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알코올 중독(알코올 남용과 알코올 의존을 포함)은 재발률이 높은 치명적 신경정신질환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의하면 중독 질환 중 환자 수에서 1위이며, 연간 1850억 달러이상의 손실과 1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는 등 매우 심각한 질환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술 소비량이 세계 8위이며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연간 10조원으로 추정되며. 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2006)의 결과를 보면 정신질환별 평생 유병율 자료에서 알코올 사용 장애가 16%로 타 장애에 비하여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유병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본 연구는 알코올 의존 동물모델에서 침 자극 시 금단증상의 억제와 알코올 섭취 감소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입니다. 만성 알코올 중독 후 금단을 실시하게 되면 시상하부의 궁상핵 (Arcuate nucleus)에서 측좌핵 (Nucleus accumbens)으로 투사되는 베타 에돌핀(β-endorphin)의 양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며 이를 통해 다양한 금단증상 및 재발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의 침술연구는 통증 연구에 제한되어 있었고 통증 연구에서도 베타-엔돌핀의 증가에 의한 통증감소 만을 주목하여 침술의 생체 불균형 조절 역할(항상성 유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으며 또한 알코올을 포함한 약물 중독 치료에 관한 침술연구에 있어 대부분 만성 약물 투여 후의 금단 동물모델을 사용하여 오피오이드 시스템을 통한 전침자극의 금단 증상 억제효과를 확인한 연구는 있었으나 약물중독 형성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중뇌변연계 보상 신경회로에서의 작용기전 연구는 부족 하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침 자극을 실시할 경우 시상하부 궁상핵 (Arcuate nucleus)의 베타 엔돌핀(β-endorphin) 신경을 활성화 시키고 이를 통하여 중뇌 변연계의 뇌 보상회로(Reward circuit: Mesolimbic Dopamine system)활성을 조절하여 침의 약물중독 억제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밝혀냈으며 또한 알코올 중독 동물모델에서 침자극 시 불안(Anxiety) 및 진전(Tremor)과 같은 전형적인 금단 증상의 억제와 알코올 자가투여(self-administration)를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침 자극은 말초의 감각신경 자극을 바탕으로 약물중독으로 인해 감소한 뇌 부위의 활성을 직접적으로 활성화시켜 약물중독에 의한 유도되는 다양한 금단증상을 억제해 금단 후 다시 약을 찾게 되는 재발 현상을 억제할 수 있으며 이러한 침술의 효과는 베타 엔돌핀을 직접 뇌에 주사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본 연구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강석기의 과학카페: http://dongascience.donga.com/news/view/31073
medical xpress 기사 및 동영상 : https://medicalxpress.com/news/2019-09-acupuncture-alcohol-symptoms-rats.html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현재 제가 연구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연구실은 대구한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입니다. 본 연구실은 오랜 기간 동안 약물중독과 관련하여 기초 뇌신경과학을 연구해 왔으며 또한 약물중독 억제를 위하여 뇌신경회로에 작용하는 침술(Acupuncture)의 작용 기전과 말초신경을 통한 침자극의 신호전달 경로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여 왔습니다. 그 결과 침술의 약물중독(알코올, 코카인, 몰핀, 니코틴, 필로폰) 억제 효과와 관련하여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많은 과학적 데이터를 얻고 있습니다. 특히 1) 약물 자가투여장치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행동 측정장치부터 2) Extracellular recording 및 patch clamp를 이용한 전기생리학적 실험, 3) Microdialysis 및 HPLC를 통한 신경전달물질의 정량 및 정성 분석, 4) channelrhodopsin 및 GCaMP calcium imaging을 활용한 optogenetics와 miniscope 실험방법까지 갖춘 연구실로 약물중독과 관련한 폭 넓고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많은 분들의 도움과 노력으로 약 3개원 만에 이렇게 다시 한빛사에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어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입니다. 예전 인터뷰 에서도 밝힌 바와 같이 본 연구실은 약물중독과 관련된 기초 뇌신경과학 연구와 동시에 중독 억제 효과를 위한 한의학의 침술 및 경락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실입니다. 많은 연구분야에서 현대 주류 의학이 그 연구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논문의 경우 science advances에 등재된 것뿐만 아니라 9월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많은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직 많은 분들이 한의학은 비과학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지만 직접 마주한 한의학은 생각보다 훨씬 체계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 증거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적인 학문이었습니다. 특히 침구 및 경락과 관련하여 침자극의 효과와 경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다양한 동물실험, 그리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임상실험까지 깊이 있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얻어진 연구결과들을 매년 국제 학회 참석을 통해 수많은 연구자들과 나누고 있었으며 발표되는 논문들 역시 많은 저명한 학술지에 기재되고 있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제가 직접 보고 부딪쳐 본 지금의 한의학 이번에 발표한 논문처럼 수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을 통해 과학이라는 21세기의 언어로 다시 소통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이신 양재하, 김희영 교수님의 경우 한의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침술연구를 오랜 기간 동안 꾸준히 진행해 오신 분들입니다. 특히 양재하 교수님의 경우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약물중독과 침술간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오셨습니다. 이번 논문의 경우 제가 박사과정을 진학하면서부터 시작하여 이번에 마무리하는데 까지 약 6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 논문입니다. 만일 교수님께서 때에 따라 유행하는 연구주제에 편승하는 실험을 진행하셨다면 아마 오늘 같은 연구결과는 없었을 것입니다. 저 역시도 아직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감히 후배분들에게 조언을 하자면 시류에 혹은 유행에 따라 연구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궁금하고 재미있는 분야를 꾸준히 연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결국에는 나 자신이게도 많은 것을 남기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약물중독에 있어서 자기 통제력을 가진 것으로 잘 알려진 전전두엽이 약물중독형성을 제어할 수 있는 작용은 최근에 소개가 되고 있으나 작용기전은 잘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알코올 재발동물모델에서 전전두엽의 infralimbic region은 측좌핵에 작용하여 소멸작용을 강화함으로써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저희 연구실에서는 신문혈 침자극이 자기통제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복측피개영역의 GABA신경 활성증가 및 측좌핵의 도파민 분비를 감소를 유도하여 스트레스에 의한 코카인 약물 재발행동을 억제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를 규명하고자 합니다.
비록 한의학분야가 다른 기초과학에 비해 과학적 증거가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저를 포함한 많은 연구자들이 이러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넓은 마음으로 예쁘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여전히 제 주위를 둘러보면 감사한 분들이 참 많다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본 연구를 진행하고 논문을 작성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양재하 교수님, 김희영 교수님, 이봉효 교수님 및 윤성순 박사님과 연구실 식구들, 그리고 항상 저희 연구를 다방면에서 아낌없이 지원해주시는 한국한의학 연구원의 류연희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36년간 항상 저를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아버지 어머니와 가족들, 마지막으로 늘 부족한 저를 세상 가장 훌륭한 남편이라 칭찬해주는 사랑하는 아내 백정인 박사에게도 이 기회를 빌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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