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Lymphangioleiomyomatosis(LAM)는 가임연령 혹은 그 이후의 여성에게서 거의 독점적으로 발생하는 폐질환으로, 기도의 상피세포의 비정상적인 증식으로 인하여 폐의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LAM은 Tuberous Sclerosis Complex(TSC)를 가진 여성의 약 10% 이상에서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렇지 않은 여성에게서는 100,000명 중 한 명에서 발생할 확률을 가진 매우 희귀한 질병으로, 전자는 TSC-LAM, 후자는 Sporadic-LAM (S-LAM)이라고 일컬어집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대다수의 S-LAM 환자에게서 TSC2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관측되었으나, 이 유전자 만으로는 왜 LAM이 여성에게서만 거의 독점적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본 연구는 S-LAM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TSC2 이외의 다른 원인유전자를 규명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우리는 426명의 S-LAM 환자와 각각 대응되는 대조군(S-LAM 병력이 없는 Non-Hispanic White 여성들로 구성)을 2명씩 뽑아서 5,426,936개의 SNP들에 대한 전장유전체연관성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을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20개의 유의한 SNP들을 발견하였고 이들은 15q26.2 염색체상에서 35kb 길이의 Linkage Disequilibrium (LD) block을 함께 구성하였습니다. 이 LD block은 주변의 유일한 Protein coding 유전자인 NR2F2 (nuclear receptor subfamily 2 group F member 2)와 Topologically associating domain (TAD)을 이루고 있었으며, 특히 S-LAM 환자의 NR2F2 유전자 발현량이 TCGC(The Cancer Genome Atlas)의 모든 암세포에서의 발현량보다 높았습니다. 또한 Immunohistochemistry 분석에서 S-LAM 환자에게 nuclear expression이 강하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을 바탕으로 15q26.2 염색체상의 SNP들이 S-LAM과 연관성을 띄고 있고, 이 연관성은 NR2F2 유전자의 발현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MCF-7 유방암 세포에서 에스트로겐 receptor α의 small interfering RNA knockdown은 NR2F2의 발현을 감소시키는 반면에 oestradiol 치료는 발현을 증가시켰습니다. 또한 에스트로겐의 수준은 LAM 발달 및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NR2F2는 종양형성 및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orphan nuclear receptor입니다. 따라서, 에스트로겐 receptor α와 NR2F2 사이의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우리는 LAM의 발달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세울 수 있었고, 이는 LAM의 pathogenesis에 대한 더 나은 이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통계연구실의 원성호 교수님 아래에서 응용통계학 석사학위 및 생물정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기본적인 통계기법부터 머신러닝, 딥러닝까지 깊이 있고 폭 넓은 통계 방법을 활용하여 보건데이터 및 유전체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보건생물통계학, 보건생물정보학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통계학의 이해를 바탕으로 통계 모형 및 분석 알고리즘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 매 해 방법론 분야에서도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는 데이터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도록 데이터저장소 및 분석장비 구축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어 연구실 단위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높은 수준의 분석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내에서도 분석능력향상을 위하여 학생들이 강도높은 훈련을 받는 곳으로 유명하며, 그에 따라 매해 성실하고 유능한 학생들을 다수 배출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통계학도로서 생물정보학 연구를 진행하면서 저는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첫째로, 데이터의 특성과 연구 가설을 통계학적인 관점으로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통계모형을 제시하여 새로운 결과를 관측할 때 입니다. 특히 다른 연구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경우에, 기존의 적절하지 않았던 통계적 접근을 바로잡아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을 때 서로 다른 분야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진일보하는 진정한 의미의 "콜라보레이션"을 하고있다는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두번째로, 정교한 통계기법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여 기존의 방법보다 우수한 결과를 관측했을 때 입니다. 비록 새로운 방법이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기는 어려워 당장 눈앞의 성과는 작아 보일 수 있을지라도, 넓은 시야로 보면 한 분야의 발전의 흐름에 작지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확실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박사과정을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독립적인 연구가 가능한 한 명의 전문가를 배출하는 트레이닝의 과정"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본인의 목표를 과정 중의 작은 성과에 둔다면 사소한 성공이나 실패에 크게 동요될 수도 있지만, 시야를 멀리 두어 과정의 끝을 바라본다면 길고 긴 마라톤과 같은 박사과정을 훌륭하게 완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장이 어쩌면 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생물통계학 전문가들의 역할 중 하나는 데이터의 특성과 연구가설을 파악하여 적절한 분석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되도록이면 다양한 분석경험을 쌓아서 본인의 분석 스펙트럼을 넓히고, 주어진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도 항상 "왜?"라는 생각을 가지고 분석의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통계모형의 이론적 이해가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분석 능력 향상을 위해서 R과 python 등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저는 현재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에 위치한 Brigham and Women's hospital & Harvard medical school에서 Postdoctoral research fellow로 재직중입니다. 제가 속한 Channing division of network medicine 연구실은 complex disease의 발생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법 및 예방법을 탐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폐질환 중 하나인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의 유전적 결정요인을 밝혀내고 pathogenesis를 탐색하는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더불어 최근 게재한 논문 중 하나인 "Heritability estimation of dichotomous phenotypes using a liability threshold model on ascertained family?based samples"의 한계점을 보완하여 실용성을 높이는 것을 단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우선 학부생 시절부터 포닥을 하고 있는 현재까지, 언제나 든든하고 넓은 우산이 되어 주셨던 원성호 교수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항상 저를 믿어주시고 따뜻하게 격려해 주셨던 마음 잊지않고 아낌없이 내어 주셨던 가르침을 거름 삼아 오래오래 교수님과 함께 연구하고 싶습니다 :)
이 인터뷰를 빌어 평소에 하기 어려웠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하나하나 나열할 수 없지만, 언제나 저에게 웃음을 주는 부평여고 친구들과 중대응통 친구들에게 보고싶다는 말을 전합니다. 서울대학교 보건통계방에서 오늘도 고생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지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격려의 말을 전합니다. 특히 저의 기쁨과 슬픔을 내 일처럼 함께해주는 사랑하는 은아언니, 진아, 희진, 수진이에게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보스턴에서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이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곁에 있어주는 사랑스럽고 잘난 저의 친구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존재만으로도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씽크탱크 학회원들에게 특별히 더 큰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면이 부족하여 미처 나열하지 못한 저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무한한 믿음과 사랑으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과, 귀염둥이(?) 동생들 민지, 수지, 준호에게 큰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관련 링크
연구자 키워드
연구자 ID
관련분야 연구자보기
소속기관 논문보기
관련분야 논문보기
해당논문 저자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