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뇌졸중 (stroke)은 미국 내에서 사망원인 5위입니다 (Benjamin et al. 2018). 뇌졸중은 크게 뇌출혈 (intracerebral hemorrhage; ICH)과 뇌경색 (ischemic stroke; IS)으로 나뉩니다. 뇌출혈은 뇌경색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미국에서는 뇌졸중의 13%) 비중을 차지하지만 5년내 사망률 60-80%로 상당히 높고 발병 후에는 치료방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뇌출병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혈압조절 외에는 특별히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방법도 없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따라서 뇌출혈관련 발병 원인이나 생물학적 매카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차후에 예방법이나 치료법을 만들기 위해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앞서 설명드렸듯이 뇌출혈은 사망률이 높습니다. 이때문에 연구를 위해서 환자의 동의를 얻고 환자의 정보를 수집하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실제로 연구에 활용된 뇌졸중 환자의 수가 뇌경색과 비교해서 30% 이하로 대단히 적습니다 (Woo et al. 2014; Malik et al. 2018). 뇌경색관련 유전연구는 활발히 연구가 되어왔고 최근까지 20개 이상의 많은 유전인자들을 찾았습니다 (Malik et al. 2018). 반면에 뇌출혈관련 유전인자는 지금까지 단 두개만 찾았습니다 (Woo et al. 2014). 전세계 연구자들이 International Stroke Genetics Consortium (ISGC)라는 이름의 콘소시움을 만들어서 오래전부터 계속해서 새로운 뇌졸증 환자들을 모아오고 연구를 함께 해오고 있습니다. 당장 새로 모집된 뇌출혈환자의 유전분석을 통해서 새로운 유전위험인자를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준비를 하고 있지만)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시간이 대단히 오래 걸립니다. 따라서 현재 주어진 자료들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최근에 개발된 유전연구기법을 활용해서 새로운 뇌출혈 위험 유전인자를 찾는 것을 이번 연구의 목표로 하였습니다.
분석 방법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하나의 질병만을 놓고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서 뇌출혈이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을 준비하고, 그 두 그룹을 대조하고, 그 두 그룹 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이 그 질병과 연관된다고 해석을 합니다. 통계유전 (혹은 유전역학) 분야는 특별히 그 질병의 원인을 DNA에 기록된 유전 정보 중에서 사람들마다 고유하게 가진 유전변이에서 찾고 있습니다. 뇌출혈 그룹과 아닌 그룹 중에 어느 한쪽 그룹에만 유독 나타나는 유전변이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됩니다. 최근 유전학에서 관심을 가지는 여러 연구방법들 중에는 다수의 질병을 동시에 연구하는 분야가 (pleiotropy analysis or cross-phenotype analysis) 있습니다. 이 연구방법은 두 개의 (혹은 그 이상의) 서로 다르지만 연관된 질병들의 공통된 유전 위험 인자들을 찾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여러 방법들이 개발되어왔고, 저도 박사졸업 연구주제를 알츠하이머성 치매분석을 위해서 이 연구방법을 활용했었습니다.
최근에 개발된 방법들 중에 multi-trait analysis of gwas (MTAG) 이란 것이 있습니다 (Turley et al. 2018). 비약이 있지만 이해를 위해서 쉽게 설명을 드리면 현재 50명의 뇌출혈 환자와 100명의 뇌경색 환자가 있습니다. 기존의 연구방법으로는 뇌출혈을 위해서는 50명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MTAG은 뇌출혈과 뇌경색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유전 정도를 찾고 그 부분만큼의 정보를 뇌경색으로부터 가져와서 뇌출혈 분석에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전체 유전인자들 중에 30%가 공통적으로 뇌출혈과 뇌경색에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100명의 뇌경색 환자들로부터 30%에 해당하는 30명의 분에 해당하는 두 질병 공통 유전정보를 가져와서 뇌출혈 분석을 위해서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추가 비용없이 30명 분이 증가된 80명에 해당하는 뇌출혈을 위한 (통계적) 연구자료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뇌출혈과 뇌경색에는 각각 다양한 하위 종류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뇌출혈의 하위 종류 중 하나인 deep ICH와 뇌경색의 하위 종류 중 하나인 small vessel IS (SVS)는 병리학적인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이번 논문은 서로 다르지만 상당히 관련이 깊은 두 질병 deep ICH와 SVS의 유전적 공통점에 초점을 두고 최근에 개발된 유전학 분석 기법들을 사용해서 새롭게 찾은 deep ICH 관련 위험 유전인자들에 관한 것입니다. 기존에 deep ICH에 대해서는 1개의 유전인자만 알려졌었습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추가로 두개 더 새로운 유전인자들을 찾았습니다. 