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허혈성 심혈관질환은 심근으로의 혈류가 감소하며 심장 손상을 일으켜 그 기능을 떨어뜨리거나 심하면 사망까지 일으키게 되는 중증 만성질환입니다. 이러한 심혈관질환을 근원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심장으로 가는 혈류의 개선뿐만 아니라 심장근육의 재생이 필수적이지만, 현재까지의 표준 치료로서는 손상된 심장 근육을 재생 할 수 없어 근본적인 개선을 도모하지 못하고 생존의 연장 효과도 한계가 있는 실정입니다. 이 같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 세포치료제이며, 그 타겟 세포로는 심근줄기세포(cardiac progenitor cell)와 심근세포(cardiomyocyte)가 대표적입니다.
배아줄기세포로부터 심근세포로의 분화를 유도하는 연구에서 한계점은 원하는 세포로의 분화 효율이 낮다는 것과 심근세포 특이적 표지자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자들이 역분화 만능줄기세포로부터 특정 표지자를 이용하여 고효율의 순도 높은 세포를 얻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대표적인 심근세포 표지자는 일시적으로 발현되었다가 없어지거나(대표적으로 Flk1 와 PdgfR-α), 세포핵(Nkx-2.5) 또는 세포질(Troponin-T, Myh-6)에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심근세포 분리법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규명한 라트로필린-2(Latrophilin-2, Lphn2)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고 분화가 진행되는 동안 점차 발현이 증가되기 때문에 유세포 분석법을 통한 순도 높은 심근세포를 세포 손상없이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유전자에 대한 기능적 연구를 진행하기 위하여 라트로필린-2 넉아웃 마우스를 만들어 분석한 결과, 라트로필린-2 유전가가 결손되면 배아발달 과정에서 심장 기형이 초래되어 자궁내에서 사망하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연구과정에서 생긴 가장 큰 에피소드는 빅 저널에 처음 논문을 투고하고 리뷰어 코멘트를 받으면서 추가실험들이 많아졌고 결과들이 점차 방대해져 갔습니다. 본 저널에서 최종 리비젼을 하면서 에디터가 하나의 집약된 figure 만으로 구성된 research letter 형식으로 전환할 것을 추천해 주었고 최종적으로는 letter 형식으로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다른 저널의 full article 형식으로 투고할 만큼의 생략한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곧바로 후속 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소속의 심혈관 줄기세포 연구실은 임상의학연구소에서 2015년도 개소된 의학연구혁신센터(CMI, Center for Medical Innovation) 4층으로 이전하였습니다.
김효수 교수님의 지휘 아래 6명의 교수, 4명의 PhD, 그리고 20명의 대학원생이 심혈관질환, 당뇨병, 암 치료를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 목표는 기초의학 연구에 의해 도출된 창의적 연구 결과들을 효과적으로 임상에 적용하고, 역으로 임상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도출되는 문제점을 기초의학 연구를 통하여 해결함으로서 질환의 진단 및 치료의 질을 향상시키는 연구의 활성화를 통해 의학 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좀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연구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으며, 저희 연구실에 관심과 흥미를 갖는 연구자 또는 학위과정을 지원하고자 하는 학생은 이메일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구실 홈페이지 주소, https://cardiolabacting.wixsite.com/cvstemcell)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생명공학 분야는 혹자는 촉망받는 분야라고 기대를 많이 하기도 하지만 실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불안정성과 심한 경쟁으로 인해 스트레스도 많고 다방면으로 해야할 업무 또한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두 아이의 아빠로서 제 자녀들이 성장하여 이쪽 분야를 선택한다고 하면 지지를 해주고 응원해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아주 오랫동안 연구한 실험이 하나의 논문이라는 결과물로 나왔을 때의 그 희열은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할 만큼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 조언을 드리고 싶은 것은, 연구를 진행하는데 있어 행운을 바라는 자세보다는 열심히 정직하게 온 열정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과는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에 오직 주어진 연구에 최선을 다하고 마음 편히 기다리는 것이 스트레스를 최소화하여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연구는 아주 오랜 마라톤과도 같기 때문에 혹시 중간에 지치는 순간이 오면 잠시 쉬어가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노력한 보람을 꼭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해외 유학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국외에서 연구하시는 많은 연구자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제가 경험하지 못한 유학 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일수도 있지만, 꿈과 도전의식을 가지고 멀리 타지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연구자분들을 응원하겠습니다. 가끔 해외 학회에 참석할 때마다 영어공부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지만, 또한 며칠 지나면 타성에 젖어 영어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생존과도 직결되는 영어와 더불어 많은 경험을 하고 계시는 해외 연구자분들에게 후회 없는 유학 생활과 더불어 안전하고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본 연구에서 규명한 라트로필린-2 의 유전자 서열이 마우스와 사람 사이에 유사성이 높기 때문에 사람 심근세포에서의 발현과 함께 하위 신호 메커니즘과 분자적 기전을 세밀하게 조사하여 다른 저널에 투고를 하고자 준비중에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라트로필린-2 표지자를 이용하여 심혈관 질환에 대한 세포 및 유전자 치료법 개발을 목표로 매진하고자 합니다.
어렸을 당시 꿈이였던 "과학자"가 되어있는 저는 꿈을 이룬 행복한 사람입니다. 앞으로의구체적인 계획은, 주님께서 인도하시는대로 감사히 묵묵하게 따르려고 합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16:9)"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1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연구실에서 수많은 추억을 함께한 여러 선후배들과, 한 팀원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후배 이진우, 유용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 논문을 함께 진행하며 많은 조언과 피드백을 주고 계시는 조현재 선생님, 석/박사 기간 동안 지도교수님이 되어 주신 오세일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본 연구의 중요한 부분인 Knock-out 마우스를 만드는데 많은 도움을 주신 동국대학교 김종필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저희 연구실의 책임교수님이신 김효수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논리적이며 창의적인 생각을 통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고의 지원을 해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가족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바쁜 연구실 생활으로 육아와 가정일에 소홀한 남편을 이해해주고 기도 가운데 사랑으로 함께 해 준 아내 세희에게 고맙고, 힘든 연구실 생활 가운데서도 지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준 주아와 주훈이에게 사랑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의 삶을 인도해주시는 예수님의 은혜에 무한한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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