구한다는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아직 제가 큰 도움이 되는 말을 후배들에게 자세히 해줄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가졌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곳 미국, UCSF에 와서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함께 연구하며 느낀 점 한가지는 확실하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당연한 말인 것 같고 어디에서나 필요한 것이지만 특히 기초과학에 대해서 그리고 미국이라는 타지에 와서 연구를 하고자 한다면 이 한가지, 바로 "열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희 랩 박사과정, 포닥을 포함한 동료들과 2년을 지내면서 가장 놀란 것은 연구에 대한 열정이 매우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양한 시각의 질문과 대답, 그를 통한 열정적인 토론, 이런 토론을 통한 새로운 아이디어 도출, 그리고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열정적인 연구 수행. 이런 과정에서 모두들 즐거워 보였습니다. 열정이라는 것이 타지에서의 연구와 생활의 힘듬도 잊고 행복감으로 느끼게 해주는 가장 큰 요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배님들, 열정을 표현하는 것에 주저하지도 부끄러워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미국에 와서 포닥을 시작한지 2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라는 것이 정말 순식간에 사라지고 없어지는 것을 더욱더 느낍니다. 정말 행운이 따르면서 좋은 연구결과로 이런 글을 쓰게 되어 영광이면서 한편으로는 제가 또 다시 이런 연구결과를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가장 앞섭니다. 그래서 당장 눈앞의 연구결과는 잊고 포닥을 시작했던 초심으로 다시 연구에 매진해 보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좋은 연구결과로 한국에 돌아가 한국 연구진들과 함께 한국소속으로 이 분야에 크게 기여하는 연구자가 되고자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최근 2년간 저는 항상 놀라면서 행복했습니다. 제가 대학진학시 한양대학교 생체공학과에 지원하면서 20년의 연구 방향과 목표를 세웠었습니다. 하지만 목표에 턱없이 못 미치기도 하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못하게 될 거야"라고 정말 많은 좌절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하는 연구가 정말 제가 20년 전에 계획해 왔던 연구와 정말 많이 비슷하게 되어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정말 행운아라고 느끼면서 많은 분들께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사과정의 Christopher Fiorillo 교수님이 그 당시엔 정말… 정말… 절 힘들게 하셨었지만 지금은 그때 교수님께서 가르쳐 주셨던 것들이 현재 연구에 정말 큰 원동력이 되는 걸 보면서 감사함을 계속 느낍니다. 또한 박사 졸업 후 포닥자리를 못 찾고 방황하는 저를 거둬 주셔서 연구를 계속할 수 있게 해 주셨던 한양대학교 김인영 교수님, 그리고 장동표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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