기존에 워낙 deep ICH 연구 결과가 적었던 면에서 이번 제 연구가 인정을 받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제가 사용한 분석방법은 좁은 범위에서는 두 질병만의 공통위험요소를 찾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를 확장시키는데 수백가지의 질병이나 질병관련 자료들을 연관시키는데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다양한 인종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추가적인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영국, 핀란드, 일본, 중국, 그리고 한국 등등 국가차원에서 다양한 질병관련된 의료정보와 유전정보를 합친 바이오뱅크들이 각각 구축되었거나 혹은 확장되고 있습니다. 수집된 의료정보들을 바탕으로 수집되지 않은 질병들을 혹은 앞으로 가질 수도 있는 질병들의 위험도를 예측하는 것이 대단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의료정보를 통한 예측분석에 유전정보까지 더해져서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특별히 개개인별 맞춤 질병위험도를 예측하는 연구 분야 (precision medicine)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이 연구 수행 당시에는 메사츄세츠 종합병원 (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MGH)의 Center for Genomic Medicine (CGM) 센터 안에 Dr. Rosand and Dr. Anderson 연구실에서 박사후과정 중이었습니다. CGM은 특별히 유전체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그것을 환자 치료 혹은 질병 예방을 위한 연구에 실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뇌졸증, 치매, 심장질환, 헌팅턴병, 정신질환 등의 다양한 질병들에 대해서 다양한 유전체 실험 뿐만 아니라 통계 분석이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Dr. Rosand는 뇌졸증 콘소시움 (ISGC) 창설 당시부터 핵심 멤버이셨고 현재는 Dr. Anderson과 함께 뇌졸증 환자 치료 뿐만 아니라 뇌졸증 유전체 자료 구축과 분석을 이끌로 있습니다. 이 두 박사님과 함께 있으면서 연구를 배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개인적인 성취감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박사과정 중에는 제 관련분야 (생명정보학, 통계, 그리고 유전) 위주의 박사님들과의 소통이 많았고 의사분들과의 협업은 거의 없었습니다. 제 분야 내에서 주로 소통을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지만 박사후과정에서는 제 자신을 시험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명과학 소속 아니라 실제 질병을 다루는 의사들이 주로 있는 곳으로 가고자 했습니다. 부연하자면 상대적으로 (의사가 아닌) 제 역활이 독립적이고 그리고 그 결과대로 평가받게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곳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덕분에 의사분들이 보는 관점을 조금이라도 배울 수 있어서 보람되었고, 그곳에서 제 스스로 연구계획을 작성하고 의사들의 연구 관점으로 수정받고 진행하면서 나중에는 이렇게 논문으로 결과를 낼 수 있어서 무척 뿌듯했습니다.
4.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박사과정 중에는 보스턴 대학교 (Boston University)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그리고 박사후과정 중에는 MGH에서 뇌졸증의 유전인자들을 연구하였습니다. 최근에 다시 보스턴 대학교로 돌아왔습니다. 제가 그동안 공부해 온 두 질병들의 연구 자료와 네트웍를 활용해서 현재는 혈관성 치매 (Vascular dementia) 혹은 혈관성 인지 저하 (Vascular cognitive impairment)와 연관된 유전인자를 찾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5.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끝으로 클리쉐라고도 생각될 수 있지만 양가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정직하게 부모님의 정신적 그리고 경제적 도움없이는 할 수 없었죠. 그리고 곁에서 정신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여러 조언을 주는 제 아내와 무럭무럭 자라며 무한한 행복을 주는 두 아이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 번에 한빛사에 적은 연구 내용을 하나도 이해 못하시겠다고 부모님께서 말씀하셨었어요. 그때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죄송한 마음이 들었죠. Dr. Rosand는 NIH 연구심사받기 전에 늘 본인의 연구 계획을 비연구원들 앞에서 쉽게 이해될 때까지 몇 주에 걸쳐서 수정하셨었습니다. 은사이신 조승주 박사님께서는 저에게 본인이 하고 있는 연구를 초등학생에게도 설명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었죠. 부모님께 아들이 무엇을 하는 지 그동안 바쁘단 핑계로 설명을 제대로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제 부모님을 위해서 필요이상으로 자세하게 적었고, 결과적으로 이번 인터뷰를 개인적인 이유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지루하셨더라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브릭의 한빛사 운영하시는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