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사 인터뷰
1. 논문관련 분야의 소개, 동향, 전망을 설명, 연구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
빛은 동물과 식물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외부 환경요소입니다. 빛을 인지하는 빛 수용체 단백질이 우리의 눈안에만 존재하지만, 식물에는 phytochrome이라고 하는 빛수용체가 대부분의 세포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의 잎이 대부분 녹색인 이유는, phytochrome이 빛을 인지한 후 핵에 신호를 보내고, 그 결과 녹색 엽록소를 만들어내는 엽록체라는 세포소기관이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식물은 엽록체에서 광합성이라는 작용을 통해서 에너지와 유기물을 합성해내기 때문에, phytochrome이 없으면 엽록체를 만들지 못하고 광합성을 하지 못해 백색증 (albino)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성장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Figure 1). 이렇게 식물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엽록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다양한 단백질들이 필요한데, 핵 유전체 (nuclear genome)에서뿐만 아니라 엽록체 유전체 (chloroplast genome)에서도 만들어져야 합니다. 핵 유전체에 존재하는 유전자들의 전사는 RNA polymerase II에 의해서 일어나지만, 엽록체 유전체의 전사는 1,000 kDa의 multi-subunits complex로 이루어진 PEP (Plastid-encoded RNA polymerase)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Phytochrome이 빛을 인지하면 엽록체 합성에 필요한 핵유전체 발현을 조절한다는것은 잘 알려져있지만, 엽록체 유전체의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그에 대한 신호전달과정과 기작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Figure 1. 식물의 표현형 (a) 빛이 없이 자란 Arabidopsis 식물, (b) 빛이 있는 조건에서 자란 녹색식물, (c) phytochrome이 없는 mutant, (d) RCB가 없는 mutant
(Source: https://news.ucr.edu/articles/2019/06/14/its-not-easy-being-green)
본 연구를 통해서 저희는 핵에 있는 phytochrome이 엽록체의 유전체 전사 과정에 필요하다는것을 처음으로 발견하였고, 신호전달과정에는 핵에서 phytochrome이 Phytochrome-interacting Transcription Factors (PIFs)를 degradation시킨 후 그 신호가 엽록체로 전달이 되고, 그 신호를 받아서 엽록체에 있는 PEP RNA polymerace complex의 assembly가 순차적으로 일어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Figure 2) (Yoo et al., 2019). 이러한 Nucleus-to-Plastid signaling pathway를 조절하는 기작과 관련인자를 찾기위해서 forward genetic screening을 하였고, 그 결과 두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하였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두 유전자의 서로다른 기능을 밝혔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두 논문을 back-to-back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Yoo et al., 2019; Yang*, Yoo*, and Liu* et al., 2019). 저희는 첫번째 유전자의 이름을 RCB (Regulator of Chloroplast Biogenesis)로, 두번째 유전자의 이름은 NCP (Nuclear Control of PEP activity)로 명명하였는데, 이 두 유전자는 구조적으로 비슷한 단백질기능을 가진 paralog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RCB와 NCP단백질이 핵과 엽록체에 동시에 존재하는 매우 흔치 않은 Dual-localized protein이라는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RCB는 핵안에서 저희가 발견한 Nucleus-to-plastid 신호전달과정의 첫번째 기작인 PIFs transcription factor의 protein degradation을 조절하는 주요인자인것을 밝혔고, 또한 엽록체 생성을 핵에서 조절하는 필수조절인자임을 발견하였습니다 (Yoo et al., 2019), 그에 반해 NCP의 주된 기능은 엽록체안에서 두번째 기작인 PEP RNA polymerase complex의 assembly를 조절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것을 밝혔습니다 (Figure 2).
Figure 2. 엽록체 생성에 필요한 Nucleus-to-plastid 신호전달체계 모델
(PHY: phytochrome, PIFs: phytochrome-interacting transcription factor,
PhANGs: photosynthesis-associated nuclear genes, PhAPGs: photosynthesis-associated plastidial genes, PEP: plastid-encoded RNA polymerase)
(Source: Yang*, Yoo*, and Liu* et al., 2019)
저희는 궁극적으로 왜 식물이 엽록체 합성에 필요한 비슷한 구조와 기능을 가진 2개의 유전자를 핵과 엽록체에 만들어 진화해왔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생물정보학적 분석방법을 이용한 phylogenetic analysis를 실시하였습니다. 그 결과, 흥미롭게도 현재 대부분의 종자식물에서는 RCB와 NCP의 2가지 유전자가 모두 존재하지만, 그 이전 단계의 식물인 양치식물나 이끼에서는 preduplicated version의 한가지 유전자만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러나 엽록체의 기원이라고 알려져있는 광합성세균이나 진화초기단계의 식물이라고 생각되어지는 녹조류에서는 RCB나 NCP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식물의 진화과정에 있어서, 광합성을 하는 원시 식물세포단계에서는 RCB나 NCP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육상으로 진출후에는 한가지의 조절유전자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종자식물로 진화되고 난후에 다양한 환경변화에 적응하여 엽록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RCB와 NCP 2개의 조절유전자가 각각 핵과 엽록체안에서 엽록체 생성에 필요한 스위치 역할로 만들어지게 된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References
Yoo CY, Pasoreck EK, Wang H, Decker PV, Cao J, Blaha GM, Weigel D, and Chen M (2019) Phytochrome actives the plastid-encoded RNA polymerase for chloroplast biogenesis via nucleus-to-plastid signaling. Nature Commun 10:2609, doi: 10.1038/s41467-019-10518-0
Yang EJ*, Yoo CY*, Liu J*, Wang H, Cao J, Li F, Pryer K, Sun T, Weigel D, Zhou P, and Chen M (2019) NCP activates chloroplast transcription by controlling light-dependent dual nuclear and plastidial switches. Nature Commun 10:2630, doi: 10.1038/s41467-019-10517-1
*Co-first author
2. 연구를 진행했던 소속기관 또는 연구소에 대해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현재 미국 Southern California에 위치한 University of California, Riverside에 Meng Chen 교수님 연구실에서 staff scientist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5명의 랩구성원과 5명의 학부연구생들이 있고, NIH의 R01 grant를 바탕으로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식물이 어떻게 빛을 인식하고, 주변환경변화에 반응하여 식물의 성장과 발달을 조절하는지를 Cell Biology, Molecular Biology, 그리고 Genetics를 이용해서 심도있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3. 연구활동 하시면서 평소 느끼신 점 또는 자부심, 보람
퍼듀대학교에서 박사과정동안 reverse genetics을 가지고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는 방법을 배웠다면, 그 이후에는 forward genetic screening 방법을 가지고 새로운 유전자들을 찾아나가게 되는 방법을 실질적으로 배워나가게 된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다만 식물 연구가 비교적 긴 시간이 필요해서 그 과정이 정말 쉽지 않았는데, 같은 연구실, 혹은 다른 학교에 있는 동료들과 교수님들, 또한 다른 분야이지만 식물 연구를 하고 있는 아내 유희진 박사와 많은 discussion을 하면서 연구를 진행하게 된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연구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과 communication을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4. 이 분야로 진학하려는 후배들 또는 유학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씀을 해 주신다면?
저는 학부를 마치고 바로 박사유학을 나와서 현재까지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열정을 잘 유지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많은 논문들을 꾸준히 읽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야의 좋은 논문들을 많이 읽고 접하다 보면 본인의 연구를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본인이 하고 싶어하는 연구를 찾고 발전해 나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5. 연구활동과 관련된 앞으로의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번 두 연구논문을 통해서 새로운 신호전달과정을 찾게 되었기 때문에, 미래에 독립적인 PI가 되어 이 과정을 연결해주는 실제 신호과 관련된 새로운 유전자들을 찾으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준비단계로서 현재는 suppressor mutant들을 찾기 위한 새로운 forward genetic screening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6. 다른 하시고 싶은 이야기들....
먼저 현재의 mentor이신 Meng Chen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박사과정을 지도해주신 Mike Hasegawa 교수님과 Mike Mickelbart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학부시절 식물연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주시고, 유학을 나오기까지 많은 격려와 조언을 해주셨던 연세대학교 김우택교수님, 조면행 교수님, 이명민 교수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한국에서 언제나 밝은 목소리로 저희 가족을 위해서 응원을 해주시는 어머니 아버지께, 건강회복을 위해서 많은 기도를 하고 있고, 늘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항상 응원해주는 큰누나, 작은누나가족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여러가지면에서 항상 많은 도움과 힘이 되어주시는 장인어른, 장모님께도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아내이자 같은 식물분야에서 연구를 하고있는 유희진 박사에게, 그동안 떨어져사는 정말 힘든 상황에서도 열심히 연구하고, 동시에 지훈이를 잘 키워나가고 있는 부분에 대해 존경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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